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70114]서울시향-린 하렐의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MiTomoYo 2017. 1. 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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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의 서울시향 공연인지... 마침 마지막으로 갔던 공연이 바로 인발-하렐의 연주였으니 뭔가 더 의미가 생기는 것 같다. (http://electromito.tistory.com/210) 또한 처음으로 롯데 콘서트 홀을 가는 공연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밍기적대다가 하마터면 못 볼뻔했는데 다행히도 막판에 취소표가 나와서 예매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하게 예매를 해야할 것 같다.


여튼 오늘 공연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1부>==================================

A.Dvorak-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앙코르 곡 : 

A.Vivaldi-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g단조 RV.531 중 2악장(무반주, with 주연선-서울시향 첼로 수석)

F.Chopin-녹턴 20번 c#단조 op.posth

============================<2>=================================

P.Tchaikovsky-교향곡 5번 e단조 o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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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협주곡이 길다보니 서곡은 따로 연주하지 않았다. 린 하렐과 엘리아후 인발이 사이좋게 입장을 했는데, 두 노거장의 모습을 보니 뭔가 뭉클한 느낌을 받았다.


지난번 공연과 유사하게, 하렐이 들려주는 첼로의 음색은 참 다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서정적이고 여리게 연주하는 곳에서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1악장의 강렬한 도입부 이후에 등장하는 애수어린 첼로의 멜로디에서 (140마디 부근) 소름이 쭉 돋을 정도였으며 2악장 역시 이러한 부분이 돋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2악장에서는 서로 호흡이 잘 안맞는다는 느낌도 들었고, 자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하렐의 첼로 소리가 조금은 작게 들렸다는 점도 있었다.


앙코르 곡으로 2곡을 연주 했는데, 첫 곡으로 비발디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을 주연선 수석과 같이 연주했는데, 알다시피 주연선 수석이 하렐의 제자였던 만큼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연주가 더욱 특별하게 들렸다. 또 한 곡은 쇼팽의 녹턴이었는데, 지난 번 앙코르 때도 녹턴(당시엔 op.9-2번이었음)을 연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녹턴에서도 그의 부드러운 음색에 감탄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2부 곡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개인적으로 애증(?)의 곡이다. 3번씩이나 연주회에서 연주한 곡(아마추어에게 3번이나 연주를 한다는건 꽤나 많이 연주한다는 뜻!)이어서 "다음 번에 이 곡을 연주하면 다른 악기로 연주하겠다!!!"라고 선언을 하고 돌아다닐 정도다.


반면에 이 곡을 실황으로는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한 5년 전쯤에 프라임 필 공연에서 들어본 적은 있었는데, 당시 공연장 음향이 너무 별로여서 딱히 들었다란 생각이 잘 들진 않았던 기억은 있다. 


이 연주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한 문장으로 요약을 하자면 '단원들이 진짜 고생을 했겠다.'였다. 템포가 무척이나 많이, 그리고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1악장 레터 O근처의 클라이막스에서 템포를 갑자기 확 늦추는 것에서 일단 오늘 연주가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 악장에서도 그랬다. 템포의 변화가 많은 2악장에서도 내가 경험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에서 조금씩 템포가 바뀌었다. 왈츠라고 명명된(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하지만) 3악장에서는 '지금 연주되는 곡으로 왈츠는 못추겠다!'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4악장은 의외로 템포가 많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은데 중간에 바이올린이나 트럼펫(아쉽게도 완벽하게 성공하진 못한 것 같았다....) 을 의도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부분은 곡의 특성과 개인적인 경험(파트장으로써 이 곡을 준비했었으니) 때문인지 계속해서 전율이 흘렀다.


오늘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attacca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악장을 쉼없이 연주했다는 점이었다. 이게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1악장 초기에 등장하는 클라리넷의 멜로디가 다른 악장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하니깐, 이렇게 연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쇼스타코비치, 브람스에 이어서 이번에도 정말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정말 취소표가 나올까봐 중간중간 모니터링 한 보람이 있었다.


여담으로 처음으로 롯데 콘서트 홀에 가봤는데 일단 비주얼은 예당에 비해서 훨신 멋있단 생각은 들었다. 음향은 2층 왼쪽은 잔향이 예당보다는 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떨 때는 소리가 풍성하게 들리기도 한데, 너무 소리가 '벙~ 벙~'스럽게 들리기도 하는 것 같다. 일단 다른 위치의 좌석들도 가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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