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기타등등

린 하렐(1944-2020)을 떠올리며......

MiTomoYo 2020. 4. 30.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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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온전히 얻는 4일 연휴 전의 마지막 출근. 늘 그렇듯이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페이스북을 켰을 때 접한 소식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첼리스트 린 하렐의 부고.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좋아하던 음악가의 사망 소식은 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린 하렐의 소식은 좀 더 슬프게, 또 아쉽게 다가왔다. 그래서 블로그에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Lynn Harrell (출처: 공식 홈페이지-https://www.lynnharrell.com/)

그를 알게 된 것은 2014년 전후였을 것이다. 나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알게 되었기에 잠깐 소개를 해볼까 한다.

 

같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던 친구가 뉴욕 필하모닉 내한 공연의 스태프에 지원을 해서 면접까지 보고 온 뒤,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었다. 그중 하나가 최근에, 혹은 가장 인상적인 공연이 무엇이었냐였던 것 같았다. 프로그램 중 베토벤 삼중 협주곡이 들어갔던 공연을 얘기한 것까진 좋았었는데, 무려 로스트로포비치가 협연자라고 얘기까지 했는데 맞냐고 나에게 물어봤었다. 당연히 로스트로포비치는 2007년에 고인이 되셨기에 아닐 거라고 얘기를 해줬다. 면접관들 앞에서 로스트로포비치가 분명 맞다고 우겼는데 어쩐지 면접관들이 좀 이상했다고, 면접을 망친 것 같으니 스태프는 물 건너간 것 같단 답이 돌아왔다. (뭐 여담이지만 면접에서 합격해서 내한공연 기간 동안 동행하며 여러 활동 보조를 했었다.)

근데 나도 당시 공연을 했었던 연주자가 누군지 꽤 궁금해져서 곡명과 공연 시기를 기반으로 찾아봤고, 다행히 정답을 찾았다. 린 하렐이란 첼리스트.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사진을 통해서 푸근한 인상이 느껴지는 연주자였다.

 

그리고 몇 달 뒤 발표된 서울시향 2015년 공연 프로그램에 이 분이 협연자로 나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협연곡도 한 때 무척이나 좋아했던 엘가의 첼로 협주곡. 5년이나 흐른 지금 공연의 많은 것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린 하렐의 연주에서 느꼈던 키워드, 섬세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고 있다. 당시 포스팅을 보니(https://electromito.tistory.com/210) 완벽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것 같다.

2017년에도 서울시향 공연에 협연자로 나선다고 해서(우연히도 지휘자도 같은 엘리아후 인발이었다.) 또 예매를 하고 공연을 보러 갔고(https://electromito.tistory.com/366) 마찬가지로 만족스런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서울시향 수석 첼리스트 주연선과의 사제로써의 연을 보여준 앙코르 역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에 실내악 공연도 있었는데 그 공연은 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연에 가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질 뿐이다.

 

오랜만에 꺼내본 당시 공연의 팜플랫 2권. 2017년 공연은 티켓도 온전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그 뒤로 'The Cello'란 영화에 출연한 것까지는 SNS를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그 뒤로는 조금씩 기억 속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그를 다시 기억 저편에서 끄집어낸 것이 그의 사망 소식이라니...

 

이전에 구입했던, 아슈케나지와 함께 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음반을 오랜만에 꺼내서 들어보며 그를 기억하고, 또 추모해본다.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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