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기타등등

가지고 있는 LP들 (Part 1)- 낱장 LP

MiTomoYo 2014. 2. 5.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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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는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겠지만 이 LP들은 내가 돈을 주고 산 LP들은 아니고, 외할아버지가 남기신 유품들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태어날 시점에서는 외할아버지의 몸 상태가 그렇게까지 좋으셨던 편도 아니었고, 나름대로 일찍 클래식 입문을 했지만[각주:1] 그 때는 이미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였기도 했기 때문에 사실 외할아버지에 대해 많은 기억이 있는 편은 아니다. 어쨌던 종종 명절 날이 되면 외갓댁에 가서 외할머니의 허락을 맡고 음반들을 집으로 가지고 오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귀중한 음반들도 많이 가지고 오기는 했다.[각주:2] 좀 더 놀라운 사실은 내가 꽤나 많이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티도 안 날만큼 LP의 갯수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이 외갓댁에 지금 있는 LP들이다.



사실 이 LP들 중 일부가 나에게 온 것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 것 외에도 다른 슬픈 이유가 하나 더 있긴 한데, 여기에 적고 싶지 않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아직 집에는 LP를 재생시킬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아직 이 음반들을 들어본 적은 없다.


어쨌던 내가 가지고 온 LP중 일부를 오늘은 좀 소개해볼까 한다. 오늘 소개할 LP들은 낱장으로 된 LP들이고 다음 번에 시간이 되면 세트로 되어있는 음반들을 올려볼 예정이다.


1. 카잘스, 제르킨-베토벤 첼로 소나타 1,2,5번, 변주곡

가장 좋아하는 첼리스트 카잘스가 남긴 베토벤 첼로 소나타 음반이다. 3, 4번은 일단 우리 집에는 없다. CD로도 가지고 있긴 하다.


2. 이 무지치, 펠릭스 아요 - 비발디 사계

지금은 별 볼일 없는 단체가 되어버린 이 무지치지만, 이 음반이 가지는 의의는 꽤 크다고 생각한다. 


3.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직접 프로듀싱

뭐 가장 유명한 뮤지컬 중 하나다. 뮤지컬은 나와는 관련이 없는 분야이기는 한데, 그래도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집어왔다. 아마 2010년 초에 가지고 왔던 것 같은데, 그 때 오페라의 유령 메들리를 연주했던 것도 이 LP를 집어오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4. CSO, 줄리니- 슈베르트 교향곡 9번 C장조 'The Great'

얼마전에 줄리니 Box 세트가 나오긴 했지만 2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으로 아직 학생인 내 신분으로는 굉장히 부담이 가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DG오리지널스로는 이 곡과 함께 말러 9번 음반도 같이 수록되어서 발매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줄리니의 지휘는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는데, 정말 관심이 많이 가는 지휘자 중에 한 명이기도 하다.


5. 스위스 르몽드 오케스트라, 앙세르메 - 베토벤 교향곡 9번 d단조 '합창'

최근에 CD로 재발매되었다고 정만섭 음악 칼럼니스트께서 페북에 올려주셨다. 앙세르메의 음반은 LP로만 발매되었다고 하니 나는 당연히 접해본 적 없는 지휘자다.


6. 잉글리시 콘서트, 트레버 피노크 - J.S.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DG 111시리즈의 2번째 버전의 가장 큰 실수는 6개로 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중 1번째 CD만 (1~3번 협주곡) 넣었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뭐 4~6번을 따로 구매할 수 있기는 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각주:3]. 어쨌던 굳이 돈을 들여서 4~6번을 구매를 할 필요가 없으니 다행이랄까?


7. BPO, 카라얀, D.오이스트라흐, 로스트로포비치, S.리히테르 -

베토벤 삼중 협주곡

이 음반만큼 논쟁적인 음반도 없을 것이다. 리히테르는 "카라얀이 멋진 포즈를 취하는 동안 우리는 머저리처럼 히죽히죽거리고 있었다"라고 하면서 이 음반에 대해 자아비판을 하기도 했다. CD커버보다는 좀 더 크게 그들이 '히죽'거리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연주가 궁금하기는 하다.

