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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와 파랑새(울려라! 유포니엄 극장판)를 보고 왔습니다.

MiTomoYo 2018. 10.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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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주의주의!!!



울려라! 유포니엄(이하 유포니엄)은 개인적으로 중학교와 대학교 시절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겪었던 많은 일과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이상할 정도로 많이 보여준 덕분에, 상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

(해당 TVA 후기는 여기에: http://electromito.tistory.com/441?category=784420)


제목에서 유포니엄과 관련된 부분을 몽땅 빼버린 덕에 처음에 PV를 잠깐 보고 어어??? 뭐지?? 했었는데 의도적으로 유포니엄과 연관된 작품이란 것은 드러내진 않은 모양.


이 작품은 TVA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카사키 노조미(Fl, 이하 노조미)와 요로이즈카 미조레(Ob, 이하 미조레)간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으로, '리즈와 파랑새'란 가상의 동화 이야기와 이를 모티브로 한 관악곡을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두 사람 간의 미묘한 관계에 대한 것이 주된 내용이다.


우선 작품의 템포가 상당히 느긋하게 진행이 되는 편이며, 작품에서 변하는 인물 간의 관계 역시 급박하게 변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이 지루하냐면 또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비를 활용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두 주인공에 대한 대조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첫 번째는 실내화를 신는 장면에서 노조미는 실내화를 바닥에 툭 떨어뜨린 뒤 갈아신으며, 미조레는 바닥에 조용히 내려놓은 뒤 신는 부분이었고, 두 번째는 두 주인공의 양말 색깔이 각각 검은색과 흰색으로 서로 반대되는 색으로 설정을 해두었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동화 이야기는 수채화 같은 느낌의 작화를 실제 진행되는 이야기는 기존의 애니메이션의 작화를 사용한 점. 노조미-미조레의 솔로가 서로 간에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쿠미코-레이나가 야외에서 같은 부분을 연주한 것이 다른 평가를 받은 것 등등 작품 내 곳곳에서 이런 연출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동화에서 리즈와 파랑새는 서로 작별을 하는 새드 엔딩으로 끝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콩쿠르(혹은 그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까지 이어지는, 노조미가 말한 해피엔딩에 좀 더 근접하게 끝났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이야기도 대조적이라 느껴졌다.

 

또한 느긋한 템포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덜어내야 할 장면이 있나 생각을 해봐도 딱히 그런 부분이 떠오르지 않았다. 보통은 서비스 신이 그 대상이 되며,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등장한 서비스 신은 두 장면이었는데, '좋아해 허그!'는 두 사람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으로써 그 역할을 했으며, '해피 아이스크림!'대사는 배경화된 2학년 학생들이 소소하게 등장하는 장면이면서 서로 간의 미묘한 관계가 해결되었음과 동시에 미조레의 조금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주었단 생각이 들었다.


연주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진 않으나, 음악적인 연출은 TVA에서 보여준 역량이 그대로 드러난 편. 초반부 첫 솔로 합주에서 미묘하게 피치가 벗어난 상태로 연주가 되어 '흠... 튜닝은 하고 불었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 역시 의도한 효과라는 것에 상당히 놀랐다.

마지막 합주 장면에서는 노조미의 연주에서 플룻 연주할 때 제어가 안되면(혹은 실력이 부족하면) 들리는 특유의 바람 새는 소리가 있는데 이것까지 제대로 포착해서 들려주는 점은 감탄 그 자체였다!


그냥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는데, 첫 번째는 TVA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노조미와 미조레의 관계에 대해서, 특히 미조레의 행동에 대해서 공감을 못 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으며[각주:1] 두 번째는 두 사람 간의 미묘한 기류가 해소되는 장면에서 여지없이 등장하는 백합스런 분위기의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취향의 차이, 관점의 차이일 수 있는데, '울려라! 유포니엄'은 너무나 잘 만든 음악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기에, 자꾸 백합에 초점이 쏠려버리는 것이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아쉽기 때문이기도 하다.[각주:2]


여튼, 유포니엄을 재미있게 봤고, 느긋한 템포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작품이며, 다음 유포니엄 극장판도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1. 물론 이것은 작품의 분위기 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작중에서 간단히 나오는 등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배려는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2. 물론 이런 장면이 있기에 상업적으로 더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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