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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효과-프루스트를 사랑한 작가들의 글쓰기(유예진 저/현암사)

MiTomoYo 2021. 8. 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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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월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쓰고 있다. 가끔씩 예전에 쓴 일기를 읽어보곤 하는데, 당시 썼던 글을 보면 이렇게나 글을 못썼던 시절도 있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기록할 수 있는 일기장에서조차 이를 거의 표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아쉬움마저 느껴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해서 내면의 감정을 글로써 표현하고자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나 역시 프루스트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의 사례가 모두 읽어볼 가치가 있지만, 그중에서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버지니아 울프일 것이다. 모든 예술의 발전은 과거의 위대한 작품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분투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기에, 작품 내에 곳곳에 이러한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이 다소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녀의 등대로란 작품이 비교 사례로 실려있는데, 기회가 되면 이 책도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언어학적으로 접근한 제라르 주네트 파트 역시 흥미로웠다. 등장인물, 이를테면 프랑수아즈가 자주 하는 말실수가 그 인물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과 같은 작품의 해석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8명의 작가들이 어떤 식으로 프루스트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연구서의 성격이 강해서 원래 내가 책을 산 목적과는 살짝 다른 편인 데다가 이들의 글을 전혀 읽어본 적도 없었기에 이 책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작품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접근해보고 싶거나 하면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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