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비발디-바이올린 협주곡 op.8-1~6 '사계','폭풍의 바다','즐거움'(세종 솔로이스츠, 초량린, 안토니 뉴먼))

MiTomoYo 2014. 1. 3.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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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녹음되고, 편곡된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가 아닐까 싶다. 그에 대한 반발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가 구매한 음반은 단 2종에 불과하고 그나마 1종은 DG111시리즈를 사면서 소장하게 된 음반이다. 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이 곡이 현재와 같은 인기를 누리게 된 기간이 의외로 짧다는 것이다. 1942년에 처음으로 녹음이 되었고 1952년까지만 해도 이 곡이 녹음된 음반은 단 2종에 불과하다. 현재는 편곡된 음반까지 합해서 약 1000종 이상의 음반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슬프게도 그의 다른 곡들은 음반으로 잘 출시가 안 되는 것 같다. 뭐 작품수가 엄청나게 많은 것과 동시에 비슷한 스타일의 곡들이 많아서 그런 것도 한 몫 하겠지만 말이다.


<많아도 너무 많아서 탈이다. 비발디도 사계로만 알려진 작곡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소개하는 음반은 낙소스에서 2006년에 발매한 음반으로써 연주단체는 세종 솔로이스츠. 독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초량린, 하프시코드와 오르간에는 안토니 뉴먼이 맡았으며, 사계뿐만 아니라 같은 작품번호 8번에 속하지만 전혀 조명을 받지 못하는 '폭풍의 바다' '즐거움'이란 부제가 붙은 협주곡도 같이 녹음이 되어있다. 여담으로는 당시 참가한 단원들 중 현재까지 여기에 속해있는 단원은 3명이며(참여 인원은 15) 참여한 사람 중 리처드 용재 오닐(Richard O'Neill)도 있었다는 것 정도가 있다. 일단 이 음반은 정격연주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언급하면서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해보려 한다.


<세종 솔로이스츠에 몸을 담았던 연주자들은 현재에도 다양한 단체에서 계속 활동을 하고 있다.>


1 '' 1악장에서부터 기존 연주와는 다른 부분이 들리는데 32분 음표에 이은[각주:1] 상승 음계가 악보상으로는 같이 연주하도록 되어있는데 이 음반에서는 독주,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이 엇갈려서 연주를 한다. 셈여림이나 꾸밈음 같은 요소들은 바로크 음악의 즉흥성을 고려해봤을 때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부분은 조금 의아하다. 슬리브 노트에도 이에 대해서는 시원스럽게 언급을 생략했다. 3악장에서 쳄발로가 아니라 휴대용 오르간(Portatif Organ)을 사용한 부분도 특이한데 나름대로 설득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3악장 첫 마디에 적힌 문구가 '목가적인 백파이프가~~' 라고 시작을 하는데 이 오르간 소리가 백파이프를 묘사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봄이란 이런 느낌일까???  

그림 출처 : http://umina.deviantart.com/art/ANTONIO-VIVALDI-SPRING-51241849>


2 '여름'에서는 2악장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Adagio부분에서 계속해서 나타나는 부점리듬을 전부 sul ponticello[각주:2] 처리함으로써 파리가 날아다니는 짜증스런 느낌을 적절하게 묘사했다.


<비발디에게 여름은 성가신 계절이었던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사진 출처 : http://umina.deviantart.com/art/ANTONIO-VIVALDI-SUMMER-51387151>


3 '가을' 1악장은 굉장히 유연한 템포의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35마디에서는 살짝 느려지는 것 보다는 그냥 원 템포 그대로 가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반면 44마디부터 나타나는 템포의 계속적인 변화들[각주:3]은 매우 괜찮은 효과라고 생각을 한다.


<가장 풍부한 묘사가 담긴 비발디의 가을, 확실히 가을은 볼 것도 할 것도 많은 계절이다.

그림 출처 : http://umina.deviantart.com/art/ANTONIO-VIVALDI-AUTUMN-51727115>


4 '겨울'에서는 1악장에서부터 sul ponticello로를 사용하며 이 주제가 나오는 부분은 전부 같은 주법을 사용한다. 2악장에서는 앞서 사용했던 오르간이 다시 등장한다. 음색이 튀는 쳄발로에 비해서 현악기들과 잘 융화된다. 템포도 살짝 빠르게 잡은 편인데 늘어지게 들리지 않아서 오히려 괜찮다고 생각한다.


<위의 세 그림과는 달리 이 그림은 2악장의 모습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출처 : http://umina.deviantart.com/art/ANTONIO-VIVALDI-WINTER-52061111>


5 '폭풍의 바다'6 '즐거움'역시 결코 듣지 않고 넘기기는 아까운 연주들이며 특히 5곡의 1악장은 이 음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기도 하다.

 


<리뷰 쓰는 것이 너무 힘들다 ㅠㅠ>


앞서 말한 것처럼 사계는 이미 더 이상 음반이 나올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녹음이 되었고 온갖 특이한 악기들[각주:4]부터 해서 별 이상한 시도들[각주:5] 이 이뤄지고 있으며 웬만한 연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사계음반을 얼마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연주를 좋게 들었다. 초량린의 연주는 사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풍경들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세종 솔로이스츠의 연주도 수준급이다. 만약 나처럼 사계 음반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라면 이 음반을 선택하는 것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음대로 별점 : ★★★★☆/5

마음대로 한줄 : 경쟁자가 많긴 하지만 분명히 경쟁력이 있는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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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Naxos 발매 (2005년 발매)

1~3 : Violin Concerto op.8-1 in E major "Spring" RV269

4~6 : Violin Concerto op.8-2 in G minor "Summer" RV315

7~9 : Violin Concerto op.8-3 in F major "Autumn" RV293

10~12 : Violin Concerto op.8-4 in E major "Winter" RV297

13~15 : Violin Concerto op.8-5 in Eb major "The Storm at Sea" RV253

16~18 : Violin Concerto op.8-6 in E major "The Pleasure" RV180

 

<연주자>

세종 솔로이스츠 (음악감독:강효)

바이올린 : 초량린

쳄발로/오르간 : 안토니 뉴먼

 

200596~9일 미국 뉴욕 홀리 트리니티 교회에서 녹음


-----------------------------<각주>-------------------------------

  1. Vengon' coprendo l'aer di nero amanto E Lampi, e tuoni ad annuntiarla eletti라 적혀있는 다음 마디-45마디 [본문으로]
  2. 브릿지 바로 위쪽에서 활을 긋는 주법-상당히 날카로운 소리가 난다. [본문으로]
  3. 느려졌다가 하강음형에 맞춰서 서서히 빨라진다 [본문으로]
  4. 코피리, 전자기타, 가야금등등 그냥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악기들은 한 번씩 이 곡을 연주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쉬울 것 같다. [본문으로]
  5. Max Richter의 재작곡-이라고 쓰고 원작 파괴라고 읽는다. 나는 저 작업을 굉장히 싫어한다. (링크 : http://www.youtube.com/watch?v=g3fOVDTg9pU)여기서 들어볼 수 있는데 악장 별로 가장 그럴듯한 부분만 따와서 그냥 무한 반복하거나 화성만 조금 바꾼 듯한 느낌이다. 또 듣다 보면 필립 글라스의 또 다른 바이올린 협주곡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들린다. Classicstoday의 David Hurwitz는 아예 이 음반의 작곡가를 diddled by Max Richter-Max Richter가 사기친-라고 표현했다.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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