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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단편선-밤이 오기 전에(마르셀 프루스트 저/유예진 역/현암사)

MiTomoYo 2022. 4. 2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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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사진 포스팅을 이어나갔는데 요새 갑작스럽게 써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게으름을 부렸다간 키보드를 두드리기도 전에 그 의욕이 꺾여버릴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일단 짧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것부터 얼른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이 책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 전에 남겼던 여러 단편집을 모은 것으로, 개중에는 출판되지 않았거나, 아예 미완성을 끝난 것들도 존재하는데, 역자는 이러한 단편들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대작이 순간적인 영감에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 작가의 확고한 가치관과 시행착오, 고민, 도전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들이란 평가를 내렸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여러 작품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오데트, 프랑수아즈와 같은 등장인물의 이름. 카틀레야 꽃, 향기를 통해서 얻는 추억, 사랑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감정, 글에서 풍기는 분위기(부족한 필력으로써는 이 이상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등이 그렇다. 따라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이미 접했다면 역자의 평가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분위기를 파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상적으로 남은 작품들은 '무관심한 이(1896)', '추억_2(1893)', '미지의 발신자(미출간)', '폴린 드 S.(미출간)'이었고, 이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 하나를 인용하면서 포스팅을 마무리 지을까 한다.

 

'의사가 직접 사형선고를 내리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결국 누구나 모두 죽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삶에 고귀하게 작별을 고하기 위해 죽음을 사색하는 자들을 볼 수 있다.' (from-폴린 드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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