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 읽기>=====
Prologue-https://electromito.tistory.com/889
1일차: 출국~다카마쓰(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0
1일차: 출국~다카마쓰(②)-https://electromito.tistory.com/891
2일차: 나오시마@다카마쓰(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2
2일차: 나오시마@다카마쓰(②)-https://electromito.tistory.com/894
2일차: 나오시마@다카마쓰(③)-https://electromito.tistory.com/895
3일차: 고치(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6
3일차: 고치(②)- https://electromito.tistory.com/897
3일차: 고치(③)- https://electromito.tistory.com/902
4일차: 마츠야마(①)-https://electromito.tistory.com/905
4일차: 마츠야마(②)- https://electromito.tistory.com/906
5일차: 마츠야마~다카마쓰(①)-https://electromito.tistory.com/909
==========
6일이란 여행 기간이 그리 짧은 것은 아니지만, 워낙 바쁘게 돌아다녀서 그런 것일까? 순식간에 마지막 날이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텔 조식을 먹었다. 여느 호텔과 같이 뷔페식으로 제공이 되었고, 메뉴 자체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다카마쓰 근처 쇼도시마의 특산품, 올리브를 활용한 규동과 설탕에 절인 올리브가 정말 맛있어서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말 많이 먹었다.
평소에 아침을 안 먹는 편이고 밥류를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호텔 조식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음을 고려해 본다면, 저렇게 두 그릇씩이나 퍼먹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설탕에 절인 올리브... 나오시마에서 마셨던 올리브 사이다도 그렇고, 올리브와 단 맛은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란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다. 저거 진짜 맛있어서 나중에 저것만 한번 더 가져와서 먹었다. 혹시 나중에라도 저 음식을 보게 된다면 괴식이라 생각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시길!
비행기 출발 시간은 16시 30분. 전날 구글 맵을 통해서 보니 13시 28분에 호텔 근처에서 출발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면 될 것 같다는 것을 확인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텔에 있는 관광 안내 기기에 비치된 패널을 통해서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했다. 저 때가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았던 시점이니, 우리에게 그래도 넉넉한 시간이 주어진 셈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정한 마지막 목적지는 다카마쓰 성으로 정했다. 일본의 100대 성 중 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다른 곳의 많은 성들이 그렇듯 다카마쓰 성도 해체가 되어
이렇게 주위를 둘러싼 성벽과,
망루,
해자,
그리고 성문의 존재를 통해, 이곳이 한 때 성이었단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분재들이었다. 분재 전시대 옆에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이곳에서 분재를 키우는 모양이었다. 옆에 가격표도 적혀 있었는데 크기와 모양에 따라 2,000엔부터 25,000엔 이상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모양이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멋진 분재는 23,000엔이었는데 분재를 키우는데 손이 많이 간다고 알고 있어서, 저 정도면 엄청 싸게 파는 것 아닌가? 란 생각도 했다.
다카마쓰 성의 해자는, 근처에 바다가 있다는 특성을 활용하여 바닷물로 채웠다고 한다.
이렇게 성에서 바로 바다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편이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메이지 유신 때 성의 건물들이 해체가 되었기에 성보다는 공원의 느낌이 더 강한 편이다. 그래도 이곳이 성이란 것을 어떻게든 알려주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AR을 활용해서 가상의 천수각을 세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다. QR코드로 링크를 받은 뒤에 성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가상의 천수각을 세울 수가 있다.
기능 제공을 했으면 써봐야지! 뛰어난 디자인은 아니지만, 뭔가 재미있게 느껴져서 여기저기 천수각을 세워봤다. 설명을 보면 본래 천수각이 있던 터에도 건물을 세워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는데, 나는 아무리 시도해 봐도 안 돼서 포기했다.
저기 반쯤 잘려나간 듯한 돌무더기가 천수각이 세워진 터라고 한다. 복원을 할 계획도 있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큰 진척은 없는 것 같다.
천수각 터에도 올라갈 수 있는데, 해자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 뒤 터가 세워진 곳의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생각보다 천수각 터의 높이가 높은 편이라, 이곳에서 다카마쓰 성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나무 위에서 까악 거리는 까마귀 포착!
다카마쓰 성에는 물고기들의 먹이를 뽑을 수 있는 뽑기 머신이 여러 곳에 설치가 되어 있다. 동생이 물고기 먹이를 주고 싶다고 해서 동전털이도 할 겸 뽑아봤다.
천수각 터로 갈 수 있는 다리에서 먹이를 던졌는데, 먹이가 수면에 닿는 순간 많은 수의 물고기들이 이를 먹기 위해 헤엄치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다. 다들 통통한 것을 보면 꽤나 잘 얻어먹는 것 같다.
