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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3일차): 고치(③)

MiTomoYo 2025. 5. 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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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고치(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6
3일차: 고치(②)- https://electromito.tistory.com/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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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제는, 이후 갈 곳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까 예약한 '섀도우 업' 행사까지는 적어도 3시간 이상이 남아있었기에 뭐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일단 자판기에서 유자 음료수 하나를 뽑아서 마셨다. 여담으로(이미 소개한 적이 있었던가...?) 고치의 특산품 중 하나가 바로 유자라고 한다. 여하튼 구글 맵을 통해 갈 곳을 찾다가, 고치 중앙 공원에 거대 호빵맨 조각이 있다는 리뷰를 찾았고, 또 그 근처에는 'はりまや橋(하리마야 다리)'라는 다리가 명소란 것을 알게 되어 이곳을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아케이드 상점가를 잠깐 지나가는데...

 
이렇게 한국 관련 물건들을 파는 마트도 하나 발견했다. TV에선 'Aespa'의 Amagedeon MV가 재생되고 있었다. 으어어!!! 차오른다 국뽕?!
 

 
먼저 방문한 고치 중앙공원...인데 크리스마스와 연말 행사를 위한 무대 설치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고 우리가 기대했던 거대 호빵맨 조각상은 어딜 봐도 없어서 포기하고 하리마야 다리를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도착한 하리마야 다리. 위의 사진에 호빵맨 조각이 보인다면, 제대로 본 것이 맞다. 반대편에 다리가 있었다. '공사 중'이란 안내와 함께 지지대와 가림막 사이로 보이는 작고 예쁜 붉은 다리가 겨우 보였다. 어찌나 당황스러웠던지 블로그에 올릴 용도로 남길 폰카 사진조차 찍지 않은 채로 이곳을 떠났다.

 

근처에 기념품 가게가 하나 보였는데, 몇 가지 물건을 보다가 일단 나왔다. 유자를 이용한 여러 간식거리와 고치현의 마스코트로 보이는 듯한, 유자를 모티브로 한 닌자 캐릭터 인형들이 있었는데 닌자 캐릭터 인형은 딱히 끌릴만한 귀여움은 없었고 간식류는, 아무래도 여행 일정을 고려할 때 바로 사는 것은 괜히 짐만 늘리는 것 같아서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마침 일몰시간이라 고치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카가미 강에서 잠시 노을을 감상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강에 비치는 모습이 꽤나 멋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마침 하교시간이어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학생들을 많이 마주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면 꽤나 분위기 있는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트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의 어지러움과, 왠지 시선을 끄는 간판이 보여서 사진을 찍어봤다. 다시 고치 성으로 돌아가기 전, 계속해서 미련이 남은 기념품 가게에 잠깐 들러서 유자 기념품 몇 개를 산 뒤 아까 지나갔던 아케이드 상점가를 다시 지나갔다.

 

 

지나가는 와중에 찍은 사진. 아케이드 상점가를 다니던 와중에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으로 잠시 올라갔는데 굿즈샵, 지브리 기념품 샵, 그리고 가챠샵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다. 이때 너무 지쳤었는지 이런 사진 한 장만 남겼다는 것이 참...

 

 

서버 랙과 서버 미니어처라니 진짜... 일 때문에 매일 같이 보는 것을 여기서 이렇게 볼 줄이야 ㅋㅋㅋ 여기서는 산리오 가챠를 동전털이 겸 동생과 나 한 번씩 시도했는데 나는 헬로키티, 동생은 쿠로미 굿즈가 나왔다. 럭키~

 

굿즈샵과 지브리 기념품샵에서도 각각 쿠로미 굿즈와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로 줄 기념품을 구입했다. 리고... 한 10분 정도 앉아서 쉬었다. 그러고 보니 점심 먹을 때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걸어 다녔으니 지쳤을 만도 했다...

 

 

아까 지나왔던 신사를 다시 들렀는데, 역시 밤이라 그런가 닭들이 전부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들른 고치성. 한창 섀도우업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 여행 때 라이트업은 경험해 봤는데 섀도업은 뭘까 싶었다.

 

앞에도 사진을 남겼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까먹는 바람에 글로 써야 하는 것이 아쉽다. 아까 점심때 구입해서 발급받은 QR코드를 보여주니 우리를 부스로 안내했고, 그곳에서는 2개의 장비를 빌려주면서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장비는

1) 3D 편광 안경

2) 빙키봉처럼 생긴 라이트

 

빙키봉이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이렇게 생긴 NewJeans 응원봉이다. 이 장비의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 여하튼 지급받은 장비를 보면 대충 어떤 이벤트인지 감이 오지 않을까 싶은데... 라이트와 3D 안경을 활용해서 다양한 입체 그림자를 즐기는 것이었다.

 

 

이렇게 고치성 현수각에 우리의 그림자를 비추는 부분도 있었고, 성의 공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조형물을 라이트로 비추고 움직이면서 그림자가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즐기는 파트도 있었다.

 

나름 영상으로도 담아봤는데, 이게 실제 우리가 봤던 것처럼 신기하게 담기지는 않아서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정도로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나름 힘들게 담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영상 찍듯이 찍으면 안 되고 아래에 대충 그린 것처럼

이런 식으로 했어야 '그나마' 우리가 본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담아졌기 때문이다.

