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슈만-시인의 사랑 + 베토벤 & 슈베르트의 가곡(프리츠 분더리히 & 후버트 기센)

MiTomoYo 2013. 5. 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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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5월이라는 가사에 딱 맞는 곡이 있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란 가곡이다. 나는 성악곡을 잘 듣지 않는 편이다. 일단 나는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성악이 주가 되는 곡을 잘 듣지 않고, 또 가사를 잘 알아듣지 못하니 그 곡의 느낌을 온전히 전달받기가 영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음반도 처음에는 DG 111 시리즈를 사면서 딸려온 음반에 불과했었다. 그리고 이 음반을 들은 것도 "음악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에 있었던 감상곡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음반은 나에게 있어서 CDP에 가장 많이 돌려진 가곡 음반이 되었다.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사망한 분더리히, 그가 사망하기 직전에 녹음한 음반 중 하나이다.>


일단 연주자 소개를 잠깐 해보려 한다. 이 곡을 부른 사람은 프리츠 분더리히라는 독일의 전설적인 테너이고 36세의 나이에 계단에서 구르는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반주는 후버트 기센이 맡았는데 그의 정보는 독일 위키백과에 있는 것이 전부일 정도였다. 고클래식 디스코그래피에 등록된 음반의 대부분이 반주를 맡은 음반임을 생각해보면, 제럴드 무어와 같은 반주를 주로 하는 피아니스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하게 된다.

 


<DG111 시리즈의 54번째로 실린 음반이다. 여담으로 그는 사고를 당하기 전 마지막 리사이틀에서도 이 곡을 불렀다...>


1(Im wunderschonen Monat Mai)을 듣는 순간부터 분더리히가 왜 독일의 전설적인 테너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일단 목소리가 대단히 맑다. 그리고 이 곡은 사랑의 고통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인' 나름대로의 노력들을 노래하는데 분더리히는 그 가사에 맞춰서 감정을 제대로 전달을 한다. 4(Wenn ich in deine Augen seh)의 가사 Ich Liebe dich에서는 쓸쓸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 음반 중에서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곡은 7(Ich grolle nicht)이다. 울지 않겠다는 가사에 맞춰서 정말 격정적으로 노래를 부른다. 특히 클라이막스에 다다르면 정말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10 (Hor' ich das Liedchen klingen) 11(Ein Jungling liebt ein Madchen)에서의 대조적인 감정표현도 인상적이다. 분더리히의 가창만을 이야기 했는데 기센의 피아노 연주 역시 발군이다. 분더리히의 가창을 더욱 살려주는 그의 피아노 연주 역시 감탄을 자아낼 만 하다.

 


<2번째 세트에는 그의 음반이 없다. 이미 이 음반만으로 그의 DG녹음이 거의 다 실렸기 때문이다. 그가 만약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음반들이 쏟아져 나왔을까?>


이 음반에는 시인의 사랑 외에도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가곡들이 실려있다. 시인의 사랑에 비해서는 그 감동의 정도가 조금은 약한 편이지만, 슈만의 곡의 아우라가 너무 커서 그런 것일 뿐, 결코 이에 뒤지는 연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슈베르트의 가곡 중 일부 곡들의 음질이 위화감이 드는 것은 조금 아쉽다. (그 이유는 음반 정보를 참고할 것)

 

마음대로별점 : ★★★★★/5

마음대로한줄 : (나에게)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 가사와 분더리히와 기센이 만들어내는 멋진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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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Deutsche Grammophone 111 Series Vol.1 54CD
에 수록

 

1~16 - R. Schumann : Dichterliebe

테너 : 프리츠 분더리히 (피아노 : 후버트 기센)

1965 10~11월경 뮌헨 국립음악대학 대강당에서 녹음

 

17 - L.v.Beethoven : Zartliche Liebe WoO 123 "Ich Liebe dich"

18 - L.v.Beethoven : Adelaide op.46

19 - L.v.Beethoven : Resignation WoO 149

20 - L.v.Beethoven : Der Kuss op.128

테너 : 프리츠 분더리히 (피아노 : 후버트 기센)

1965 10~11월경 뮌헨 국립음악대학 대강당에서 녹음

 

21 - F.Schubert : An Silvia D.891

22 - F.Schubert : Lied eines Schiffers an die Dioskuren D.360

23 - F.Schubert : Liebhaber in allen Gestalten D.558

24 - F.Schubert : Der Einsame D.800

25 - F.Schubert : Im Abendrot D.799

26 - F.Schubert : Standchen D.957 no.4 "Leis flehen meine Lieder"

27 - F.Schubert : An die Laute D.905

28 - F.Schubert : Der Musensohn D.764

29 - F.Schubert : An Die Musik D.547

테너 : 프리츠 분더리히 (피아노 : 후버트 기센)

21, 23, 24, 26, 29 - 1966 7월경 Akademie der Wissenshaften에서 녹음

22, 25, 27, 28 - 1965 10~11월경 뮌헨 국립음악대학 대강당에서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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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Ich Grolle Nicht를 유튜브에서 가져온다. 연주자는 동일하나 실황 연주에서 부른 것이다. 안정감은 음반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격정적인 감정에 있어서는 음반을 훨씬 앞서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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