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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1~07.09]좌충우돌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9일차)-삿포로~서울 & Epilogue

MiTomoYo 2023. 9. 1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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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 읽기>===
1일차(①)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 https://electromito.tistory.com/853
1일차(②)쿠시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4
2일차 쿠시로 습원: https://electromito.tistory.com/855
3일차 하코다테: https://electromito.tistory.com/856
4일차 하코다테-토야 호수-삿포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7
5일차 후라노: https://electromito.tistory.com/858
6일차(①) 비에이: https://electromito.tistory.com/860
6일차(②) 비에이-오타루: https://electromito.tistory.com/861
7일차(①)샤코탄: https://electromito.tistory.com/862
7일차(②)오타루: https://electromito.tistory.com/863
8일차 삿포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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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는 오후 세 시다 보니 아침에 무언가를 하기 참 애매했다. 일본 여행 때마다 이 시간 대의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곤 하는데 딱히 좋아서는 아니고 습관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설령 저녁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귀국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관광을 하기엔 내 멘털이 그리 단단하지도 않고.
 

 아침 7시 조금 넘어서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마지막 날 묵었던 숙소에서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아서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좀 사서 먹었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지 않지만, 점심을 건너뛸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챙겨서 먹었다.
 
침대에 돌아가 충전기를 비롯해 전 날 밤에 챙기지 못한 짐들을 마저 싸고 혹시나 챙기지 못한 물건들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한 뒤에 숙소를 나서기로 했는데, 회사 업무 관련 문제로 전화가 몇 통 걸려와 지금 해외에 있어서 대응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필 가장 기분이 안 좋은 시점에 회사 전화라니. 아휴... 여하간 체크아웃을 하고 삿포로 역으로 걸어갔다.
 

삿포로 역으로 가는 길에 전 날 추억의 장소 '바 후지타' 건물에 잠깐 가봤다. 역시 이른 아침이라 영업을 하지 않은 탓에 입간판은 없었다. 자주 방문할 수는 없는 곳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삿포로역까지 가는 길에 만난 조각상. 삿포로에 금방 한여름이 온 것 같았다.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꽤 덥게 느껴졌다. 9시가 조금 넘어서 삿포로 역에 도착.

발권 완료. 9시 16분에 신치토세 공항으로 향하는 열차가 있어서 바로 탑승을 했다. 신치토세 공항까지는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객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짐가방을 들고 있었다. 누군가는 9일 전의 나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설렘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현재의 나처럼 즐겁고, 또 아쉬움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열차 밖에서 보이는 홋카이도의 풍경은 역시나 평화로웠다. 하지만 이를 사진으로 남기거나 하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어느새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3년 만의 여행이 정말 오랜만이긴 했던 모양이다. 가족, 친구들, 회사에 뿌릴 과자들을 보통은 출국 수속을 밟은 뒤 면세점에서 사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선 매점에서 긴 줄을 기다린 끝에 구입했기 때문이다. 선물 줄 사람들을 나름대로 추렸음에도 불구하고 장바구니가 굉장히 무겁단 생각이 들었고,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나질 않는데 면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만 3~4천엔 정도의 금액이 나왔던 것 같다. 우와 간식으로 25만 원을 넘게 쓰는 사람이 여기 있네!
여하간 가방에, 캐리어에 무거운 간식까지(나중에 집에서 무게를 재보니 대략 30kg 정도 짐이었다!) 전부 들고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무리였다. 시간이 아직은 여유로워 잠깐이지만 공항을 또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Welcome to Hokkaido... 9일 전에 봤었다면 딱 맞는 말인데... 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산리오랜드도 들렀다가...

동전털이도 할 겸 요구르트도 마시고, 레모네이드도 마시고...
 

포켓몬센터에 들러서 신치토세 공항 버전 피카츄도 구입했다. 원래는 이보다 좀 더 큰 인형 버전을 하나씩 모으고 있었는데(나리타(NRT)와 나고야(NGO) 버전 두 개가 있다.) 리뉴얼이 되었는지 가방고리형 인형만 있었다. 아쉽지만 이거라도 일단 구입을 했다. 더 이상 돌아다닐 곳도 없고 해서 출국 수속을 기다리기로 했다. 국제선 지역으로 이동했지만 탑승 수속이 진행되기까지는 1시간 반 이상이 남아있었다.
 
가지 않는 시간을 억지로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캐리어를 풀고 열심히 짐을 분배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가방 무게가 왠지 아슬아슬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자판기 옆에 있는 간이 저울에서 짐 무게를 대충 재봤다. 카메라와 렌즈, 배터리, 옷가지 몇 개가 들어간 가방은 10kg이 아슬아슬하게 모자랐고, 나머지 짐들이 들어간 캐리어는 15kg이 미묘하게 넘어가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간식이 대충 5kg.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이 무거운 짐짝들을 들고 공항을 돌아다녔구나! 체력이 좋은 건가? 였고, 두 번째는 수화물 규정을 다시 봐야겠다, 뭔가 불안하다였다.
 
