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멘델스존 - 극 부수음악 "한여름밤의 꿈-극이 포함된 버전"(제임스 저드 외)

MiTomoYo 2013. 5. 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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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무렵에 친구랑 같이 정말 재미있는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의 공연이었고 프로그램은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뭐 평범한 음악회였다면 그냥 이런 공연을 갔다 왔었구나 정도의 기억만 남아있었겠지만, 이 공연만큼은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내 기억속에 많이 남는 공연이다.



<당시 공연의 포스터, 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 공연이 나에게 준 충격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을 배우(혹은 성우)들이 라디오 드라마처럼 목소리 연기를 하고, 오케스트라는 그에 맞게 연주를 하는 형태의 공연이었다. (아오 이 딸리는 작문 실력 어쩌려고 ㅠㅠ 나중에 자소서는 어떻게 쓰려구 ㅠㅠ) 흔히 접하기 어려운 형태의 공연일 뿐만 아니라 중간에 제 2 바이올린 주자가 말가면을 쓰고 연주하는 재밌는 장면도 연출하는 등 여러모로 참신한 공연이었다.



<당시 공연 사진은 없으므로...... 보텀이 당나귀로 변하는 장면에서 세컨 바이올린 주자가 말가면을 쓰면서 공연장을 폭소로 만들었다. 이 주자는 공연이 끝나고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7년 전의 공연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이 음반을 리뷰할 것이기 때문이다.


<Naxos의 한여름밤의 꿈 음반, 아래에 보면 영어로 극을 녹음했다고 적혀있다. 독일어로 녹음한 음반도 있다고 한다.>


2010년 8월경 영 기분이 꿀꿀한 가운데 교보에서 이 음반을 보자마자 위에서 언급한 공연이 떠올랐고 바로 업어왔다. 지휘는 제임스 저드, KBS향이나 서울시향을 지휘한 적도 있는 지휘자다. 


서곡의 첫 목관연주는 이 음반의 기대치를 높이지만 뒤이어 나오는 현은 정돈이 좀 덜 된듯 한 느낌을 주며 그 기대를 져버린다.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목관파트의 연주는 훌륭하지만 현악기의 섬세한 표현이 포착이 잘 안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바이올린이 양 옆에 배치되어서 서로 주고받는 듯한 느낌은 매우 흥미롭다. 이어서 바로 스케르초의 연주가 나오는데 서곡과 비슷하게 목관에 비해서 현의 표현력이 떨어지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1,2 바이올린을 제외하고는 음향이 너무 뭉쳐서 들린다는 느낌도 받는다.



<곡의 해설 외에 극을 녹음한 성우들의 정보들도 적혀있다. 하지만 충실한 슬리브 노트라 하기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이어서 연극이 시작된다. 셰익스피어의 대본을 쓴 것처럼 영국식 영어로 극이 진행이 된다. 문어적 표현이 많이 등장해서 대본과 사전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극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꽤나 극에 공을 들인 흔적이 많이 보이며, 성우들의 연기는 대체적으로 준수한 편이지만 오베론은 너무 평범한 목소리로 연기하지 않았나 싶다. 퍽의 연기는 재미나다.



나머지 극 중에 삽입된 음악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일단 두 명의 소프라노가 부르는 "Ye Spotted Snake"는 두 명이 중창하는 부분이 조금 어색하게 들리는 편이다. 녹턴은  호른의 소리가 좀 더 부드러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담으로 처음 부분에서 노이즈가 살짝 끊기는 것이 포착되는데 아마 편집하면서 생긴 흔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든다. 물론 음악을 듣는데 전혀 지장은 없다. 나머지 곡들은 뭐 무난하다. 


<트랙을 세부적으로 쓰지 않았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형태의 음반인 것을 감안하면 적절하단 생각이 든다. 17트랙을 모두 쓰기엔 여백이 부족하니까!!>
 

뭐 아쉬운 점을 한 가지 또 언급하자면 슬리브 노트에 대본이 적혀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위의 사진에서 잘 보면 대본을 인터넷에서 받을 수 있긴 하지만 주소를 치는 것이 영 귀찮기도 하고..... 슬리브 노트에 쓸 공간이 부족했다면 Disk안에 PDF파일을 넣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Naxos 창사 15주년에는 카달로그를 잘만 넣었으면서!!)


 

마음대로별점 : ★★★☆/5

마음대로한줄 : 오디오북을 샀더니 괜찮은 BGM이 딸려왔네??? 하지만 감상용으로는 뭔가 부족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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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Naxos 발매 (2010년 발매)

1~17 : Complete Incidental Music for A Midsummmer Night's Dream

(대본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영어로 녹음됨)


<연주자>

제니 윌러맨, 페페 베커 : 소프라노

바르시티 보이스, 노타 베네 : 합창단

뉴질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 : 제임스 저드)


<연기자>

오베론/스나웃/모스 : 톰 마이슨

퍽/필로스트레이트 : 아드리안 그로브

티타니아/헤르미아 : 에밀리 레이몬드

헬레나/요정/히폴리터/피즈블로섬 : 안느-마리 피아자

데메트리우스/퀸스/머스터드-시드 : 군나르 캐터리

라이센더/플루트/콥웹 : 피터 케니

테세우스/보텀 : 데이빗 팀슨

(캐스팅 감독 : 데이빗 팀슨)


음악 : 2003년 9월 10~13일(관현악), 2007년 8월 14일(합창) 뉴질랜드 웰링턴 시청에서 녹음
극 : 2009년 9월 14일 모티베이션 센터에서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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