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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고치(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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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블로그 포스팅이 많이 밀렸다. 요새 들어서 회사 일이 너무 정신없어서 집에 오면 쉬기 바쁘다. 오늘도 늦게 퇴근했지만, 더 이상 포스팅을 미루면 안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책상 정리를 하고 PC를 켰다. 그럼 고치에서의 여정을 이어나가자.
즉흥적으로 결정해서 방문한 고치의 첫 방문지였던 '要法寺(요호지)'에서 예상치 못한 환대를 받은 나와 동생은 아직 하루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고치에 오길 정말 잘했다!'라고 말하면서 두 번째 목적지인 '潮江天満宮(우시오에텐만궁)' 이란 신사로 향했다.
신사의 규모는 큰 편이었지만 평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걸어둔 에마나 쿠지들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大吉'이라고 적힌 쿠지가 왠지 눈에 들어왔다. 저것을 뽑은 사람, 좋은 하루를 보냈으려나?
신사를 알리는 특유의 돌문. 규모가 커서 그런가 문의 개수가 여럿 있었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 본 것이다.
신사 근처에 있는, 어딘가로 향하는 돌다리다.
누군가 잃어버린 꽃핀... 주인이 애지중지하지는 않는 물건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만약, 소중한 물건이라면 무척 슬플 테니 말이다...
여기서도 만난 고양이 친구들.
사람을 조금은 무서워하는 어린 고양이였다...
고치에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인 고치성으로 가기 위해서 다리를 건넜다. 적당히 구름이 낀 풍경이 꽤 멋있었다.
12월이지만 겨울 느낌은 전혀 느낄 수 없는 풍경이다.
고치 성으로 가는 길에 '大橋通り(오오하시도리)’라고 하는 아케이드 시장거리를 지나갔다. 과거에 한창 팬이었던 '大橋彩香(오오하시 아야카)'란 성우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름이라 왠지 반가웠다.
이곳에는 'ひろめ市場(히로메 시장)'라고 하는, 고치에서 내세우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고치 성으로 가기로 했다.
시장, 외국인에게는 결코 쉬운 곳이 아니다. 음식 이름도 생소한데, 이를 보완해 줄 파파고조차 무력화시키는 필기체의 메뉴들, 외지인을 등쳐먹을 것 같은 선입견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호객행위까지...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곳을 갈까도 고민했었는데 용기를 내어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가가 모여있는 상점가는 대략 이런 모습이다. 평일 점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 편이지만, 내부가 혼잡할 정도는 아니다. 물론 밤에는 분위기가 더 왁자지껄하겠지만. 여하튼 내부는 깔끔한 편이었고, 호객행위도 그리 심한 편은 아니어서 돌아다니기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이런 곳만 있는 것은 아니고 안쪽에는 이런저런 물건을 파는 매장도 많이 있다. 동생은 그곳에서 유자 모자를 쓴 마메시바 인형을 하나 샀다.
고치의 명물이라고 하는, 참치 타다키를 파는 가게가 보여서 거기에서 주문을 하였다.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보니, 한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왠지 다른 가게 사장의 눈총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받게 된다.
이곳의 시스템은, 음식을 주문하고 근처에 있는 테이블에 앉으면 완성된 음식을 가져다주는 식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대충 감이 올 것 같다.
음식 주문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타다키 세트도 종류에 따라 특제 소스냐 소금을 주느냐가 나눠져 있었고, 역시나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음식 이름까지... 가게 주인 분도, 우리도 번역기 어플을 보면서 아등바등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럴 때 무난하게 먹힐만한 'おすすめの メニュー は何がありますか?(추천해 줄 메뉴는 무엇이 있습니까?)’란 문장마저, 주인 분의 친절함으로 인해 '何が好きですか(무엇을 좋아합니까)'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알려주신 덕분에 음식 주문은 더더욱 힘들어지고 말았다.
서로 이도저도 못한 채 답답한 상황만 이어지다가, 그나마 알고 있는 ′サバ(고등어)'가 보여서 이것과,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추천 메뉴 하나를 주문했다. 정말 아쉬웠던 것은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던 '鮟肝(아귀 간)'을 나중에야 발견했다는 것이다. 쩝... 아쉽... 그래도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타다키의 경우 일부러 큰 사이즈의 것을 시켰는데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격도 1,200엔 정도? 여하튼 일본 여행에서 한 끼를 위해 쓸만한 정도니깐 더더욱 만족스러울 수밖에!
이제 고치 성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공원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서 어떤 할아버지 한 명이 비둘기를 향해 화를 내며 무언가를 던졌는데 그 모습이 왠지 어이가 없이 웃겼다. 비둘기들이 황급히 도망간 것을 보면 사료는 아니었을 것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고치 성의 천수각이 보였다.
고치 성에 도착하고 난 뒤에야 안 사실인데, 이곳은 지난번에 방문했던 가나자와 성과는 정반대로, 천수각은 남아있지만 나머지 건물들은 없는 곳이었다. 정말... 일본의 온전한 성은 히메지 말고는 없는 건가.. 싶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고치 성의 천수각은,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수의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입장료를 내고 고치 성 천수각에 입장했다.