찾아보니 휴대할 수 있는 짐은 1개에 최대 10kg, 위탁 수하물은 15kg까지였다. 일단 가방이랑 위탁 수하물까지는 어찌어찌 재배치를 하면 무사통과인데 간식거리가 걱정이 되었다. 일단 나도 캐리어를 잠깐 풀고 뭔가 덜어낼 것이 있는지 찾아봤다. 삼각대! 이게 크기는 작은 반면 무게가 조금 나가는 편이어서 이를 가방에 넣으면 될 것 같았고, 다행히 가방에 잘 욱여넣을 수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탑승 수속이 시작되었고,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는데 다행히 통과가 되었다. 이어서 출국 수속. 사람은 많은데 검사대는 주말이라 그런지 2곳만 열려 있어서 이 역시 꽤나 시간이 소요되었다. 마찬가지로 무사통과.

이젠 정말 가는구나... 근데 뭔가 아쉬운데... 란 생각이 들어서 면세점을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물건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쿠로미 목욕 판초! 사실 면세점에서 이거 보고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름이 고민될 땐 사는 것이 더 낫다는 경험에 따라 구입했다. 전날 샀던 샤워캡을 비롯해서 몇 가지 비슷한 물건들은 요새 국내에서도 어렵잖게 마주할 수 있는데 이것만큼은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지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홋카이도를 떠나기 전 정말 마지막으로 마시는 음료수. 홋카이도 한정 코카콜라. 혹시 모르니 화장실도 한 번 다녀왔다. 그리고 비행기 탑승.
 

비행기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니 이젠 정말 끝났구나 싶었다. 9일이란 시간이 이렇게도 짧을 줄이야...
 

오후 세 시. 비행기 이륙. 오후 6시. 인천공항 도착.

귀국 수속을 밟기 위해 가는 길이 어찌나 멀던지... 그래도 귀국 수속은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아서 다행일지도. 저녁 7시에 출발하는 공항 리무진을 예약하고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공항 밖을 나서자마자 느껴지는 습함은 여기가 홋카이도가 아님을 확실하게 느끼게 만들어준 요소였다. 집에 도착하니 밤 8시 반.
 

30kg의 짐을 풀고 대충 정리를 했다. 사온 간식들을 모아서 찍었어야 했는데 잊어먹었다. 아쉽다. 간식에 25만 원을 쓰는 Flex 한 번 보여주고 싶었는데... 대신 집고양이 띠띠를 위해 챙겨 준 간식들은 이렇게 찍어주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기념품들.
 

<9일차 이동 기록 및 여행 기간 이동 거리들>

ㅇ 열차-JR 홋카이도(삿포로~신치토세 공항) (09:16~10:05): 44km(총: 2,002km)
ㅇ 버스-인천공항 리무진 6300번(인천공항~오금역) (19:00~20:30): 67km(총: 302.1km)
(참고: 1일 차에 오금역~인천공항버스 거리를 빼먹어서 여기서 추가함)
ㅇ 도보-(16,335걸음): 12.51km(총: 198.79km)
ㅇ 비행기-제주항공 7C1963편 (15:00~18:00): 2,126km(총: 3,599km)
 
ㅇ 자전거: 총 32.7km
ㅇ 트램 총: 4.6km
ㅇ 로프웨이 총: 4.4km
ㅇ 유람선: ??km(정보 없음...)

총 이동거리 : 약 6,150km
 
==<Epilogue>==
이렇게 7월 1일부터 9일까지 다녀왔던 홋카이도 여행 후기 포스팅이 모두 끝났다. 홋카이도를 여행지로 정하고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동안은 그리 내키지만은 않았던 것을 우선 언급하고 싶다.
쓰지 않으면 어떠한 보상도 없이 소멸되는 휴가였기에 사용해야만 했었고, 당연하겠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해외여행을 가다 보니 예산을 급하게 마련하는 것도 약간은 고민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혼자서 장기간 해외를 나가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몇 번이나 다녀왔던 일본임에도 내심 불안한 감정도 있었다
 
블로그 후기도, 원래는 2주 안에 완성시킬 생각이었는데 귀찮음을 핑계로 한 번 손을 놓아버리니 걷잡을 수 없이 밀려버려 2달이 넘어가버린 지금 시점에서야 끝을 내게 되었다. 나름 최대한 기억을 짜내서,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많은 것들을 블로그에 담았으면 좋았을 텐데 나중에 올라간 포스팅들은 놓친 것들이 있을 것 같다. 추가적으로 모든 포스팅을 올릴 때 부족하게나마 퇴고를 한 번 하는 편인데, 분량은 많고 시간은 많이 지체되고 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맞춤법 교정만 한 번 돌리고 바로 포스팅을 올려버렸다. 혹시라도 글의 내용이나 비문이 너무 많이 보인다면 '이 사람의 글 쓰는 실력은 형편없군!'이라 생각하며 읽으면 될 것 같다.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샜다. 여하간 출발할 때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고 여행 중간에 몇 차례 좋지 못한 일들(렌즈 후드 박살 내기, 셀프 멘탈 털기 등)이 있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즐거운 일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하루에 20km를 넘는 거리도 걸어 다니고, 부족하게나마 현지인과 대화도 해봤고, 야생 동물들도 마주치고(특히 곰!), SNS로만 얘기하던 사람과 만나 친구가 되는 경험 등등 9일이란, 어찌보면 인생에 있어서는 극히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즐거운 경험들을 한 기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8일차에서 언급했던 일본 친구가 블로그 후기를 읽고 부타동 얘기도 기억해주고 고양이 이름도 기억해줘서 놀랍고 또 즐거웠단 얘기를 해주었다. 홋카이도만큼은 정말 자주 들르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게도 정말 각별한 곳으로 평생 남을 것 같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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