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60

[20240110]크리스티안 짐머만 피아노 리사이틀

요새 들어서 블로그 포스팅을 쓰는 것에 대한 의욕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다. 2달 전 다녀온 일본 여행 후기도 아직 채 마무리 짓지도 못했고, 매년 올리던 간단한 새해 인사 포스팅도 이번에는 작성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블로그를 접자니 지금껏 함께한 11년이란 시간을 포기하는 것만 같아서, 쉽진 않겠지만 꾸역꾸역 운영을 할 생각이다. 여하튼, 새해 첫 포스팅은 공연 후기다. 현재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안드라스 쉬프와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을 가장 좋아한다. 그중에서 안드라스 쉬프는 재작년과 작년 리사이틀을 모두 다녀왔지만, 어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은 최근 들어 꽤 자주 내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사이틀을 가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반드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과 10일 공..

[20231024]체코 필하모닉@예술의 전당

2주 반 만에 보는 공연인데 생각보다 그 기간이 꽤나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지난번에 갔던 런던 필하모닉의 경우엔 취소표를 어찌어찌 찾아서 예매를 했던 반면, 이번 공연의 경우 다소 좌석이 많이 남아있어 괜찮은 좌석을 예매했다. 드보르작의 모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체코, 그리고 체코를 대표하는 깊은 역사를 가진 체코 필하모닉의 공연이란 점에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침 메인 프로그램도 드보르작 교향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7번이기도 했고 말이다. ========== Antonin Dvorak-사육제 서곡 op.92 Antonin Dvorak-피아노 협주곡 g단조 op.33(Pf: 후지타 마오) Pyotr Ilyich Tchaikovsky-18개의 작품 op.72 중 17번 =====..

[20231007]런던 필하모닉@예술의 전당

이번 주에만 두 번째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방문이다. 공연을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표가 거의 매진이었는데 시간 날 때 틈틈이 좌석 현황을 확인하던 중 괜찮은 자리에 취소표가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예매를 했다. 휴일 공연이라 5시부터 시작되었는데, 어제 야간 근무를 서면서 거의 날밤을 새는 바람에 집에 돌아와서 잠깐 쉬었다가 예술의 전당으로 가야만 했다. 적잖은 표값을 지불해 놓고 졸아버린다면 문자 그대로 돈을 날리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커피를 다소 과하게 마시고 최대한 바깥바람을 쐬면서 충분한 산소를 신체에 주입한 뒤에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 Ludwig van Beethoven -에그몬트 서곡 op.84 Johannes Brahms-바이올..

[20231003]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서울

갑자기 길어진 연휴의 마지막 날, 올해도 안드라스 쉬프 피아노 리사이틀을 다녀왔다. 제발 근무 일정이 겹치지 않길 바랐는데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이렇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프로그램이 공지되지 않고 현장에서 공개가 되는 식의 공연이었다.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비슷한 스타일의 공연들을 통해서 슈만과 멘델스존의 곡이 추가되고 슈베르트가 빠졌단 얘기를 어디선가 보긴 했는데, 일단 국내 공연 소개글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의 곡들로 진행이 될 예정이라고 되어 있었다. 일단 오늘의 프로그램 소개부터 ========== Johann Sebastian Bach-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제 1권 중 프렐류드와 푸가 C장조 BWV..

[20230530]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제6회 정기연주회-드레스덴 오케스트라를 위하여

국내에 그리 많다고 볼 수 없는 시대악기 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연주회가 있다고 해서 보러 가게 되었다. 시대악기는 클래식에 본격적으로 입문했을 때부터 나름 관심이 있었는데, 공연장에서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저런 사담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오늘의 프로그램부터. ========== Antonio Vivaldi-협주곡 g단조 RV.577 '드레스덴 오케스트라를 위하여' Johann Georg Pisendel-관현악 소나타 c단조 J.III.2b Johann Gottlieb Graun-신포니아 Bb장조 GraunWV A:XII:27 ========== Johann David Heinichen-협주곡 G장조 S.215 Jan Dismas Zelenka-서곡-모음곡 F장조 ZWV.188 ======..

