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50130]서울시향-모차르트와 브루크너

MiTomoYo 2015. 1. 3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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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 공연이다. 힐러리 한 공연을 가고는 싶었는데 사정상 당켓도 할 수가 없었고 돈도 없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패스.... ㅠ 그래도 오랜만에 공연이다.


브루크너 실황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09년에 있었던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의 공연이었고 그 때도 모차르트 피협이랑 브루크너 9번을 공연했고 아마 내가 처음으로 접한 시향 공연이었을 것 같다.


일단 오늘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고 지휘는 작년에 서울시향을 이끌고 말러의 교향곡 10번을 지휘했던 한스 그라프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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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ilhaud - 천지창조 op.81

W.A.Mozart -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K.457

(협연 :프랑크 브렐리)

(앙코르 : W.A.Mozart - Fantasia D minor K.397)

============================<2>=================================

A.Bruckner - 교향곡 9번 D단조 (Nowak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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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요의 천지창조라는 편성부터가 상당히 독특했고 굳이 지휘자가 있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소규모 편성이었다. 현은 바이올린 2명, 첼로와 베이스가 각각 1명이었고 나머지는 관악기와 타악기들이 좀 있고 피아노도 편성에 들어있었는데 협연자인 프랑크 브렐리가 피아노를 연주했다.


곡은 당시 프랑스 풍의 느낌이 나면서도 중간에 재즈 느낌이 나는 상당히 재미있는 곡이었다. 프로그램 북을 읽어보니 재즈의 영향을 꽤 많이 받았다고 적혀있었다. 3층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현악기 소리가 잘 안들렸던 건 좀 아쉬웠다. 또 중간에 색소폰 주자가 일어나서 불었다가 다시 앉아서 불었는데 일어서서 불었을 때 확실히 소리가 도드라져서 들렸다.  만약 지휘자가 의도한 사항이었다면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단 몇 발자국 차이로도 소리가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는 걸 보면 정말인지는 몰라도 센티미터 단위까지 재서 자리를 조정한다는 얀손스(맞나?)의 모습이 결코 오버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리 배치가 상당히 특이했기 때문에 두 번째 곡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의 자리 조정을 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2악장이 '엘비라 마디간'이란 영화에 사용되어서 꽤 유명해진 작품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은 서울시향 공연에서 가장 많이 듣는 그룹의 곡인 것 같은데 문제는 내가 모피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 그래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싶어도 하기가 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냥 느낀 점을 좀 말하자면 2악장에서 브렐리의 왼손 루바토가 상당히 독특하다는 것과 음색이 튀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잘 녹아든다는 느낌이었다. 특이하게 팀파니를 원전연주에 사용하는 옛날 스타일의 팀파니를 사용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팀파니 소리를 좋아해서 만족스러웠다.


앵콜은 모차르트의 판타지아 d단조였고 일부러 무대가 아닌 천장쪽을 보고서 들었는데 왠지 모르게 곡에 더 집중이 되는 느낌이었다. 루바토를 적당히 사용하고 터치도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전부 연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1시간 넘게 계속 불어야하는 금관과 트레몰로와 반음계 스케일의 천지인 현, 그 둘 사이에서 조화를 만들어야하는 목관.) 아마 가장 정점에 있는 것이 9번 교향곡이 아닐까 싶다. 아까 잠깐 09년도에 있었던 브루크너 교향곡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는데, 사실 당시의 연주는  2악장에서 거의 극단적인 템포로 밀어붙인 정명훈의 해석 때문인지는 몰라도 앙상블이 제대로 붕괴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나머지 악장들도 그냥 그랬었던 것 같고.


사실 오늘 연주도 기대치에 썩 부흥하지는 못했던 연주라고 생각한다. 크게 티는 안났지만 호른의 삑사리도 간간히 들렸고(뭐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앙상블이 미묘하게 어긋난다는 느낌을 간간히 받았고, 순간 집중을 못해서 헷갈린 것일 수도 있는데 2악장 트리오 이후에 다시 스케르초로 돌아올 때 나오는 바이올린 피치카토는 아예 안맞았던 것 같기도 했다. 3악장의 첫 도입부의 현도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불만스러운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게 1악장에서의 총주 부분은 브루크너 교향곡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항상 등장하는 소위 '오르간 사운드'가 느껴졌고 2악장이 주는 특유의 불안하고 또 폭력적인 듯한 느낌도 인상적이었다. 3악장 역시 첫 도입부가 약했다는 것만 빼면 꽤 괜찮았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한스 그라프의 해석은 1악장에서의 템포 설정이 조금 의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성부간 음량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 이 곡에 숨겨진 불협화음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 번 느꼈다. 특히 어느 악장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목관악기에 등장했던 불협화음과 이것이 만들어낸 맥놀이가 나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 이런저런 일로 꽤 어수선한 분위기일텐데 그래도 잘 해결되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서울시향의 모습을 봤으면 싶다. 여담이지만 09년도 이후로 (군에 있었던 2010년 빼고-2011년에는 말러 사이클로 4,7,9번을 들었었음)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서울시향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솔직히 두렵다. 다음에 보러 갈 공연은 아마 안토니 비트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3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쓸모없는-----------------------<기타 여담들>-------------------------------

1. 오늘 내 주위에는 공연 중에 핸드폰 만지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았던건지...... 공연 중에 어텐던트가 내려와서 촬영하지 말라고 하는 건 또 처음 봤네 ㅡㅡ;;


2. 최근에 서울시향 관람하는 외국인들이 점점 많이 보이는 듯. 예전에도 간간히 보이긴 했는데 주로 노년 계층이 많았다면 요즘은 젊은층도 자주 보이는 듯. 내 바로 뒤에 외국인은 공연이 다 끝나고 fabulous(이런 뉘앙스의 단어였음)라고 했었음.


3. 끝나고 나오는데 역시 정명훈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음 대충 내용은 정명훈이 가면 외국인 수석 객원(루세프, 바티, 페리숑)도 떠날 것 같다는 것. 뭐 그렇겠지...... 딴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바티는 계속해서 국내에서 마클도 계속 진행하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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