8. CSO, 하이페츠, 라이너 -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어쩌다보니 동일한 LP가 또 존재한다. 하이페츠는 내가 가장 먼저 접한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의 음반들은 내 돈으로 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9. LSO, 솔티 등 -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솔티의 말러 음반이다. 이 외에도 1, 4, 9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의외로 솔티의 말러는 8번을 제외하고는 잘 언급이 안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데, Classicstoday에서는 (David Hurwitz리뷰) 꽤 호평을 받은 음반이다. 굉장히 궁금한 음반 중 하나.


10. BSO, 쿠벨릭 - 스메타나 나의 조국

쿠벨릭이 3번째로 녹음한 나의 조국 음반이다. 쿠벨릭이야 체코 음악에 있어서는 굉장히 유명한 지휘자이니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음반이다.


11. RSNO, N.예르비 -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op.46 & 72

예르비 일가의 CD음반 역시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 파보 예르비가 지휘한 것은 유튜브 등을 통해서 들어봤고 또 꽤 마음에 들어서 기회가 되면 구매할 예정이다. 네메 예르비가 지휘한 LP판은 이것 말고도 드보르작 교향곡이 몇 개 있다.


12. BPO 카라얀 - 브루크너 교향곡 5번 Bb장조

카라얀은 내 취향의 지휘자는 아닌 것이 확실한 것 같다. 꽤 전에 베를린 필과 녹음한 브람스 교향곡 2,4번을 구매했었는데 한 2번 듣고 영 아니다 싶어서 안 듣는 중이다. 그래도 그의 브루크너 교향곡은 왠지 궁금하다. 게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루크너 교향곡인 5번이어서 더 그런 것일지도.


13. 레닌그라드 필, 므라빈스키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6번

초록색 표지로 유명한 그 음반이다. 이게 오리지널 표지인지는 불명이다. 커버 사진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둘 다 mp3와 CD로 엄청 들어봤으니 내용물이 궁금하지는 않다. 사족으로 내가 마음에 드는 커버사진은 이거 말고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여성이 그려진 표지다.[각주:4][각주:5]


14. 밤베르크 심포니, 김영욱, 오코 카무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지금은 서울대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며, 연주활동을 거의 하시지 않으셔서 비슷한 세대의 걸출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강동석에 비해서는 현재는 인지도가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보자르 트리오나 엠마누엘 액스와 요요마와 함께 트리오로 활동하기도 한 굉장한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하다. 독주 음반은 거의 남기시지 않으셨다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꽤나 귀중한 음반이라는 느낌이 든다. 참고로 김영욱씨는 국내 바이올리니스트로써는 처음으로 DG에서 녹음을 했다고 한다.


15. 벨기에 국립 관현악단, 강동석, 옥토르 -

시벨리우스, 퐁탱 바이올린 협주곡 (1976년 엘리자베스 국제 콩쿨 3위 입상 기념)

퀸 엘리자베스 콩쿨에서 3위를 거둔 부상으로 취입한 음반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이 음반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 듯 싶고[각주:6] 이후 DG에서 취입한 음반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이 음반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거나 하지는 않은 듯 싶다. 음반 뒷면에 보면 예후디 메뉴힌이 작성한 글이 있는데, 당시 콩쿨에서는 "소리가 가늘어서 조금 아쉽지만, 섬세하고 이지적이며 아주 매혹적이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Naxos에서 취입한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Naxos 초창기 음반 중 하나여서 그런지 음질이 불만이긴 하지만, 좋게 들은 음반이다. 젊었을 때의 그의 소리는 어땠는지 궁금해진다.