고치 성의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전시물들이다. 왼쪽은 성의 방어를 위해 성벽에 만들어둔 화살 쏘는 곳. 나머지 두 사진은 성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물이다. 가운데에 있는 모형은 천수각에 방문할 때마다 보는 모형인 것 같은데 봐도 봐도 신기하다.
고치 성을 축조할 때 지역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모형인데, 어업을 하는 모습, 카케무샤의 행차, 식재료를 파는 사람들의 모습 등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많이 보였다.
제일 웃겼던, 생선 한 마리를 놓고 냥멍이가 서로 기싸움을 펼치는 모습도 있었다.
과거 고치 현의 모습과 온전한 모습의 고치 성의 모형도 이렇게 전시를 해두었다.
모든 옛 일본 건물이 그렇듯,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실내의 크기가 좁아지기에 위층은 사실상 꼭대기 층으로 가기 위한 중간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는데, 벽면에 일본에 존재하는 많은 고성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히메지, 오사카, 나고야 등 (가나자와는 발견하지 못했다.) 여행 중에 다녀왔던 성들이 있어서 괜히 반갑게 느껴졌다.
아직 최상층에 도달하진 않았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고치의 모습을 보며 이따가 마주하게 될 고치의 전경을 볼 생각에 괜히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꼭대기에서 마주한 고치의 전경.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정말 작은 마루 같은 것이 있었는데 한 사람이 겨우 서있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좁은 데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척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이렇게 도시의 전경을 보니 뭔가 기분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동서남북 4방향을 모두 볼 수 있었고, 당연히 사진을 남겨봤다. 위의 사진은 남쪽 방향
성의 지붕과 좋은 대구를 이루는 고치 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서쪽 방향
카메라로는 아쉽게 담겼지만 전통, 도시, 자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북쪽 방향
그리고 고치 현의 주택가가 밀집해 있고, 우리가 지나왔던 방향인 동쪽 방향. 마지막 사진은 왼쪽 아래에 천수각 그림자가 같이 담겨 있어 특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여기에는 고치 성의 안내와,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위해 상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께서 계셨는데 우리를 보시고는 '기념사진 찍어줄까?'라고 먼저 여쭤보셔서 이렇게 사진도 남길 수 있었다.
표정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혹시나 떨어질까... 란 생각에 살짝 겁에 질린 상황 ㅎㅎㅎ;;;
이곳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멋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러려면 최소 3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가 그때까지 이곳을 개방할지도 모르다 보니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천수각을 내려왔다.
천수각 본관 아래에는 고치 현의 역사를 짤막하게 소개하는 작은 박물관 같은 곳이 있어서 잠깐 들렀다. 초기 고치(과거 이름은 토사라고 하는 것 같다.)는 어업, 특히 포경이 크게 발전한 곳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도자기 산업이 흥했다고도 한다.
근/현대 역사에 대한 소개도 있었는데 다른 것보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53년 전 이곳을 배회하던 중 어쩌다가 사진에 남겨진 다람쥐 두 마리가 담긴 사진이었다.
고치 성 천수각 구격을 마치고 우리가 올라왔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고치 성에서 내려왔다. 아래에서 보는 망루의 모습이 나름 멋있었고, 한국에서는 이미 끝난 가을 분위기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 도로가 서서히 보일 때...
고양이 발견! 어? 근데 한 마리가 아니다???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꾸벅꾸벅 조는 녀석. 근데 가까이에서 보니 콧물이 보였다... 어디 아픈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시크한 표정의 이 녀석은...
생각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편? 고치 고양이에게 간택당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D 근데 동생한테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
결국 얼굴을 안보여주고 시크하게 떠나버린 고양이도 있었고...
'관계자 이외 출입금지'란 경고를 깔끔하게 무시했던 치즈 고양이.
그리고 풀숲에 닭들도 숨어 있었다. 근처에 고양이들도 있는데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도심에 이렇게 닭이 돌아다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고치 시청 쪽을 지나갔는데 방금 우리가 있었던 고치 성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길을 가던 중에 고치 성에서 야간 시간(17:30-21:30) 동안 'Shadow Up Kochi Castle'이란 행사를 진행한다는 광고판을 발견했다. 밤에 딱히 할 것이 없기도 했고, 왠지 작년 가나자와 성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라이트 업' 이벤트와 비슷한 것 같단 생각도 들어서 바로 예매를 진행했다. 광고 문구를 보니 '日本初(일본 최초)' 란 문구도 눈에 들어왔는데 어떤 행사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조금 더 길을 가던 중에 닭 한 마리가 담벼락 위에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여기저기서 '꼬꼬'! '삐약!'거니는 소리가 들렸다. 뒤 배경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곳은 신사였는데 닭을 키우는 신사는 처음이라 궁금해서 잠시 들렀다.
긴 꼬리 깃이 무척 화려하게 느껴지는 수탉이 우리를 맞이했고,
그 주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닭장에서 쉬는 닭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이 곳은 'よさこい稲荷神社(요사코이이나리 신사)'란 곳이었는데,
왜 닭을 모시는지에 대한 설명도 붙어 있었다. 대충, 일본의 오래된 문헌인 '고서기'에서 세계가 어둠에 휩싸였을 때 이를 거둬준 동물이 닭이었기에 이를 기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일단 여기서 이번 포스팅을 매듭짓고, 다음 글로 시코쿠 여행 3일차 포스팅을 마무리 지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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