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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1~07.09]좌충우돌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5일차)-후라노

MiTomoYo 2023. 7. 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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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①)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 https://electromito.tistory.com/853

1일차(②)쿠시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4

2일차 쿠시로 습원: https://electromito.tistory.com/855

3일차 하코다테: https://electromito.tistory.com/856

4일차 하코다테-토야 호수-삿포로: https://electromito.tistory.com/857

 

최근 며칠간 바빠서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다. 여행을 다녀온 지도 거의 2주가 다 돼가는 시점이라 더 기억이 흐릿해지기 전에 부지런히 포스팅을 해야 할 것 같다.

 

전날 잠들기 전에 고민을 좀 많이 했었다. 최초의 계획은 후라노와 비에이를 각각 하루씩 돌아보려고 했었는데 당시 일기 예보에 따르면 이 날은 화창하지만 다음 날은 비가 올 것이라고 했었다. 후라노나 비에이 모두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비가 온다면 아무래도 자전거를 타기가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장소를 하루에 돌아다닌다면? 일반적으로 후라노와 비에이는 버스 투어 상품을 통해 하루 단위로 둘러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거리라면 계획을 변경해서 후라노-비에이를 묶어서 보는 대신 내일 삿포로를 좀 돌아다니다가 오타루로 이동하는 것으로 바꿀까도 했었다.

 

하지만 찾아보니 두 곳을 자전거로 돌기에는 무리였다. 링크를 걸어둔 블로그의 내용이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는데(링크: https://blog.naver.com/surily/220802105741) 후라노와 비에이를 둘러보는데 총 9시간이 걸렸다는 후기를 읽었단 부분이 있었다. 좀 더 고민하고 찾아보다가 그냥 원안대로 이 날은 후라노, 다음날은 비에이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 날의 열차 시간을 확인해 보니 8시에 삿포로에서 출발하여 타키카와를 거쳐 후라노로 가는 열차를 타는 것이 맞을 것 같아서 역시나 아침 조식을 빠르게 먹고 바로 삿포로 역으로 걸어갔다. 3일 차에 했던 실수가 생각나 이번에는 구글 맵을 통해 제대로 방향을 확인한 뒤 걸어갔다. 9일의 여행 중 캐리어를 들고 돌아다니지 않은 이틀 중 하루가 이 날이었는데 어찌나 편하게 느껴졌는지!!!

 

오도리 공원과 아카렌가(홋카이도 구 본청사)를 걸어가는 중에 잠깐 들렀다. 아카렌가의 경우 보수 공사로 인해서 실물이 아닌 가림막에 그려진 그림으로만 볼 수 있었는데, 실물을 못 봐서 아쉽다는 생각보단 '가림막 아카렌가'를 또 언제 보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열차 시간에는 여유 있게 도착을 했었지만 사실 이 날 후라노를 좀 더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었던 순간이 있었다. 여유 있게 플랫폼에 도착했을 때 서있었던 열차가 6월~8월 중에만 운영하는 삿포로~후라노를 한 번에 갈 수 있는 라벤더 특급이었기 때문이었다. 홋카이도 레일패스로도 탈 수 있었던 열차였기에 이걸 탔으면 됐는데 그냥 보내버렸다. 여하간 8시에 출발하는 라일락호 열차를 타고 타키카와로 향했다.

 

타키카와에 도착한 뒤 역 밖을 잠시 돌아다녔다. 갈아타야 할 열차가 50분 뒤에나 오는데 역사 내에서 심심하게 있는 것보단 잠깐이라도 이곳을 구경해 보면 어떨까? 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서 그렇다고 하기엔 동네가 굉장히 낡아 보였다. 극히 일부만 보고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껏 방문했던 일본 동네 중에서 가장 낙후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역사 내부나 역 앞에 전시된 글라이더, 그리고 가보지는 못했지만 항공 박물관도 있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여하간 짧게 동네를 둘러보고 곧 도착할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가 오기 전 대합실에서 발견한 아이스크림 자판기! 무려 '마카다미아를 아낌없이 넣은 바닐라' 콘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아낌없이'란 표현이 아주 거짓은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꽤 맛있었다. 후라노까지 갈 열차를 탔다.

