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50324]서울시향-안토니 비트의 베토벤 '영웅'

MiTomoYo 2015. 3. 25. 00:27
728x90


엄청나게 바쁜 3주를 보냈는데 쉴 틈도 없이 연주회를 보러간 느낌이다. 프로그램도 마음에 들고, 지휘도 안토니 비트가 한다고 해서 2015년 프로그램이 공개 되었을 때부터 꼭 가야할 공연 중 하나로 점찍었다.


오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1>==================================

J.Elsner-백공 레셰크 서곡(편곡, 피텔베르크)

P.Tchaikovsky-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바이올린 : 발레리 소콜로프)

===========================<2>==================================

L.v.Beethoven - 교향곡 3번 Eb장조 op.55 '영웅'

(앵콜곡 잘 모름)

===================================================================


안토니 비트의 음반을 들어보거나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영상을 보면 현악기군의 배치를 (1바-2바-비-첼)[각주:1]순으로 놨었는데 오늘 공연은 (1바-첼-바-2바)순으로 배치를 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배치를 좋아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었다.


첫 곡은 엘스너의 백공 레셰크 서곡으로 안토니 비트의 장기인 폴란드 작곡가의 곡이었다. 처음 들어본 곡이었는데 편하게 들을만한 곡이었다. 이 곡을 들을 때 중점을 둔 점은 음향이 정말로 차이가 날까? 하는 점이었는데, 확실히 그 동안에 들었던 음향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보통의 배치들과는 달리 좀 더 다채로운 음향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오케스트라 반주가 좀 아쉬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전체적으로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협연자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았다. 1악장 같은 경우는 협연자와 지휘자간의 템포 조정이 잘 이뤄지지 않은 듯한 어색한 템포변화도 귀에 들어왔다. 발레리 소콜로프의 연주는 전체적으로 안정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3악장은 템포의 변화를 굉장히 많이 줬다는 점이 특이했다. 안토니 비트는 세부적인 면에서는 꽤 신경을 쓴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1악장에서 호른을 일부러 크게 강조를 한다거나, 반복해서 연주하는 부분에 프레이징을 다르게 준다거나 하는 식의) 그것과는 별개로 협연자와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는 점은 크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베토벤 교향곡 3번은 지난 14일에 객원단원으로 연주도 했었고, 베토벤 교향곡 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곡이어서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베런라이트 악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넘기는 것을 봐서는 Breitkopf&Hartel 악보를 쓴 것 같다만......)

1악장의 경우는 도돌이를 다 지켜서 연주를 했는데, 첫 도입부터 플룻이 박자를 이상하게 끊었는지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도돌이에서는 잘 넘어갔지만 말이다. 호른이 음정이 나간 경우가 몇 번 있던걸 제외하면 꽤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템포에 큰 변화라던가 특정 성부를 강조해서 해석하는 등의 특이한 부분은 없었다. 2악장도 무난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 도입부에서 베이스의 8분+4분 쉼표를 최대한 길게 가져간 점이 특이했다.

3악장은 도입부터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던 것 같았다. 첫 현악기의 등장부터 앙상블이 안맞는가 싶더니 오보에 솔로에서도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 그 뒤로는 앙상블이 어긋나지는 않았다만. 1악장에서 삑사리를 몇 번 내서 트리오를 듣는 내내 불안했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넘어갔다. 4악장에서는 뭔가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는데 1변주에서 현악기가 계속해서 피치카토로 연주를 해야했는데 피치카토->아르코->피치카토로 연주한 점이 그것이다. 모든 파트가 그렇게 연주를 한 것으로 봐서는 안토니 비트가 그렇게 지시를 내린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좀 의아하기는 했다. 그 점을 제외하면 마찬가지로 그럭저럭 무난하게 흘러갔다. 연주 외적으로는 Andante로 템포가 바뀐 뒤에 클라리넷 솔로가 연주하는 부분에서 누군가가 카메라 셔터를 2번 우렁차게 울려주셨다. 덕분에 막판에 집중력이 흐려졌다 THX!

악기의 배치도 여기서 좀 언급을 하고 싶은데 2악장에서 서로 주고 받는 부분이라던가 푸가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꽤 독특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자리가 1바이올린 쪽에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2바이올린의 소리가 계속해서 작게 들린 것은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앙코르 연주도 있었는데 아마 폴란드 작곡가의 곡이지 않았나 싶다. 모슈뉴코의 느낌이 나는 곡이었는데 어떤 곡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최근에 보여줬던 (곡의 난이도까지 감안한) 공연의 질이라던가 2012년에 훨씬 어려운 난이도의 곡으로 엄청난 호연을 보여줬었던 안토니 비트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오늘 공연은 좀 실망스러운 편이었다. 연주 외적으로도 방해를 많이 받았는데 제대로 자리 안내를 해주지 않거나 늦게 입장을 해서 곡이 시작했는데도 주위가 굉장히 산만했었다. 이러한 것들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을 읽어보면 "무난했다"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는데 사실 크게 감흥을 받지 못했다라는 의미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뭐 완전히 폭망했다면야 이런 단어를 안썼겠지만......)  뭐 어쨌던 기대를 한 만큼의 연주는 아니었다. 다음에 볼 공연은 미정이다.

  1. 2012년에 서울시향을 지휘했을 때도 이 배치였다. [본문으로]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