 

 

 

이게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세 번째 영상 같은 느낌의 조형이 실제로 해보면 꽤 재미있기도 하고, 가장 효과도 괜찮았는데 그 느낌이 제대로 담기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구성도 처음에는 단순한 느낌의 조형물들이어서 밋밋하게 느껴졌지만, 갈수록 위의 2번째 영상처럼 색을 이용해 특이한 느낌을 주거나, 마지막 영상처럼 입체감을 주는 등 점점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형태로 구성을 했다. 특히, 고치의 지형을 이용한 입체 조형은 꽤나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까 우리가 있었던 고치 성에서, 누군가가 댄스를 추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실제로 볼 땐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천수각에 들어가기 전에는 물의 파동을 이용한 미디어아트도 있었는데, 이게 그냥 볼 때도 꽤 멋있었는데 3D 안경을 쓰고 보면

 

 

마치 이렇게 우리가 물아래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중간에 마치 비처럼 물이 쏟아지는 효과도 무척 멋있었다. 동생도 이 파트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여기서 10분 넘게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면서 이 작품을 관람했다.

천수각 본관으로 들어가기 전 이동 통로에도 조명을 설치해서 안경을 쓰고 통과할 때 입체감이 느껴지는 그림자를 통과하는 부분도 은근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천수각 꼭대기에서 '고치의 야경과 행사정 전체를 감상하며 재미있는 그림자 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란 안내 문구가 적혀 있어서 솔직히 기대를 좀 했었는데...

출처: https://kochipark.jp/kochijyo/shadowup-kochi/

 

내가 각도를 잘 못 맞춰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실제로는 저렇게 선명하게 나오게 만들기가 꽤 힘들었고, 협소한 천수각 공간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그래서 따로 남긴 사진이 없다.

 

 

그래도 이렇게 평소라면 절대 찍을 수 없었을 천수각 위에서의 고치 야경을 찍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천수각 꼭대기까지 오면 섀도우업 행사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끝이다. 천수각을 내려가면서 아까 봤던 미디어아트에서 마지막으로 작품 구경을 조금 더 한 뒤 장비를 반납한 뒤, 설문조사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것을 요청하면 잘 안 해주는 편인데 여기서 이걸 하게 된 이유가... '외국인이고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는데요...'라고 하니 그러면 옆에서 도와줄 수 있고, 이거 다 하면 봉지 라면도 사은품으로 준다면서 정말 절실하게 말하길래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근데, 문제가 또 한 가지가 있었는데...

ㅇ 안내원: 혹시 어디서 오셨나요?

ㅇ 나: 한국에서 왔습니다.

ㅇ 안내원: 그렇군요! 아 근데 한국어 설문지는 준비하지 않았는데...

ㅇ 나: 혹시 그럼 영어는 없을까요?

ㅇ 안내원: 영어도 없어요.

ㅇ 나: (아니 영어도 없다니 이건 쫌...?)아 그런가요...?

ㅇ 안내원: 중국어로 드릴까요?

ㅇ 나: 아... 중국어는 하나도 몰라서... 일본어로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갑자기 일본어 설문지를 받고 하나씩 응답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 한자를 열심히(?) 공부한 것이 여기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줄이야... 설문의 내용은 '어떻게 행사를 알았는지'와 '어디서 왔는지'와 같은 것부터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와 같은 주관식 질문도 있었다. 다행히 주관식 질문은 영어로 작성해도 된다고 했다.

그 와중에 옆에서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 한 명이 내가 답을 머뭇거리면 그 학생이 영어로 어떻게든 설명을 해주려고 애를 쓰곤 했다. 영어 실력이 그리 좋지 못해서 겨우 이해를 하기도 하고, 때론 파파고 번역기까지 사용해 가면서 겨우 설문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동생은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 분께서 도와주셨다는데 그분도 부족한 영어로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를 쓰셨다고 했다.

오전에 들어갔던 절(해당 내용은 https://electromito.tistory.com/896 참고)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 특별한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그 여행지를 특별한 곳으로 느끼게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받은 봉지면 2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여행 시점이 꽤 지났기에, 냉정한 시점에서 기억을 되살린 섀도우 업의 개인적인 소감은 라이트 업과는 다르게 이런 스타일의 이벤트가 아예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아쉬운 편이었다. 

살면서 쓸 일이 없을 3D 편광 안경을 쓰고 입체 그림자를 보는 경험은 신기하긴 했지만 콘텐츠의 종류 자체가 4개(성 건물의 사람, 입체 조형물, 물의 파형, 천수각)밖에 없고, 입체 조형물의 비중이 너무 컸다고 생각한다. 조형물이 너무 많은 데다 어떻게 이동하라는 안내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보니 '이걸 봤는지 안 봤는지 헷갈리기도 했었다. 차라리 그 비중을 줄이고 물의 파형처럼 입체 그림자를 이용한 미디어 아트를 몇 개 더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니면 고치 성의 건물과 지형을 활용한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고 말이다.

다소 부정적으로 쓰긴 했는데 그래도 특이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 천수각에서 고치 현의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점 등 좋은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더 개선된 방향으로 행사를 진행하면 고치 현에서 즐길 수 있는 멋진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또 그렇게 되길 바란다.

 

고치 성 섀도우 업 행사까지 모두 관람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시간이 다소 늦어서 저녁은 편의점에서 산 것으로 때우기로 했다. 가던 중에 대형마트가 있길래 집 고양이 띠띠에게 줄 간식 선물을 비롯해서 몇 가지 물건을 산 뒤, 편의점에 들러서 저녁거리를 샀다.

 

 

라최몇? 온전히 내 것만 저렇게 샀다. 흠... 점심을 먹긴 했는데 배가 좀 고파서 ㅎㅎㅎ;;; 그리고 진짜 다 먹었다.

 

<3일 차 기록>

 

 

ㅇ 열차: 149km

ㅇ 걷기: 24,225걸음(18.25km-누적: 56.9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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