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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1~07.09]좌충우돌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7일차②)-오타루

MiTomoYo 2023. 8. 2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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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①)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 https://electromito.tistory.com/853

1일차(②)쿠시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4

2일차 쿠시로 습원: https://electromito.tistory.com/855

3일차 하코다테: https://electromito.tistory.com/856

4일차 하코다테-토야 호수-삿포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7

5일차 후라노: https://electromito.tistory.com/858

6일차(①) 비에이: https://electromito.tistory.com/860

6일차(②) 비에이-오타루: https://electromito.tistory.com/861

7일차(①)샤코탄: https://electromito.tistory.com/862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계속해서 바쁜 일정이 계속되는 바람에 블로그 포스팅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거의 다 온 만큼 부지런히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오후 4시 10분, 오타루역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일단 어디라도 가야 할 것 같은데 도무지 어딜 가야 하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인 오타루에서 어딜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나름의 이유는 있었는데, 이미 지난 여행 때(https://electromito.tistory.com/504) 관광으로 유명한 곳들은 얼추 방문을 했었고, 굳이 그곳을 또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있었다.

 

텐구산에 올라가서 오타루의 야경을 감상하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해가 지기까지 아직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이 역시 당장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그리고 뒤의 내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결국 텐구산은 방문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까지 여행 포스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인간은 끼니를 거르는 한이 있더라도 어딜 돌아다니는 것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느긋하게 어디 카페 같은 곳을 찾아 들어가서 쉰다는 것은 애초에 없는 선택지였다. 오타루 쪽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탓에 몇 년 전의 기억을 되짚으며 오타루 운하 거리를 다시금 찾아가게 되었다.

 

매우 익숙한 오타루 운하의 모습

그리고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운하 뒤편의 거리. '쁘띠 웨딩'이란 건물 간판이 눈에 들어와서 찍어봤다.

 

거리를 걷다 보니 딸랑 거리는 방울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어제 숙소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문득 8월 초에 마츠리가 있을 예정이란 포스터를 본 것 같은데, 그것을 위해서 세팅해 둔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청량하게 들리는 방울 소리가, 멘털이 괜찮았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었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로 나왔다. 몇 년 전에는 보지 못한 간이 카페들이 몇 개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조식 이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했음을 깨닫고, 간단하게 칼로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유바리 멜론을 얹은 멜론 소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좁지만 예쁜 골목길. 아까 언급한 마츠리 준비 때문에 꾸며 놓은 것 같았다.

 

근처에 미술관 하나가 보여서 들어가 봤는데, 기념품 판매가 주 목적인 곳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그냥 나오긴 그래서 마침 눈에 들어온 귀여운 여우 인형 2개를 사서 나왔다.

 

그리고 수국이 예쁘게 피어있는 건물 간판. 노을빛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 한 층 예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오타루 오르골당 근처에 있는, 꽤나 큰 규모의 오랜 기간 있어온 오타루의 기념품샵으로 보이는 건물로 보였는데 이렇게 '임대 문의' 딱지가 붙어있는 것이, 주위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코로나의 영향을 받은 탓이겠지만 말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말고는 여기서 딱히 할만한 것은 없었다. 상점이 슬슬 영업을 종료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라 어딜 들어가기도 뭐 했다. 일단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스시덴'이란 상호명의 가게를 발견했다. 식당 앞에 보이는 음식 모형을 보다 보니 아까 샤코탄에서 먹지 못했던 우니동도 눈에 들어왔다. 더불어 비싼 가격도... 한창 고민을 하고 있는데 가게 점원이 나오셔서 입장을 권유하길래 예산이 여유롭기도 하고 더 생각하기도 귀찮아서 들어가게 되었다.

 

메뉴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우니가 들어간 가장 비싼 메뉴, 새우절임, 그리고 삿포로 클래식 한 병을 주문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기본으로 나왔던 관자절임(리뷰를 찾아보니 유료인 듯했다. 영수증을 확인 안 해봐서 정확하진 않지만...)이었다. 재료들이 전반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했다. 계산을 할 때 최대한 동전을 만들지 않으려고 지갑을 뒤적뒤적거리고 있는 것을 본 직원 분께서 1엔, 5엔과 같이 쓸 일이 잘 없는 동전들을 교환도 해주셨다.