 

지금껏 탔던 열차들이 '특급'열차였다면 이 열차는 '로컬(정확한 명칭은 아님)' 열차로, 한 량짜리 작은 기차였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다 쓰러져가는 것처럼 보이는 역에서도 정차를 하기에 조금 더 느리게 이동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왼쪽 사진처럼 철로를 따라 이동하는 광경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낭만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후라노역 도착. 역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데 쓱 둘러봤지만 어떤 곳인지를 찾지 못해 안내소에 가서 물어봤다. 이 문장은 일본어 초급자가 말하기엔 무리인지라 영어로 말해도 되냐고 물어봤다. 안내원이 영어가 조금은 가능하다고 했다. 다행이다.

ㅇ 나: 'Bike'를 어디에서 빌릴 수 있나요?

ㅇ 안내원: 'Bike'를 빌리는 곳은 없는데요?

ㅇ 나: '네?' (몹시 당황)

그동안 내가 봤던 인터넷 정보글들은 다 거짓이었던 것일까?  일본어로 자전거(지텐샤라고 읽음)란 단어는 알고 있어서 일단 말을 하고 나니..

ㅇ 안내원: '아 Bicycle? (지도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가서 여기서 빌리면 됩니다.'

라고 알려주었다. 내가 말했던 Bike는 오토바이로 이해한 것 같았다. 잠깐이었지만 무척 당황스러웠다.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딱 봐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가게로 들어가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ㅇ 점원: '일반 자전거는 한 시간에는 얼마고(기억 안 남...) 6시간 이상은 1500엔입니다.'

ㅇ 나: '음 이거(전기 자전거, 최대 3000엔)로 부탁드릴게요.'

ㅇ 점원: '전기 자전거는 지금은 없어요.'

ㅇ 나:......

나의 시나리오가 깨졌다. 일반 자전거도 충분히 탈 수 있긴 하지만 언덕길에서 체력을 아껴줄 수단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 정말 한 30초간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를 고민했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걸어 다닐 수도 없으니... 결국 1500엔을 내고 일반 자전거를 하나 빌렸다. 나오자마자 옆 가게에 보이는 배터리가 달린 자전거들. 조금만 더 여유를 가졌다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후라노 라벤더 정원. 초행길이니 구글 지도를 설정하고 힘차게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신난다고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기 위해 나름 노력을 했다.

 

가는 중간에 잠시 찍은 사진. 왼쪽에 보이는 노란 자전거가 이 날 타고 돌아다닌 자전거다. 구글 맵스의 길 찾기 기능은 유용하지만 늘 정답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알려준 길이 차와 오토바이가 쌩쌩 달리는 곳이거나 비포장도로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폰 거치대 같은 것은 없는 자전거인 데다 초행길이기에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멈춰서 폰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것도 은근히 힘들었다. 게다가 방향치(이는 이미 3일 차 여행에서 증명이 되었다.)라 엉뚱한 길로 가는 경우도 잦아서 이 날 여행 초반부터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도 이동하는 길의 풍경이 나쁘지만은 않아서 다행이었다. 정말 여유로운 시골 느낌.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와인 양조장이라고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하늘에 구름이 많지가 않았다. 5km 정도 되는 평탄하고 한적한 길이었지만, 문제는 그늘이 전혀 없는 도로란 점. 날씨가 여름이라고 하기엔 선선한 편이어서 느끼지 못했지만 여행 내내 땡볕을 돌아다니면서 누적된 대미지가 본격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목덜미 뒤의 통증이 꽤 커서 벌써부터 '아 오늘 좀 큰일 났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목적지 도착. 또 하나의 문제를 이제야 느꼈다. 바로 자전거 자물쇠가 없다는 것.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렌터카나 버스를 타고 온 사람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누가 자전거를 훔쳐가겠냐 싶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얘기일 뿐이기에 당시에는 마음이 불안하여 여기를 잠깐 훑어보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매점에서 마신 라벤더 소다. 라벤더 향기가 좋긴 하지만 식욕을 자극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지라 약간은 걱정되기도 했지만 적당한 단맛이 있다면 충분히 괜찮은 것 같다.

자전거 페달을 밟고 토미타 팜으로 향했다. 종종 언덕이 등장하긴 했지만 거리가 먼 것은 아니어서 생각보다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을 못 보고 지나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데, 위의 사진처럼 한가득 피어있는 라벤더와 향기도 있지만 그 보다 더한 인파를 먼저 마주치게 되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토미타 팜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긴 하지만 왜 유명한지는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예쁘긴 했다.