바닷가 쪽에 위치한 망루. 구글 리뷰에는 여기에 올라가 다카마쓰 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문이 잠겨 있었다.
근처에서 발견한 공항 리무진. 야돈에 꽤나 진심인 듯한 다카마쓰를 느낄 수가 있다. 버스 뒤로는 망루로 쓰였을 것 같은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 다카마쓰 성이 이전에는 훨씬 큰 규모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성 뒤에는 이렇게 예쁘게 꾸며진 정원도 있다. 물이 있을 법한 곳인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메말라 있었다. 겨울이라서 일부러 물을 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었다. 얼핏 보면 옛날에 사용하던 식수대인 것 같기도 한데, 컵의 바닥이 없어서 물이 그대로 빠지는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이곳을 지날 때 한 일본인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혹시 여기로 가면 뭔가가 있나요?'라고 물어보셔서 '네 꽤 아름다운 정원이 있습니다.'라고 답을 해드리니 '감사합니다~'하고 지나가셨다. 나름 소소한 에피소드.
정원 옆에 있는 목조 건물로 위에 올려두었던 분재를 여기서 관리하는 것 같다. 찾아보니 이곳은 '披雲閣'(피운각-구름을 헤치는 누각)이라고 하며 과거 이곳에서 기거하던 영주가 정원과 함께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외부인은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판이 있어서 건물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다과회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한다.
건물 주위를 둘러보니 야자수가 여럿 눈에 들어왔다. 시코쿠가 꽤 남쪽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던 순간.
이렇게 다카마쓰 성 구경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11시 반 정도 되었다. 호텔 조식을 먹어서 그런가 딱히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해서 로컬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어젯밤에 돌아다녔던 상점가 거리(효고마치)를 돌아다니던 중 왠지 끌리는 카페가 하나 눈에 들어와서 들어가 봤다. 꽤나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소위 헤이세이 감성이라 부를 법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나름 감성적인 분위기의 메뉴판도 인상적이어서 찍어봤다. 상호명은 'コーヒーサロン皇帝'(커피 살롱 '황제'). 하도 시간이 흘러서 기억이 흐릿한 것이 아쉬운데 카페에서 흐르는 음악도 꽤나 분위기 있는 재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커피뿐만 아니라 식사도 겸할 수 있는 곳이었는지, 주위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나는 카페라테와 초콜릿 케이크를, 동생은 음료 하나랑(뭔지는 기억이 안난다...) 치즈 케이크를 주문했다. 커피도 케이크도 맛있었다. 커피에 우유를 타기 전에 몇 모금 마셔봤는데 '아 차라리 일반 커피(블랜드 커피)로 주문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영수증을 보니 주문할 때는 커피와 케이크를 각각 주문했는데 세트 메뉴(커피+케이크)로 반영해 주어서 약간의 가격 할인을 받은 것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실내 흡연에 관대한 일본 문화로 인해 여기저기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았단 점은 아쉬웠던 부분. 근데... 이건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 ㅠㅠ
시간에 맞춰서 가게에서 나와 이렇게 주위를 잠깐 돌아다녔다. , 짐을 찾으러 호텔 로비로 갔다. 호텔에서는 여러 굿즈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왠지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결국 하나 사서 나온 뒤 공항 리무진 정류장에서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발견한 헬로키티의 방역 수칙 준수 캠페인 포스터.
그리고 정말 많아진 짐. 우리가 대기줄에서 맨 앞에 있었는데, 도착한 공항 리무진을 보니 빈 좌석이 거의 보이질 않았고 이 정류장에서 대기했던 사람들(7~8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까지는 어찌어찌 타는 데 성공했지만, 그 뒤 정류장에서는 만석이로 인해 사람들이 탑승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날 들렀던 리쓰린 공원을 비롯해 다카마쓰 시내의 여러 모습들이 역재생되는 것을 보며, 5박 6일이란 여행 일정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공항 도착. 공항의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이것저것 재미있는 볼 것들은 여럿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시코쿠의 각 지방의 다양한 특산품과 관광명소를 소개한 부스도 있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한 지역에도 정말 볼거리도, 먹을거리도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특히나 재미있었던 점은 (딱히 관심은 없지만) 각 지역마다 전통주가 제각기 있다는 점이었다는 것이었다.
공항 4층에는 이렇게 전망대도 있다고 해서 잠시 비행기 구경도 했다.