16. 베르겐 심포니, K.안데르센 - 그리그 교향곡 C단조

그리그는 이 곡이 성공적으로 초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곡에 "연주 금지"라는 딱지를 붙여버렸고, 그 이후 교향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이 곡을 연주하는 일도, 녹음이 되는 일도 정말 적다. 이 음반은 1981년에 녹음되었는데, DECCA딱지 아래를 자세히 보면 "세계 최초 녹음"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예전에 KBS 클래식 FM에서 이 곡을 들었고, 녹음도 해두긴 했는데 지금은 테이프가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세계 최초 녹음이라는 말에 녹음을 했었기 때문에, 이 녹음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K.안데르센이란 지휘자는 이 곡을 재연한 지휘자이기도 하며 베르겐 심포니는 이 곡을 초연한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17. RCO, 하이팅크 -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아바도가 사망하면서, 아직 살아있는 1920년대 태생의 지휘자들이 잠깐 언급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하이팅크 역시 그 부류에 속하는 지휘자다. 작년 LSO 내한 때 당일 티켓을 노렸다가 실패했는데 마침 그 때 연주했던 곡이 브루크너 9번 교향곡이기도 하다. 하이팅크의 레퍼토리가 정말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는 정작 그가 녹음한 CD를 단 1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올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지휘를 하고 마스터클래스도 한다고 하니, 아직까지 그의 건강은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18. NYP, 번스타인 - 찰스 아이브스 교향곡 2번, 대답 없는 질문등

찰스 아이브스의 곡을 많이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그의 곡은 호기심을 대단히 자극한다. 아마추어를 표방한 작곡가인 그는 찬송가 등을 이용한 익숙한 멜로디가 들리다가 갑자기 불협화음이 들렸다가 하는 급격한 전개는 이 작곡가의 다른 곡들도 왠지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특히 교향곡 2번은 정말 재미있다. 추천한다.


19. WSO, RPO, 다비드 & 이고르 오이스트라흐, 구센스 -

J.S.바흐 - 바이올린 협주곡 1,2번,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아들과 함께 연주하는 협주곡이라니 상상만해도 멋지지 않은가? 게다가 음반 표지도 나름대로 멋있다.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2번의 솔리스트는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다.


20. WPO, 로린 마젤 - 1980년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

지금도 주말 오후에 KBS에서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를 방송해주지만,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방송을 해주었나보다. 예전에 엄마와 같이 신년 음악회를 봤을 때, 외할아버지가 빼놓지 않고 챙겨 봤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젊었을 때의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21. 푸르니에, 고바야시 - 75세 생일 기념 연주회

75세를 기념해서 일본에서 이 레코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이야 클래식 녹음을 엄청나게 하고 있지만, 이런 기획도 만들다니 클덕의 입장에서는 이런 면이 부럽기도 하다. 마르티누의 소나타, 드뷔시 첼로 소나타,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가 수록되어 있다. 푸르니에도 좋아하는 첼리스트 중 한 명인 만큼 어떤 녹음인지 정말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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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낱장 LP중 약 1/3을 소개했다. 이 외에도 쿠벨릭의 브람스 교향곡, 카라얀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등 다양한 LP들이 있지만, 일단 이 정도만 소개해 보려고 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지고 있는 박스셋을 전부 소개해 볼 생각이다. 애초에 박스세트는 "이것은 정말 있어야 해!" 이런 것을 가지고 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 보기 :  http://electromito.tistory.com/90

===========================<각주>==========================

  1. 초등학교때도 클래식 FM이나 집에 있던 음반을을 아주 가끔씩 들어보기는 했지만, 클래식이란 음악을 좋아하게 된 시점은 대략 중학교 2학년 전후가 아니었나 싶다. [본문으로]
  2. 대표적으로 솔티의 반지 사이클 (신들의 황혼은 없음), 카라얀의 60년대 베토벤 교향곡 전집,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등 [본문으로]
  3. 사실 면면히 따지고보면 2번째 시리즈가 좀 더 알차다고 생각을 한다. 대표적인 명반을 수록한 1번째 시리즈에 비해 2번째 시리즈는 David Munrow의 고음악부터 Steve Reich가 작업한 Drumming이나 Golijov의 작품 등 훨씬 많은 시대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칼 리히터의 음반은 40분도 안되는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이 무슨.....) [본문으로]
  4. 교향곡 5번 : http://www.soundstagedirect.com/media/Jewgenij_mravinsky_tchaikovsy_sym_5.jpg [본문으로]
  5. 교향곡 6번 : http://img.maniadb.com/images/album/304/304197_1_f.jpg [본문으로]
  6. 나름 방대한 디스코그라피를 자랑하는 고클에서도 이 음반은 존재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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