 

도로 반대편 쪽도 꽃 농장이 있는데 하마터면 이 곳을 놓치고 그냥 갈 뻔했다.

예쁘긴 하다. 정말로. 근데 다소 좁은 농장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사진은 어떻게든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찍긴 했지만...) 정신이 없었다. 그 때문인지 꽃밭 외에도 기념품 샵, 사진 갤러리 등 둘러볼 곳이 여럿 있는 것 같은데 전부 둘러보지 못하고 일단 이곳을 빠져나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곳에서 파는 라벤더 아이스크림과 라벤더 쿨피스를 마시면서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라벤더 향이 느껴지긴 하지만 과하지는 않아서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진한 라벤더 맛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팜 토미타 기념품샵에서 구입한 것들. 다람쥐 인형이 들고 있는 주머니에는 라벤더 꽃이 들어있는지 꽃향기가 난다. 옆에 있는 새 인형은 '시마에나가'라고 하는 홋카이도에 살고 있는 귀여운 새라고 한다. 기념품샵에 가면 자주 발견하게 되는, 마스코트 같은 녀석인 것 같다. 팜 토미타 손수건도 구입. 사진집도 하나 구입했는데 현재의 팜 토미타를 있게 한 토미타 타다오(1932-2015)씨가 발간한 책이었다.

그 외에도 라벤더를 이용한 향수, 비누, 드라이플라워 등등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었고 사고 싶었던 것들도 여럿 있었지만, 포기하게 되었다

 

그대로 후라노 역으로 돌아가기엔 조금 이른 시간인 것 같아서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갈지를 찾아봤다. 걸어둔 링크(https://hokkaido-labo.com/kr/furanobiei-cyclingroad-26855)를 참고하니 파노라마 로드가 그래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것 같아 일단 여기까지는 가보기로 결정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한적한 시골길. 다니는 차량이 많지 않아 과속을 할 법한데 다들 규정 속도를 지키는 편이어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그리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다. 뒷덜미가 계속 따갑다. 이럴 땐 맑은 날씨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구름에 해가 가려질 때마다 어찌나 다행이란 생각이 들던지...

 

누군가의 집에서 발견한 시나모롤과 리락쿠마! 귀엽다! >.<

끝없이 이어진 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런 풍경도 마주할 수 있다. 서울 촌놈인지라 이런 풍경은 늘 색다르고, 또 평화롭게 느껴진다. 파노라마 로드까지 가는 마지막 직선로에는 어마어마한 언덕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기 자전거가 다시금 생각나는 순간... 결국 자전거에서 내린 뒤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올라갔다.

여기 오기까지 다소 힘들긴 했지만 언덕 위에서 내리막길을 보는 모습은 나름대로 멋있었다. 다만 정신줄을 반쯤 놓았는지 카메라의 f값을 잘못 세팅해 버려 망한 사진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파노라마 로드 근처의 풍경. 여기서 어딘가 더 나아가기엔 목 뒤가 너무 화끈거려서 무리하지 않기도 했다. 가는 길에 팜 토미타를 한 번 더 들러서 좀 더 둘러볼까 했었는데,

 

팜 토미타에 도착하는 순간 50명가량 되는 사람들이 우르르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아... 도무지 이 인파를 견뎌낼 자신이 없다!'란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고 후라노 역까지 이동했다. 왔던 길을 거의 그대로 따라서 돌아갔기 때문에 카메라를 꺼내거나 할 일도 없어서 가는 동안 남긴 사진이 없다. 얼른 돌아가서 쉬고 싶단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던 것 같다.

 

반쯤 정신을 놓은 상황에서 자전거를 반납했다. 가게 주인 할머니께서 후라노 어땠냐고 물어보시길래 정말 좋았다고 답을 하긴 했지만, 사실 아쉬움이 한가득 느껴졌다. 물론 그 아쉬움은 초행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일하게 준비를 했던 것에서 기인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특히 땡볕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았단 것이 오늘 여행을 아쉽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나 싶었다.

