アニメ?アニメ!/감상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습니다.

MiTomoYo 2023. 10. 3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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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바라며……

얼마 만에 영화관인지 모르겠는데, 과거 포스팅들을 좀 확인해 보니 2018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아 물론 라이브뷰잉은 논외) 여하간 오랜만에 지브리 신작도 나오기도 했고, 자주는 아니겠지만 관심이 가는 작품들은 영화관에서 보는 루틴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매를 했다. 마침 시간도 퇴근하고 걸어가면 볼 수 있는 18:30분 상영 시작이 있어서 나름 편하게 보고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 내용이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를 보긴 했었는데, 영화가 상영되는 시점에는 그 말이 확실히 체감이 되었는데 집에 돌아오면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한 결과, 작은 단위의 이야기 전개들은 그럭저럭 이해가 가능한 수준의 것들이긴 했지만 그것들이 합쳐진 작품 전체의 모습이 그리 깔끔하게 다듬어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 같았다. 막말로 작품의 하이라이트 시점에서 장면 전환을 위해 잠시 스크린이 검게 변한 시점에서, 엔딩 스크롤이 올라가더라도, 어이는 없었겠지만 이상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찾아보니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조차 '자신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라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하는데, 작품의 뼈대(원안, 각본, 콘티 등)를 담당한 사람이 저런 말을 하는데 일반 관객들이 이를 이해해 주기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이전에 제작되었던 다양한 지브리의 작품들이 오마주 되어 등장하는 것, 작품의 시점이 2차 세계 대전 전후라는 점,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또 다른 세계'를 지탱하는 13개의 돌이 그가 제작에 참여했던 작품의 숫자들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이 작품은 본인의 회고적 성격을 담은 작품이란 느낌을 받았다. 다만 오마주 같은 경우 너무 많이 등장하다 보니 '아! 저건 어디서 등장한 뭐를 오마주한 것이군'이란 생각이 계속해서 들 정도로 많아 외려 본작품을 보는데 집중력을 흩트릴 만큼 과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마주는 어디까지나 발견했을 때 소소한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설령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작품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지장이 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브리 작품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작화 감성은 여전했지만, 은근 괴기스러운 연출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기억에 남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 영역이긴 하나, 내게는 불호에 가까운 편이었다.
 
극장을 나올 때 친구한테 '2연속 뉴진스 현대백화점 면세점 광고가 제일 큰 즐거움이었다.'라고 할 정도로 '내가 대체 뭘 본거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품을 곱씹다 보니 또 그렇게까지 난해하고 어렵기만 한 작품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이야기의 전개만큼은 더 다듬어서 완성시켰더라면 훨씬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란 아쉬움은 분명히 들었다. 괜히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 영화관 곳곳에서 '읭?'이란 반응이 나왔던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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