[20230511 & 14]미클로시 페레니&피닌 콜린스 듀오 콘서트 I&II(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에 이어서 세 번째로 가게 된 예술의 전당 30주년 기념 콘서트다. 앞의 두 공연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들이지만, 가장 관심이 갔던 공연이 바로 이것이었다. 만 75세의 거장 첼리스트의 연주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프로그램도 이틀 동안 베토벤이 남긴 모든 첼로 작품집들을 연주한다고 하니, 첼로를 연주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공연이었다. 이러한 바람이 이번에도 통해서였는지 근무 스케줄이 적절하게 비켜가서 이렇게 이틀 공연을 듣고 블로그에 감상기를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이틀 공연을 다소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도 판매하고 있어서 이를 예매하였다. 블로그 ..

[20230426]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피에르 불레즈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는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공연이 있다고 해서 가게 되었다. 오로지 현대음악으로만 편성된 공연을 들으러 간 것은 이제는 사라진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 시리즈 이후로(https://electromito.tistory.com/450) 두 번째인 것 같은데, 프로그램 상으로는 이쪽이 좀 더 내가 생각하는 현대음악 쪽에 가까운 공연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주로 듣는 레퍼토리가 바로크~후기낭만 까지다 보니 아무래도 현대음악 쪽은 크게 아는 바가 없고, 오늘의 프로그램 중에서는 그나마 스티브 라이히의 'Clapping Music' 정도만 들어봤고 나머지 곡들은(심지어는 불레즈의 'Derive 1'은 그의 대표작임에도 불구하고)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유튜브를 뒤져본..

[20230325]서울시향-리사 바티아슈빌리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②

한 달 만에 각기 다른 스타일의 세 명의 바이올리니스트의 공연을 보게 되었고, 리사 바티아슈빌리가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예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던 연주자였고 연주가 마음에 들어서 최근 'City Light'와 'Secret Love Letter'란 타이틀을 단 음반도 샀는데 마침 서울시향과 협연을 한단 것을 알게 되어서 예매를 하게 되었다. 더불어 정명훈 이후 공식적인 상임 직책을 맡은 오스모 밴스케의 지휘를 처음으로 들어보게 된 연주이기도 하다. 하필 코로나가 터지기 시작한 2020년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바람에, 격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공연을 보러 다닐 입장은 아니었던지라 이렇게 돼버리고 말았다.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라는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미네소..

[20230311]서울시향-코파친스카야의 쇼스타코비치②

올해 서울시향이나 KBS향 양측에서 경쟁이 붙었는지 괜찮은 연주자들을 섭외한 공연들이 자주 있는 편이라서 한동안 관심이 덜했던 오케스트라 공연에도 자주 가지 않을까 싶다. 오늘 공연은 1부와 2부 모두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전날 공연의 평이 꽤 좋은 편이어서 어제저녁에 급하게 예매를 한 뒤 가게 되었다. 일단 오늘 공연 프로그램부터. 지휘는 잉고 메츠마허가 맡았다. ============================================================= Dmitri Shostakovich-바이올린 협주곡 1번 A단조 op.77 (Vn.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 ============================================================= A..

[20230308]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무반주 리사이틀(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지금은 아니지만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에 대해서 '이름 정도는 들어봤다' 수준으로만 알고 있는 연주자였는데,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음반 지름 포스팅을 보고 외국에서 유학 중인 친한 누나가 테츨라프에 대해서 굉장히 좋게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기회가 되면 실연을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오늘 공연을 예매하게 되었다. 예매를 하고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무반주'곡들로만 구성된, 결코 대중적이지 않은 곡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기에 '가서 집중해서 들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공연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 Eugene Ysa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