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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東浩紀 저 / 이은미 역 / 문학동네)

MiTomoYo 2014. 12. 1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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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독후감인 것 같다. 이 책은 2013년 2학기에 있었던 한 교양수업에서 강사가 추천해준 책 중 한 권이었고[각주:1] 이 책은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통해서 2000년대 초의 일본 사회를 투영해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07년에 같은 사람이 쓴 게임적 리얼리즘이라는 책 역시 추천받은 책 중 하나이다.


사실 책을 빌리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왜냐하면 제목에서도 볼 수 있는 '포스트모던'이란 단어인데,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정의 자체가 굉장히 난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검색을 해보면 분야별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다행히도 여기서 말하는 포스트모던이란 오타쿠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한 70년대 이후를 지칭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동물화는 단순히 욕구를 충족하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정의를 했다.


이 책에서 논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과거의 이야기 중심적인 사회에서 이제는 데이터베이스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의 다양한 가치관이 무너져내리면서 사람들은 서로간의 교류를 통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욕망을 채워가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오타쿠들이 추구하는 것들을 통해 현재 사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이 2001년이지만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현재에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2차 창작'과 '모에 요소'를 예로 든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모에 요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지금의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보면 훨씬 과거 지향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다.[각주:2]


또한 이 책이 보여주는 사회의 모습은 단순히 일본의 모습만을 투영한 것일까?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마도 전세계에 적용을 해봐도 잘 적용이 되지 않을까 싶고, 그 중추적인 역할에는 인터넷이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베이스의 소비화야 대표적인 예로 검색 서비스가 있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이 조건에 만족하지 않나 싶다.


서브컬쳐 문화에 약간의 지식들이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만큼 쉬운 책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게임적 리얼리즘이란 책은 올해 초에 한 번 빌리기는 했었는데 읽을 시간도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의 후속이란 느낌을 계속해서 받기도 하고 해서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그냥 반납했던 적이 있었다. 조만간에 빌려서 다시 빌려볼 생각이다.

  1. 그 중 하나는 이미 독후감을 쓴 "사쿠라가 지다, 벚꽃도 지다"이다. [본문으로]
  2. 잘 짜여진 설정이라던가 이야기적인 측면이 그렇다는 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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