 

열차가 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근처 기념품 샵에 들렀다가 후라노 라벤더 티를 발견하고 바로 사서 마셨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2019년 혼자서 다녀왔던 마키노 유이의 라이브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마셨던 이 음료가 무척 인상적이어서 '홋카이도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마셔야지!' 했었는데 이렇게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돌아올 때 탔던 열차는 오전에 멍 때리다 보내 보린 후라노 라벤더 특급열차였고, 그 덕분에 삿포로까지 가는 길이 편했고, 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승무원에게 레일패스를 보여주니 탑승 기념 티켓을 한 장 주었다. 이러한 소소한 기념품들이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삿포로 역에 도착한 시간은 6시 55분. 일단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유니클로였다. 지금 당장 긴팔을 하나 사지 않으면 앞으로 한낮에 돌아다닐 때 대단히 고생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지난 여행 때는 예상보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긴팔을 하나 샀었는데, 이번에는 정 반대의 이유로 옷을 사게 되다니... 마침 여름 자외선 방지용 긴팔 옷을 하나 팔고 있어서 그걸 구입했다. 긴팔이라서 입으면 다소 덥단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 뒤로 따가운 햇살로 인해서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다소 늦긴 했지만 구입을 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삿포로 역에는 앞서 말한 유니클로가 있는 ESTA, APIA, 마루야마 백화점 등 다양한 쇼핑몰이 밀집하여 존재하여 이것저것 구경하기 편한 편이다. 마침 APIA 지하상가에 산리오 샵이 있어서 잠깐 들렀다가 SANRIO BABY 시리즈의 쿠로미 인형을 하나 집어왔다. 매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ESTA 매장도 잠깐 둘러봤다. 고등학교 친구가 고구마 소주를 사 와 달라고 부탁을 해서 여기 매장에서 팔고 있나 확인 차 주류 코너를 좀 둘러봤다. 결국 찾지는 못했지만 오른쪽 사진처럼 한국에서 온 안주와 술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어느 날은 삿포로 역 근처에서 병 채 깨져있는 좋은데이 과일 소주도 하나 발견했었다.

 

밤의 삿포로. 시계탑과 라디오 타워를 잠깐 지나갔다. 시계탑에서 한창 사진을 찍고 있는데 현지인 한 명이 말을 걸었다.

ㅇ 현지인: '오 카메라 좋아 보이는데? 관광 왔음?'

ㅇ 나: '아 ㅇㅇ 여행 왔음'

ㅇ 현지인: '오 어디서 왔음?'

ㅇ 나: '한국에서 왔음. 아 근데 신호등 바뀌었는데 괜찮음?'

이 분이 일행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것을 봤는데, 그 사람들이 신호가 바뀐 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어서 물어본 것이었다.

ㅇ 현지인: '아! 그러네 바이바이~'

뭔가 내가 말을 걸고 싶게 생겼나 싶기도 하다. 뭐 그래도 혼자 돌아다니면서 심심할 때가 많은데 이런 깜짝 이벤트들은 늘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숙소 근처 텐동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가장 비싼 특제 텐동과 생맥주. 연세가 지긋하신 세 분이 운영하시던 곳이었는데 가게 역시 꽤나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정겨웠다. 워낙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었던 것 같았다. 맛은 꽤 좋았다. 사이드로 뭔가 더 주문을 할까란 생각도 했었는데 가게를 청소하기 시작하고 계셔서 그만두기로 했다.

 

숙소에 돌아가기 전 편의점에 잠깐 들러서 하이볼과 쟈가리코, 그리고 치즈 케익을 하나 산 뒤 먹으면서 내일은 열차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비에이를 어떻게 돌아다닐지를 고민한 뒤 씻었다. 호텔 내부에 공용 목욕탕과 사우나가 있어서 잠시 몸을 담그기도 했다. 약간은 피로가 풀리는 기분. 목욕을 했으니 시원한 음료수도 2개.

 

<5일차 이동 기록>

삿포로 / 타키카와 / 후라노

ㅇ 열차-JR 홋카이도(삿포로~타키카와~후라노 / 후라노~삿포로) (07:56~08:54 & 09:41~10:52 / 16:51~18:53): 276.2km(누적: 1,569.2km)

ㅇ 자전거(10:58~12:21 / 12:38~12:51 / 13:37~15:53): 32.7km (총 32.7km)
ㅇ 도보-(29,047걸음): 21.93km(누적: 112.4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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