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41024]서울시향-체헤트마이어와 슈베르트

MiTomoYo 2014. 10. 2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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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사인회가 있었을 줄 알았으면 미리 음반을 챙겨가는 건데...... 쩝 아쉽다......>


서울시향 부활 이후 정말 오랜만에 가는 공연이었다. 원래 계획은 브루크너 4번 교향곡, 그리고 아르스 노바를 가보는 것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서 결국 가지 못하고 4개월만에 예당으로 향했다.


체헤트마이어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연주자였는데 이번 시즌 서울시향 시리즈 공연을 추천 받으면서, 또 2월 경에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을 사면서 접하게 된 연주자다. 공연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았다.


===========================<1>==================================

F.Schubert - 알폰소와 에스트렐다 서곡 D.732

W.A.Mozart -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b장조 K.364

(협연 : Vn 토마스 체헤트마이어, Va 루트 킬리우스)

(앙코르 : ?)

============================<2>=================================

F.Schubert- 교향곡 9번 C장조 D.944 "The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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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은 아예 처음 들어보는 곡인데다가 곡이 시작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곡에 제대로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뭐 최근에 시향의 수준을 생각하면 그래도 무난한 연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향 공연을 다니면서 협주곡은 항상 모차르트의 곡을 듣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오늘도 역시 협주곡은 모차르트의 곡이다. 오늘 공연에서 가장 아쉬웠던 곡이 바로 이 곡이었다. 비올라 독주를 맡았던 루트 킬리우스의 연주가 미묘하게 둔하게 들렸고 3악장에서는 음정도 꽤 불안했다.(스코르다투라를 한 비올라여서 음정 잡기 힘들긴 했겠지만......) 음정이나 템포 부분을 제외한다면 꽤나 흥미로운 연주가 될 것 같았는데 그런 점이 아쉬웠다. 체헤트마이어의 연주는 굉장히 안정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는, 상쾌하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루트 킬리우스의 음색은 강한 비브라토가 인상적인, 감정 선이 살아있는 연주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적절히 잘 이용했다면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는 모차르트가 완성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체헤트마이어의 바이올린 연주에 대해서 조금 덧붙이자면, 지금껏 본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 이렇게까지 군더더기 없고 명확한 연주를 보여준 공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괜찮았다. 고전곡에 맞게 비브라토를 절제하면서도, 지휘를 하다가 다시 연주를 하기 때문에 음정이 흐트러질 법도 한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예전에 어디서 체헤트마이어의 실황을 보고 굉장히 실망했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내심 걱정을 하긴 했었는데 오늘 공연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그 글을 쓴 사람이 정말 운이 안좋은 날에 갔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앵콜곡은 현대곡을 하나 연주했는데 정말 괜찮았다. 앵콜에서 보여준 모습을 협주곡에서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2부 곡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혹은 8번) "The Great"인데 반복적인 멜로디에 음색이라던가 화성의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곡이 진행이 되기 때문에 정말 무난하게(부정적으로 말하면 정말 재미없게) 연주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정말 잘 연주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곡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악장은 신선했고 나머지 악장들은 무난했다고(부정적인 뉘앙스가 절대 아님!) 생각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1악장에 좋은 평가를 내린 것은 템포를 굉장히 유연하게 가져간 점도 있고 제시부에 등장했던 테마가 재현부에서 재등장했을 때 이를 악기간의 밸런스 등을 통해서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2악장에서는 첫 오보에 솔로에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굉장히 작게까지 작아지는 해석을 지휘자가 요구했는데 이를 훌륭하게 처리해내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전체적으로 템포를 빠르게 잡아서 자칫 늘어져서 지루해질 수 있는 2악장을 지루하지 않게 들었다. 반면 3악장과 4악장에서는 이렇다 할 개성적인 해석은 거의 없었다. 프레이즈 중간에 의도적으로 크게 숨표를 넣는 것이 3악장에서 그래도 개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해석이었는데 이는 이미 2악장에서도 보여줬기 때문에 조금은 수가 보이는 듯한 해석이었고, 4악장은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다. 가장 튀는 부분을 굳이 잡자면 마지막 음을 길게 잡지 않고 음가를 채우는 수준으로 짧게 유지했다는 점이 있겠다.



체헤트마이어의 지휘폼은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정확한 비팅을 내리다가도 특정 부분이 되면 비팅보다는 왼손을 이용한 감정표현을 더 중시(주로 손을 격렬하게 떨면서, 그러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하는 모습이었다. 체헤트마이어는 아마 좀 더 격렬한 표현을 원했는데 시향이 상대적으로 이러한 지시를 잘 표현하지는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체헤트마이어의 지휘도 좋았지만, 바이올린 연주가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협연자로써 공연을 해보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공연은... 모르겠다. IBK홀에서 하는 브람스 현악 6중주 전곡(2곡) 연주회도 끌리고 부천필이 진행하는 브루크너 시리즈(교향곡 7번)도 끌린다. 문제는 지금 너무 바빠서 공연을 보러 갈 시간을 잘 못낸다는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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