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말러-교향곡 5번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구스타보 두다멜)

MiTomoYo 2014. 5. 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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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좀 덜하긴 하지만, 얼마 전만해도 음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샀을 때 가장 먼저 말러의 음반부터 둘러봤었다. 말러를 아직 듣지 않았을 당시에는 1시간 가까이 되는 곡의 길이라던가 거대한 편성과 같은 정보만 가지고 그의 음악이 어렵고 이상할 것이라고 판단했었지만 막상 그의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말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 그 때가 군생활을 할 무렵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어찌나 극성스러웠던지 클래식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던 내 동기 형이 말러라는 작곡가의 이름을 알 정도였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금 쓸 리뷰는 내가 처음으로 접하게 된 말러의 음반이 되겠다..


<저 위엄 넘치는 젊은 지휘자의 모습을 보라!!!>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두다멜이 이끄는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5번 음반으로써, DG 111 시리즈의 첫 번째 세트에 있던 음반이다.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것이, 만약 교향곡 7번이나 3, 10번이 들어갔었더라면 아마 지금처럼 말러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두다멜이나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야 엘 시스테마라는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일 것이고 메스컴이라던가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으니 여기서는 굳이 더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말러의 교향곡 5번은 말러 입문으로 자주 추천 받는 것과는 달리 연주하는 데에 있어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난곡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1악장이나 3악장에서 나타나는 트럼펫, 호른 수석의 솔로 등으로 대표되는 관악주자들의 개인적인 기량 외에도 오케스트라의 긴밀한 합주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곡이 와장창 무너져버릴 곳이 굉장히 많은 난곡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아마추어이지만 이미 아바도를 포함한 저명한 지휘자들의 지도를 받고 DG 이전에도 이미 여러 장의 음반을 발매한 만큼 "청소년"이란 단어로만 이들을 정의하기는 힘든 면이 있다.[각주:1]

 

1악장은 트럼펫 솔로를 중심으로 하는 장송행진곡이며, 트럼펫 수석에게는 굉장히 부담이 되기도 한다.[각주:2] 음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편집과정을 거쳤음에는 분명하지만, 일단 트럼펫 솔로는 뛰어난 편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살짝 입술이 풀린듯한 소리가 나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트럼펫의 팡파르에서 삼연음 이후의 4분음표마다 악센트를 특히 강하게 강조를 하는 부분이라던가 부점 리듬의 16분 음표를 아주 날카롭게 처리하는 부분은 이 음반이 전체적으로 가지는 특징을 요약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1악장은 크게 트럼펫으로 표현되는 팡라르 주제와 현악기가 주가 되는 장송행진곡 그리고 격렬하게 진행이 되는 트리오 부분으로 진행이 되는데 두다멜은 세가지 부분들에 대해서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악센트와 날카로운 리듬을 통한 팡파르와는 달리 장송행진곡의 경우에는 현악기의 표현을 최대한 이끌어내려하는 것이 들려온다. 악센트의 경우는 팡파르의 주제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편은 아니다. 특히 51~52마디의 첼로 멜로디의 표현력은 발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격렬하게 진행이 되는 트리오에서는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진행이 되는데, 이는 템포를 유연하게 가져가는 래틀(베를린 필, 2002)연주라던가 금관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강렬함을 표출하는 텐슈테트(런던필, 1988)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성부간의 균형 역시 상당히 잘 잡혀있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처음 부분에서의 바이올린의 8분음표들이 너무 뭉치게 들리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생각한다.




<보기만해도 어렵다.... 어후......>


2악장은 작곡가 자신이 이 악장이 실질적인 첫 번째 악장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으며[각주:3] 상대적으로 단순한(?)구조의 1악장과는 달리 음악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일 정도로 복잡한 형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앙상블적인 측면에서 훨씬 난이도가 높은 악장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각주:4] 2악장의 시작 부분의 템포는 내가 들어본 어떤 녹음들보다도 빠르게 진행이 된다. 아마 이 음반을 듣다가 다른 음반을 듣게 되면 너무 느린데? 라고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리허설 번호 2번 직전(음반 기준 0분 28초 경)에서 급격하게 루바토를 주었다가 다시 원템포로 복귀하는 부분은 꽤 독특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엄청난 템포에도 불구하고 앙상블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부분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듣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남미 특유의 느낌이 나기도 하는 것 같다.

전체적인 해석의 느낌은 1악장과 비슷하며 멜로디의 분위기에 따라서 템포라던가 다이나믹에 큰 차이를 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방식의 해석은 변화무쌍한 2악장에서는 크게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전반 악장만 놓고 보면 결코 다른 음반들에 비해서 꿀릴 것이 없는 음반이다!>


3악장은 거대한 스케르초 악장이면서 렌틀러와 왈츠로 이뤄진 악장이기는 하지만 거의 18분에 달하는 연주시간에 곳곳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푸가토가 계속해서 등장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호른 수석의 호른 오블리가토[각주:5]까지 나타나는 여러모로 독특한 악장이다.

