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차이코프스키-교향곡 5번,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서곡(레너드 번스타인, DG)

MiTomoYo_P MiTomoYo 2015. 12. 1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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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내게 차이코프스키는 멜로디를 매력적으로 뽑아내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작곡가 정도로 인식이 된다. ,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작곡가는 아니란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 기간 동안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꽤 자주 마주치게 되는 작곡가이기도 했다. 물론 교향곡 5번만 만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5번 교향곡은 좋아하는 곡이 아니다. 2악장의 호른 솔로는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전체적으로 곡이 뻔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특히 4악장은 그저 강약조절의 대비가 없는 그저 내지르는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호쾌하긴 하지만 연주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죽을 맛인 것은 사실이다.

 

오늘 쓸 음반 리뷰는 번스타인이 지휘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으로 DG에서 발매한 만년의 녹음이다[각주:1]


<잘 보면 4번과 6번에 대한 호평은 적혀있는 반면 5번의 경우 별다른 메시지는 적혀있지 않다.>


일단 이 음반은 템포의 변화가 다른 음반과는 달리 매우 독특하단 특징이 있다. 특히 느린 부분에서 이것이 굉장히 눈에 띈다. 1악장의 서주가 3분 컷에 걸릴 정도로 느리다.[각주:2] 반면 본격적으로 곡이 시작되면 템포를 훨씬 빠르게 잡다가 2주제가 들어가는 부분[각주:3]에 들어가면서 템포가 급격하게 느려지게 된다. 여기에는 어떠한 템포의 지시 변화도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번스타인의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간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패턴은 1악장 내내 여러 부분에서 등장한다. 또한 Molto piu tranquillo부근에서는 템포가 거의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변화의 폭도 굉장히 크다.

 

2악장의 처음 부분도 역시 매우 템포가 느리다. 호른의 솔로의 첫 음은 1분이 넘어가서야 등장을 한다.[각주:4]  이 템포 그대로 안정적으로 솔로를 연주하는 호른 주자가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템포가 쳐지지만, 그 나름대로의 매력은 또 있다고 생각한다. 매우 감성적으로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의외로 1악장에 비해서 자의적인 템포의 변화는 크게 없는데, 이는 2악장이 템포가 계속 미묘하게 변하게끔 지시를 했기 때문이다. 작게는 리테누토(riten)와 아니마토(animato)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크게는 메트로놈 표기가 조금씩 변하는 등[각주:5] 악보에 표기가 되어있는데, 느릿한 템포 와중에서도 지시어들은 정확하게 지켜진다. 물론 Tempo Precedente 이후의 Tempo I[각주:6]의 피치카토는 음량의 변화와 함께 템포를 죽여나가는 등의 특징도 존재한다.

 

3악장은 왈츠라고 작곡가가 명시했지만, 개인적으로 이건 페이크며, 간주곡이란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번스타인의 생각도 나와는 크게 다르진 않은 모양인지 일반적인 왈츠보다는 조금 느린 템포로 해석을 했다. 사실 짧은 악장인 만큼 이외에 크게 특이할 만큼의 무언가는 없다.

 

4악장은 사실 자의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의외로 많지는 않지만, 왜 그렇게 연주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188마디[각주:7]에서 앞부분과 같은 멜로디를 반복하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 의도적으로 템포를 한 번 죽였다가 가는 부분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4악장의 전체적인 해석은 과거 Sony시절에 발매했던 동곡의 녹음과 매우 유사한 편이다. 다만 당시의 녹음이 정말 숨 넘어가는 템포로 인해서 연주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템포를 죽임으로써 좀 더 좋은 효과가 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2012년, 처음으로 차이코프스키 5번을 연주하면서 샀던 총보. 나름대로 리뷰 쓰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


녹음의 밸런스는 전체적으로 관과 팀파니에 더 큰 비중이 있다고 느껴진다. 덕분에 좀 더 호쾌하고 자극적으로 들린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다른 녹음에서는 잘 들리지 않던 부분에서 바순이나 호른의 소리가 툭 튀어나오는 경우도 존재한다. 다만 트럼펫의 음색은 조금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듣다 보면 귀가 아파오기도 한다.

 

커플링 된 곡은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으로, 사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차이코프스키를 선호하지 않는 나의 특성상 많이 들어본 곡은 아니기에(몇몇 멜로디는 알고 있으나, 곡을 전체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다보니……)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과는 달리 자세하게 무엇이 어떻다는 식의 평을 내리기는 다소 곤란하다. 다만 교향곡과 같은 작위적인 듯한 부분은 적은 것 같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결론적으로, 이 음반은 확실히 정석적인 해석을 추구하는 음반은 아니며, 특히 자의적으로 바꾼 해석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1악장의 경우엔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 같다.

 


마음대로 별점 : ★★★☆/5

마음대로 한줄 : 취향을 극명하게 타는 음반, 처음에는 특이한 맛에 들었지만 이제는 잘 듣지 않는다.

 

 <연주자>

뉴욕 필하모닉,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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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Deutsche Grammophon 발매

1~4 : P.Tchaikovsky –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5 : P.Tchaikovsky – Romeo and Juliet, Fantasy overture after Shakesphere

 

1~4 : 198811월 미국 뉴욕 에이버리 피셔 홀 녹음(실황)

5 : 1989 10월 미국 뉴욕 에이버리 피셔 홀 녹음(실황)

 

  1. 1960년대에 Sony에서 녹음한 음반이 있기 때문에 구분할 필요가 있었음 [본문으로]
  2. 일반적인 지휘자들은 2분 30초대에서 서주가 끝난다. [본문으로]
  3. 리허설 번호 F, 4분 40초 부근 [본문으로]
  4. 악보에 써져 있는 메트로놈의 표기대로 연주하면 34초 가량부터 호른 솔로가 나온다-점 사분음표 = 54, 그러나 대부분의 지휘자가 이보다는 조금 느리게 연주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이 넘어가는 것은 매우 느리다는 의미다. [본문으로]
  5. 점 사분음표 54->50, 혹은 반대로 변하는 등 [본문으로]
  6. 9분 32초 부근 [본문으로]
  7. 5분 43초 부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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