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책!책!

독재자의 노래-그들은 어떻게 대중의 눈과 귀를 막았는가(음악사연구회 / 민은기 엮음 / 한울)

MiTomoYo 2013. 10. 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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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리뷰나 공연으로는 블로그를 꾸미는게 한계가 있어서 새로 음악과 관련된 책을 읽고 독후감 비슷한 것을 쓰는 책책책!이란 메뉴를 만들었다. 시간이 되면 과거에 읽었던 책들도 다시 읽어보고 써볼 생각이다.



이 책은 음악이 독재자들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어떤 식으로 이뤄져있는지를 다루고 있고, 약간의 음악적 지식과 역사적 지식을 갖추면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에서도 보이는 것 처럼 나폴레옹,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 마오쩌둥, 김일성, 박정희, 카스트로와 그들이 어떻게 음악을 이용했는지를 설명한다. 일단 마오쩌둥과 카스트로의 경우에는 대충 읽었다는 것을 좀 이야기 하고...... 워낙 이쪽은 문외한이라서


아무래도 독일계통의 음악을 선호하는 나는 히틀러쪽을 좀 더 관심있게 읽어보게되는데 그는 '정통'을 앞세우면서 바흐부터 바그너에 이르는 독일 음악을 선전하기위해 갖은 공을 들였고, 일부는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이스라엘에서 거의 연주되지 않는 바그너라던가...... 베토벤 9번이 아우슈비츠 독가스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광경을 상상하면 눈 앞이 하얘질 지경이다. 이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유대계 작곡가들(이르면 멘델스존)은 나치로 인해 아직까지 제대로 평가를 못받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도 언뜻 기억이 났다. 하여간 이들의 행적은..... 뭐 끔찍하다.


집에 70~80년대 가요가 실린 LP판들이 좀 있다. 어렸을 때 보면 항상 "건전가요"라는 것이 마지막 트랙에 존재했었고 이것이 뭔지 항상 궁금해 했었다. 좀 커서는 "건전가요"가 의무적으로 실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이다. 지금도 뭐 문화 컨텐츠는 등한시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는 하지만 뭐 그 당시처럼 별의 별 이유를 대며 금지곡으로 지정하는 정도는 아니니 다행으로 여겨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또한 국민체조나 새마을 운동, 잘 살아보세와 같은 노래들처럼 뭔가 (저자의 말에 따르면)명랑하고 씩씩한 노래들은 이 시기에 나온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위의 정책들을 만들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많은 논의를 거쳤다고 하니 음악이 어지간히 눈엣가시였던 모양이었나 보다 싶다.


북한의 예술이야 자기네들 권력 유지를 위해서 이용하고 있고 그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철저히 김일성의 입맞에 맞춘 음악을 요구했고(예를 들면 판소리, 김일성은 판소리를 굉장히 싫어했다. 북한 노래를 접해보면 대충 감이 올 것 같다.)철저히 그러한 음악들만 살아남았다. 국악기들도 이러한 정책에 따라서 개량되어 나갔고, 지금 보면(특히 관악기를 기준으로)서양악기랑 외양상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변해버리고 말았다.


이 책에 나온 인물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자신을 선전하는데 이용했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음악가들은 자신의 생계(혹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 독재자들은 음악이 대중들에게 가지는 파급력을 알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여담으로 이 책을 출판하는데 박정희가 큰 애로사항이었다고 민은기 교수가 밝힌 것을 보면 (여러군데에서 박정희 부분을 빼달라고 하거나 아예 출판 허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아직 우리나라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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