가장 먼저 이 악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블리가토의 호른은 1악장의 트럼펫 솔로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현악기군의 경우는 특히 푸가토에서 등장하는 비올라, 첼로는 끈적거리는 듯 하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음향을 들려준다. 바이올린의 경우는 반면 전체적으로 가느다란 느낌이 든다. 아쉬운 점은 목관악기는 시종일관 앞에 돌출되는 일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리허설 번호 2번에서 목관악기에 Schalltrichter in die Hohe[각주:6]에다 포르티시모까지 적어두었고, 목관악기 군 이외에는 유일하게 비올라가, 그것도 점점 작아짐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소극적인 느낌이 나서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두다멜의 해석은 앞선 1부(1, 2악장)와 비슷한 패턴으로 렌틀러 왈츠의 템포를 극명하게 차이를 두고 진행을 한다. 게다가 푸가토가 등장하기만 하면 템포가 좀 더 빨라지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나의 테마가 진행되는 동안에서는 템포의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어서 어쩌면 유치하고 뻔한 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곡 자체가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만큼 괜찮은 접근이라는 생각도 든다.


4악장도 여러모로 독특한 악장인데 템포를 2배 느리게 해도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악장이며[각주:7] 두다멜의 경우에는 10분대 후반을 찍으면서 조금 느린 템포로 진행을 했다. 앞서서 1, 2악장이 곡의 분위기에 따라서 다양한 변화를 가함으로써 좋은 해석을 보였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시종일관 아름다운 멜로디만 나오는 이 악장만큼은 썩 좋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이 음반만을 가지고 있었을 무렵에는 이 악장의 매력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고 이 악장의 주제가 5악장과 연계된다는 점 역시 전혀 캐치를 해내지 못했다. 나중에 다른 녹음들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을 정도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다이나믹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무리 말러가 이 악장에 피아니시모를 적어두었다고 해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작게 연주해서 잘 들리지도 않는 부분이 태반인데다가 전체적으로도 너무 심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앞의 악장들에서 잘 해주었기 때문에 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베니스의 죽음이란 영화에 4악장이 주구장창 나온다고 한다 -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5악장은 계속해서 푸가토가 등장하는 악장으로써 연주하는 사람은 정신이 없어질만큼 격렬하게 진행되는 악장이라고 생각을 한다. 마찬가지로 두다멜은 푸가토를 굉장히 빠르게 처리를 하고 푸가토가 아닌 부분은 (다른 녹음에 비해서는 좀 더 빠르지만)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는 패턴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첫 푸가토의 시작부분으로써 빠른 템포임에도 불구하고 앙상블이 전혀 무너지지 않으면서도 악센트는 확실하게 표현하는 첼로, 베이스 파트라고 생각을 한다. 조금씩 어긋나는 텐슈테트의 음반이나, 악센트에서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살짝 느려지는 래틀의 음반보다는 더 낫게 들린다. 다만 리허설 번호 14번 직전에 점점 저음으로 내려가는 부분은 조금 어색하게 들린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준수한 편이며 코랄부분이나 마지막 코다 역시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다.


<이번 리뷰를 쓰는데 꽤 도움을 준(?) 녀석>


이 연주를 녹음한지도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두다멜은 지휘자로써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이 음반을 가지고 평가했을 때 현재 그가 음악계에서 성공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에 수긍이 간다.


마음대로 별점 : ★★★★/5점

마음대로 한줄 : 나무보다는 숲을 강조한 연주, 그리고 아쉬운 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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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Deutsche Gramophone 111 Series Vol.1 11CD에 수록

1~5 : G.Mahler : Symphony No.5
 

<연주자>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지휘 : 구스타보 두다멜)
 

2006년 2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카라카스 대학 건축물 대강당에서 녹음

-----------------------------<각주>-------------------------------

  1. 주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기교적인 면이라던가 표현력의 측면에서 프로 오케스트라에게는 밀린다는 편견이 일반적으로 있으므로 언급한다. [본문으로]
  2. 실제로 유튜브에 업로드 된 런던 심포니/정명훈의 영상을 보면 시작부터 실수가 나온다. 앞에서 잠깐 등장한 One of the finest orchestra in London이라는 멘트 바로 다음에 등장하니 조금은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만큼 이 부분이 엄청난 부담감을 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 링크-https://www.youtube.com/watch?v=LdoYX0P_Jmo [본문으로]
  3. 1악장의 조성이 c#단조임에도 불구하고 말러는 이 교향곡의 총보에 조성을 달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참고로 2악장의 중심조성은 a단조다. [본문으로]
  4. 그래도 성부가 단순하게 나뉘는 초기 교향곡과는 달리 5번 교향곡의 (imslp에 업로드 되어있는 Peters 판본을 기준으로) 성부는 굉장히 복잡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스코어를 전체적으로 훓으면서 듣는 것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본문으로]
  5. 3악장에서는 4대의 호른과 더불어 Horn Obligato를 따로 기입해서 진행했으며(일반적으로 관악기는 2대를 한 보표에 적는 것이 일반적이다) 말러는 이 곡을 지휘할 때 마치 호른 협주곡 처럼 지휘자의 왼쪽에서 연주를 했다고 한다. 이는 사이먼 래틀의 2002년 취임 연주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연주를 행했다.(유튜브 링크-https://www.youtube.com/watch?v=52Q0FVB8q3E) [본문으로]
  6. 벨을 높게 들고 - 이렇게 연주를 하면 소리가 앞으로 쭉 뻗어나가는 느낌을 주게된다. [본문으로]
  7. 김문경씨의 "구스타프 말러"를 보면 음반별 4악장 러닝타임 비교표가 있는데 7분에서부터 15분대까지 정말 "폭 넓은" 템포를 보여주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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