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기타등등

가지고 있는 LP들 (Part 2)- 박스 LP

MiTomoYo 2014. 2. 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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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포스팅에서는 가지고 있던 낱장 LP들에 대해서 잠깐 소개를 했는데(링크 :
http://electromito.tistory.com/89) 오늘은 가지고 있는 박스 LP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1. 카잘스 -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카잘스가 200년 가까이 잠들어있던 곡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그저 연습곡 수준으로만 전해지던 이 곡의 그루츠마허 판본을 13살 무렵에 바르셀로나의 한 고서점 악보점에서 발견한 뒤 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거의 50세가 되어서야 이 곡을 대중들 앞에서 연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음반을 취입한 것은 그가 60세 무렵이 되어서였다.

이 LP를 라이센스지만 소장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2. 푸르트벵글러 - 베를린 필하모닉 100주년 기념 음반

당시에도 기념 음반이 종종 나왔나보다. 푸르트벵글러가 베를린 필과 지휘했던 몇 가지 음악들과, 리허설, 그리고 대학에서 했던 강연 녹음 등이 수록되어 있다. 지금은 딱히 찾아서 듣지 않는 지휘자지만, 이 음반을 가지고 올 당시에는 그래도 푸르트벵글러의 음악에 나름의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다. 


3. 카라얀, BPO - 바흐 B단조 미사

이 음반을 왜 가지고 왔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카라얀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종교곡은 더더욱 싫어한다. 차라리 번스타인이 지휘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들고 왔었으면 하는 후회가 든다. 물론 또 들어보면 다른 마음을 가질 수도 있지만 말이다.

4. 푸르니에, 켐프 - 베토벤 소나타 전집

베토벤 첼로 소나타 1,2,3번은 정말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은 곡이다. 1, 2번은 허접하게나마 조금 연주는 할 수 있지만,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푸르니에의 연주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정도만 들어봤지만, 마음에 안든 연주가 하나도 없었다. 이 LP역시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리라고 믿는다.


5. 카라얀, BPO - 베토벤 교향곡 전집 (1960년대)

그냥 왠지 이건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뭐 카라얀을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 있어보이잖나!


6. 켐프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1960년대 스테레오 녹음)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켐프는 음반 기술의 특혜를 받은 연주자라고 하지만, DG111시리즈를 제외하면 그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은 CD로 사려고 해도 굉장히 많은 돈을 지출해야하고, 낱장으로 나오면 더 구하기 힘들다.[각주:1] 이 세트가 나에게 있어서는 나름 값진 이유다.


7. 솔티 - 바그너 니벨룽겐의 반지(신들의 황혼이 없음)



이 세트를 가지고 오겠다고 마음을 먹는데 한 5년은 걸렸던 것 같다. 바그너의 악극을 들어본 적도 없는 내가 굳이 이 음반을 가지고 오더라도 한 번이라도 들을지 확신할 수가 없었던 이유가 가장 컸고, 또 하나는 신들의 황혼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쨌던 지금은 내 방에 모셔져 있다. 초판본은 아닌 것이 DECCA딱지 아래에 Digital Remastering이라고 써져있다.그리고 마지막 치클루스를 찍기 위해 나중에 중고 시장이던지 해외 사이트라던지 샅샅이 뒤져보게 될 것이다.


CD시장도 무너진 지금, 음반(음원) 시장이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굉장히 많다. 슬프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내 옆에서 LP음반 특유의 향이 나고 있다. 0과 1로만 이루어진 전자 신호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외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소중한 물건인 만큼 이 음반이 다른 사람들 손에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각주>==============================

  1. 슈나벨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모으려했는데, 겨우 3장의 음반밖에는 못모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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