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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1~07.09]좌충우돌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6일차②)-비에이(2)-오타루

MiTomoYo 2023. 8. 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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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①)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 https://electromito.tistory.com/853

1일차(②)쿠시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4

2일차 쿠시로 습원: https://electromito.tistory.com/855

3일차 하코다테: https://electromito.tistory.com/856

4일차 하코다테-토야 호수-삿포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7

5일차 후라노: https://electromito.tistory.com/858

6일차(①) 비에이: https://electromito.tistory.com/860

 

두 번째 목적지인 오야코 나무(부자 나무)까지의 거리는 구글맵 기준으로는 대략 2.7km. 이젠 날씨가 완전히 개었다. 다시금 어제 사둔 자외선 차단용 옷을 하나 구비한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작 30분 남짓 걷는 동안 찍은 사진들이다. 걸을 때마다 보이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자꾸만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오야코 나무. 다만 오야코 나무를 목적지로 설정하게 될 경우 이런 사진을 찍기는 어렵기에 옆 길에 있는 세븐스타 나무로 가는 길에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야코 나무에 들렀다가 세븐스타 나무, 그리고 바로 근처에 있는 패치워크 비에이까지 들르기로 했다.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시 비에이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뿐!

 

세븐스타 나무에 도착. 위에 보이는 나무들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옆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1970년대 일본에서 판매하던 '세븐스타'란 담배 패키지에 이 나무가 들어가면서 유명해진 곳이라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패치워크 비에이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패치워크 비에이는 뭔가 있는 장소는 아니고, 드넓게 펼쳐진 비에이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영상 모두 담는데 실패했는데 구름이 햇볕을 가리면서 광활한 밭을 그늘로 덮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내겐 신기하게 느껴졌다.

 

애매한 시간이다.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무리지만,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가긴 싫었다. 조금만 돌아서 간다면 또 한 곳의 스팟인 마일드세븐 언덕이나 붉은 밀의 언덕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꽤 오래 걸어 다녔기에 5km란 거리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비에이의 더 많은 곳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마일드세븐 나무로 가는 길은 언덕을 한 번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는, 다소 쉽지 않은 길이었고 도로가 있긴 했지만 이동하는 내내 걸어다니는 사람도, 자동차도 하나도 없는 다소 외진 길이기도 했다.

이렇게 목장도 있고,

이렇게 초등학교도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가 되어서 약간 서두를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일드세븐 나무에 도착.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나무의 모습이 멋있었다.

 

사진이 가장 멋지게 나올 때는 적당한 구름이 있는 날씨인 것 같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부는 탓에 나무가 살짝 휘어진 것 같다.

 

날씨가 험해지기 시작한다. 한 쪽은 아직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반대쪽은 먹구름이 끼어 당장에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기세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괜찮다. 마치 스코틀랜드와 같은 느낌이랄까? 정작 스코틀랜드는 가본 적도 없지만 말이다...

다만 바람이 미친듯이 거세다... 뚜껑 열린 페트병을 들고만 있어도 병나발이 불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영상으로 찍어도 봤는데 바람 소리가 너무 거세게 잡혀서 병나발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강력한 비에이의 바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시길!

붉은 밀의 언덕 도착.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이제는 느긋하게 구경할 시간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발걸음을 움직였다.

 

마지막 체크포인트인 마일드세븐 언덕은, 어차피 비에이역으로 돌아가야 하는 길에 위치한 곳이 이 서 별도로 시간과 체력을 들이지 않고도 들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이 마일드세븐 언덕. 원래는 위에서 소개한 마일드세븐 나무와 비슷하게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사진 명소로써 알려진 곳이었는데, 소문에 의하면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무단 출입하는 바람에 땅 주인이 나무 몇 그루를 베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듬성듬성 존재하는 나무의 모습들도 나름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구글맵 기준으로 비에이역 도착 시간과 막차 출발 시간과는 불과 30분의 여유만 있었다. 열차 탑승 전에 캐리어도 찾아야하고 편의점도 들러서 음료수나 먹을 것을 좀 사고 싶단 생각도 있었다. 게다가 길을 원체 잘 헤매는 편이다 보니 이를 배제할 수도 없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만 같은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다. 일단 구글맵을 보면서 이동하는데 최대한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이는 참을 수 없지. 심적 여유가 없었던지라 대충 찍고 떠난 것이 아쉬웠다. 1분이라도 도착 시간을 벌어보고자 중간에 잠시 뛰기도 했다. 뒤에서 차가 오는 소리가 들릴 땐 히치하이킹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나 같은 쫄보는 그런 것을 할 용기는 없지만 말이다.

 

오후 5시 비에이 역 근방 도착. 조금만 부지런히 이동하면 막차(17시 39분)이 아니라 이전 열차(17시 20분)를 탈 수 있었다!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일단 편의점에서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사고 안내소에서 캐리어를 챙긴 뒤 잠깐 비에이역 근처를 둘러봤다.

조용하고 예쁜 동네인데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그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는 미련도 남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고작 반나절이니 어쩔 수 없긴 했지만 말이다.

 

동네만큼이나 아기자기한 비에이 역 플랫폼. 내가 타야 할 열차가 서서히 진입하는 것을 보고 서둘러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저 열차는 '후라노.비에이 노롯코 호'라 불리는 관광 시즌 한정 특별 열차로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후라노와 비에이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열차라고 한다. 주위 경관을 볼 수 있도록 내부가 설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아사히카와에서 환승하여 삿포로까지 간 뒤, 다시 열차를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오타루까지 이동했다. 아까 편의점에서 산 것들을 입 속에 욱여넣었다.

 

밤 8시 15분. 오타루역 도착. 숙소가 있는 곳까지는 대략 20분가량을 걸어야 했는데, 비에이에서 걸어 다녔던 것의 여파가 너무 컸던 탓일까? 힘겹게 이동을 했다. 어찌어찌 숙소 도착. '백패커스 호스텔 모리노키'란 게스트하우스였다. 가격이 최우선 대상이었지만, 이곳을 선택한 다른 이유도 있었으니,

이곳에서 고양이와 멍멍이를 키우고 있다는 후기를 여럿 봤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모모', 멍멍이는 '허그'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도 일본 전통 가옥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당연히 주인 분도 굉장히 친절하셨고. 게스트하우스의 규칙들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는데 하도 지쳐서 씻는 것은 밤 10시까지라는 이야기 말고는 도무지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그리고 이것은 다음날 여행에 작지만 큰 영향을 불러오게 된다.)

 

여하간 일단 씻었다. 예상했던대로 발에 물집이 잡혀있어서 대충 조치를 취한 뒤에 침대에 누웠다. 배가 꽤 고팠던지라 편의점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체력 자체가 남아있질 않았다. 내일 계획한 일정만 간단히 정리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끝냈다.

<6일차 이동 기록>

 

삿포로 / 비에이 / 오타루

ㅇ 열차-JR 홋카이도(삿포로~비에이 / 비에이~오타루) (08:00~10:12 & 17:20~20:15): 355km(누적: 1,924.2km)
ㅇ 도보-(39,910걸음): 30.99km(누적: 143.4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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