 

개인적으로 맥주를 마시면 쉽게 술기운을 느끼곤 해서, 약간의 알딸딸한 기분을 가지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텐구산을 갈까 하다가 왠지 귀찮아져서 이왕 이렇게 된 것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이전에 돌아다녔던 곳들을 한 번 더 찾아가기로 했다. 그때는 세 명, 지금은 혼자. 약간의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찾아보기로 한 곳은, 아케이드 상점가 어딘가에 자리한 애니메이션 샵이었다. 당시에 오타루역으로 가던 중에 지나가던 중 발견한 작은 가게였는데 그곳에서 카드캡터 벚꽃 굿즈를 몇 개 구입했던 기억이 있었다. 이제는 애니메이션 덕질과는 다소 거리가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한 번 가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왜냐하면 상점가 곳곳에서 이렇게 '임대문의' 간판이 붙은 곳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니코니코(싱글벙글이란 뜻) 홈'이란 중개회사의 이름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자기네들 이름을 강조하고자 했는지 전화번호마저 25-2525(일본어로 발음하면 니고-니고니고, 일본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유희 스타일이다.)다. 추억의 장소가 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상점은 아직 영업 중이었고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게 안에 들어가서 뭐가 있나 보다가, 이제는 과거의 추억이 된 데레마스 치에리 아크릴 스탠드를 하나 사서 나왔다.

다시 상점가 거리를 나왔다. 아직 하늘이 깜깜해지지 않았는데 숙소에 들어가는 것은 왠지 여행을 온 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어디든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텐구산을 가기엔 다소 늦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일단 그곳은 선택지에서 빼기로 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공원(이로나이 후토 공원)이 하나 나온다는 것을 보고 그곳에서 시간을 좀 보내기로 했다.

 

공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까 들렀던 오타루 운하를 다시 한번 지나야 했다.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면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담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로나이 후토 공원은 이름 그래도 딱히 특별할 것 없는 공원이었다. 벤치에 앉아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멍하게 있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라고 하기에는 아침부터 지속된 로우 텐션을 조금이라도 회복시켜보고자 했던 목적이 더 컸다. 여행 막바지가 되면 한 번씩 겪는 현상이긴 한데 오늘은 유달리 그 강도가 크게 느껴졌다. 공원 저 멀리에서 보이는 'ようこそ小樽へ'(오타루에 어서 오세요)라 적힌 창고의 글귀가 보였다. Welcome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게, 그리고 익숙한 곳만 돌아다닌 것만 같은 아쉬움이 자꾸만 들었다. 뭐 어쩌겠는가. 아무런 경제적 걱정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깐...

 

공원을 나서던 중 저 멀리 불꽃놀이를 하는 소리가 들려서 얼른 사진으로 담아봤다.

오타루 운하로 돌아가는 길에 항구의 사진도 몇 장 담아봤다. 낮은 텐션만큼 느리게 걷다보니 오타루 운하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어두워져 야경을 찍기 괜찮은 환경이 되었다.

 

삼각대 대신 운하 곳곳에 있는 다리 위 평평한 곳에 카메라를 올려두고(만약을 대비해 스트랩을 목에 걸어두긴 했다.)야경을 담아봤다. 그러고 보니 지난 여행 때는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보지 못하고 삿포로로 복귀했었다. 그렇게 보면 이번에 오타루를 들른 것이 마냥 헛된 것만은 아니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리 아래의 기타리스트. 운하의 불빛과 주위 분위기 때문인지 연주가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시간도 꽤 되었고 이곳에서 볼 건 다 봤단 생각이 들어서 슬슬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전에 편의점에 잠깐 들러 간식거리를 산 뒤 가는 길에 하나씩 우적우적 먹으면서 들어갔다. 오타루 맥주도 한 병 살까 하다가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씻고, 아침에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조식 명단에 이름을 적고 침대에 누워서 쉬었다. 잠이 잘 오진 않았지만 말이다...

 

 

ㅇ 버스-츄오버스 21번(오타루역~카무이미사키 / 카무이미사키~오타루) (08:40~11:20 & 14:00~16:10): 124km

(누적: 166.7km)
ㅇ 도보-(24,210걸음): 17.94km(누적: 16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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