첫날에도 보긴 했지만, 공항에도 이렇게 'さぬき' (사누끼)를 적어놓은, 정말 우동에 진심인 동네다.
마침 타이밍 좋게 비행기 한 대가 이륙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을 본 일본인 아저씨께서 여기서 찍으라고 하시며 철조망이 없는 곳을 알려주셨는데, 카메라놈이 갑자기 초점을 못 잡는 바람에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아까웠다 ㅠㅠ
전망대로 이동하는 통로도 나름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시간이 여유롭다면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다카마쓰 공항에는, 우동국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다고 해서 한참을 헤매다가 발견했는데, 냉우동과 온우동 국물 모두 맛보는데는 실패했다.
대신 이렇게 공항 식당에서 점심도 먹을 겸 우동을 먹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라니 ㅠ-ㅠ
출국 수속을 밟기 전 편의점과 쇼핑 지역이 하나씩 있는데, 출국 수속 후에 방문할 수 있는 면세점이 정말 작아서(우리나라 작은 편의점 정도의 규모다.) 여유가 된다면 차라리 여기서 간식거리 등을 구입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쇼핑 지역에는 야돈과 야돈맨(?)이, 편의점에는 ' うどん脳 '(우동뇌) 캐릭터 굿즈도 있었다. '뇌에 우동사리 어쩌고...'가 실제 존재하다니... 기발하긴 한데 내 기준에는 딱히 매력적이진 않았다.
면세 구역에서 마지막 쇼핑을 마치고 동전털이를 할 겸 자판기에서 뽑은 포도주스... 아쉽구먼...
우리를 한국으로 데려다줄 비행기가 열심히 이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침 일몰시간이라 그런지 서서히 드리우는 풍경이 나름 멋있었다.
오후 4시 30분, 이륙 またね~四国('또 봐 시코쿠')
오후 5시 40분, 한국 땅에 진입했다. 하늘에서 보는 한국의 야경은... 진짜 멋있긴 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오후 6시 20분. 착륙. 이다음부터는 귀국 수속 밟고 짐 찾고의 과정이니...
리무진 티켓 발권. 집에는 밤 9시에 도착했다. 일단 짐부터 정리.
이번 여행의 전리품들.
주위에 나눠주고, 가족들끼리 먹을 간식들.
부모님 선물.
그리고 우리 띠띠 선물!!! 기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런 모습 때문에 띠띠 선물을 꼭 챙겨주게 된다.
나오시마와 다카마쓰 서점에서 산 책들과, 선물로 나눠줬던 지브리 노트들.
ㅇ 비행기: 817km (누적: 1,692km)
ㅇ 버스: 103km (누적: 334km)
ㅇ 걷기: 20,589걸음 (15.72km-누적: 110.72km)
----
ㅇ 열차: 총 328km
ㅇ 트램: 총 10.05km
ㅇ 여객선: 총 35km
총 이동거리: 약 2,510km
==<Epilogue>==
거의 9개월 만에 또 한 번의 여행 포스팅이 끝이 났다. 동생과 단 둘이서만은 처음이지만, 이전에도 가족이나 내 친구와 함께 다녀본 적은 있었기에, 둘이서 어느 정도 스타일이 맞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물론 중간에 살짝 갈등이 있긴 했었지만, 그래도 큰 충돌 없이 즐겁게 여행을 다녀와서 이번 여행 역시 무척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이번 여행 역시 무척이나 고된 일정으로 짜여졌는데 힘들다는 얘기 없이 같이 잘 다녀주고, 때로는 먼저 '어디 가고 싶다.'는 제안도 해주면서 더 여행을 알차게 만들어준 동생에게 고맙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
나오시마에서 만나 같이 사진을 찍어주셨던 꼭 나오시마를 오고 싶어 휴가를 쓰고 오셨다는 한국분, 즉흥적으로 들른 절에서 우리를 크게 환대해주셨던 요호지의 스님, 고치 성의 섀도우업 행사 설문지를 작성하는데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자 했던 고치현의 학생 등 이번 여행에서는 특히 우연히 마주친 분들 덕분에 더욱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내게 남긴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점이 나를 자꾸만 일본 여행으로 이끄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기회가 되면 시코쿠도, 꼭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기타등등 > 해외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5일차): 마츠야마~다카마쓰(②) (7) | 2025.08.16 |
---|---|
[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5일차): 마츠야마~다카마쓰(①) (5) | 2025.07.19 |
[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4일차): 마츠야마(②) (5) | 2025.06.21 |
[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4일차): 마츠야마(①) (6) | 2025.06.03 |
[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3일차): 고치(③) (0) | 2025.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