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26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번 (막심 페도토프, 드미트리 야블론스키, 러시안 필)

유명한 작곡가의 그다지 안 유명한 작품들은 많다. 그리고 안 유명한 작곡가의 곡들은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다. 브루흐란 작곡가는 일단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클래식을 좀 들어본 사람들도 거의 3곡만 들어봤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을 한다. 하나는 콜 니드라이, 나머지는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랑 스코틀랜드 환상곡. 아마 브루흐 생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던 모양이었던 것 같다. 청년기 시절에 그의 이름을 알리게 만들어준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되려 그의 다른 작품들을 알리게 하는 데에 계속해서 발목을 붙잡았던 것 같다. 오늘 리뷰 할 음반은 그의 "1번"에 가려져 대중들에게는 잊혀져 버린 바이올린 협주곡 2, 3번이다. 1번 협주곡은 잘 알려진 것처럼 요제프 요하임에게 헌정이..

브람스 - 교향곡 1번 C단조, 비극적 서곡, 대학축전서곡 (마린 알솝, 런던 필)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 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그래도 좀 해온 입장에서 몇몇 곡들은 나에게 참 의미가 깊은 곡들이 생기고, 또 자연스럽게 애착이 가게 된다. 가끔씩 들어보면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기도 하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모든 연주회들은 의미가 깊었던 연주들이었다. 좀 더 길게 이야기해보자면, (당연히) 떨리는 첫 연주회라던가, 군대를 앞두고 심란한 마음으로 준비한 두 번째 연주, 전역하자마자 굳은 손가락과 (라섹을 하면서) 잘 안보이는 악보로 겨우 해냈던 세번째 연주, 그리고 창단 10주년이면서 제대로 파트장이 되서 준비했던 연주까지 말이다. 그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연주는 어떤 것이었나 돌이켜보자면, 아마 나는 주저없이 첫번째 연주회를 뽑을 것이다. 그 때의 연주만큼 고생하면서 재..

멘델스존 - 극 부수음악 "한여름밤의 꿈-극이 포함된 버전"(제임스 저드 외)

고등학교 1학년 무렵에 친구랑 같이 정말 재미있는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의 공연이었고 프로그램은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뭐 평범한 음악회였다면 그냥 이런 공연을 갔다 왔었구나 정도의 기억만 남아있었겠지만, 이 공연만큼은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내 기억속에 많이 남는 공연이다. 이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을 배우(혹은 성우)들이 라디오 드라마처럼 목소리 연기를 하고, 오케스트라는 그에 맞게 연주를 하는 형태의 공연이었다. (아오 이 딸리는 작문 실력 어쩌려고 ㅠㅠ 나중에 자소서는 어떻게 쓰려구 ㅠㅠ) 흔히 접하기 어려운 형태의 공연일 뿐만 아니라 중간에 제 2 바이올린 주자가 말가면을 쓰고 연주하는 재밌는 장면도 연출하는 등 여러모로 참신한..

슈만-시인의 사랑 + 베토벤 & 슈베르트의 가곡(프리츠 분더리히 & 후버트 기센)

이 아름다운 5월이라는 가사에 딱 맞는 곡이 있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란 가곡이다. 나는 성악곡을 잘 듣지 않는 편이다. 일단 나는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성악이 주가 되는 곡을 잘 듣지 않고, 또 가사를 잘 알아듣지 못하니 그 곡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받기가 영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음반도 처음에는 DG 111 시리즈를 사면서 딸려온 음반에 불과했었다. 그리고 이 음반을 들은 것도 "음악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에 있었던 감상곡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음반은 나에게 있어서 CDP에 가장 많이 돌려진 가곡 음반이 되었다. 일단 연주자 소개를 잠깐 해보려 한다. 이 곡을 부른 사람은 프리츠 분더리히라는 독일의 전설적인 테너이고 36세의 나이에 계단에서..

바로크 음악 모음 - 헤르베르트 본 카라얀

오랫만에 쓰는 음반 리뷰다. 어떤 음반을 리뷰할지도 고민이지만, 허접한 나의 필력, 그리고 무엇보다 매우 허접한 나의 음악적인 지식들이 음반 리뷰를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 막상 쓰다보면 생각보다 너무 쓸 얘기가 없는 경우도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음반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아무거나 잡히는 음반을 하나 집었다. 오늘 리뷰하는 음반은 카라얀이 녹음한 바로크 음악 모음곡이다. 사실 이 음반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내가 매우 어렸을때에도 저 커버를 본 기억이 있으니 아마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음반이 녹음된 해는 1984년, 그러니까 카라얀의 최만년 녹음이기도 하며, 동시에 베를린 필과의 관계도 점점 악화되고 있을때 녹음한 곡이다. 일단 이 음반을 ..

엘가-첼로 협주곡, 코카인 서곡-런던의 거리에서, 바다 풍경(자클린느 뒤 프레, 자넷 베이커 ,존 바비롤리경)

고등학교 2학년 때 내 돈으로 처음 산 음반이다.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음반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쓰는 것이기도 하다. 이 음반에 대해서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있을까? 자클린느 뒤 프레의 삶도 이 녹음의 가치를 높이는데 한몫한 것도 있겠지만, 연주 자체가 대단한 것은 절대로 부정할 수 없다. 로스트로포비치는 이 연주를 듣고 자신은 이만큼 연주할 수 없다고 한탄하면서 자신의 레퍼토리에 이 곡을 지워버렸다고 하며 장한나도 이 곡을 듣고 첼로를 접했다고 알고 있다. 서론은 이쯤에서 마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 첫 트랙은 엘가의 코카인 서곡(런던의 거리에서) 작품번호 40번이다. 다른 곡들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했지만 이 곡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랑 연주했으며 녹음된 날짜도 1963년으로 다른 곡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