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201017]박규희 데뷔 10주년 기념공연(@롯데 콘서트 홀)

MiTomoYo_P MiTomoYo 2020. 10. 1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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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66일 만에 공연. 우선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잡설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일이 워낙 많기도 하고, 또 어찌저찌 성사된 공연 중에서도 막상 이거다 싶은 공연도 없었다가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데뷔 1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고 해서 예매를 했었다. 날짜는 9월 26일 17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다행히 근무도 비껴나갔고, 자리도 괜찮은 곳을 얻을 수 있었다.

음? 날짜와 장소가 다르다고? 그럴 수 밖에. 9월 9일에 공연 연기 통보를 전달 받았으니깐. 뭐 상황이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단 생각은 했지만 조금 아쉽긴 했다. 친절하게도 주최사에서 전화로도 직접 공연이 10월 17일로 연기되었단 소식을 알려줬다. 다행히 스케줄이 비어있을 때 공연이 열려있어서 바로 예매를 하려고 했는데, 롯데콘서트홀의 자비로운 가격 정책으로 인해서 조금이라도 괜찮다 싶은 자리는 S석(7만원), 혹은 R석(10만원)인 것을 보고 예매를 보류하게 되었다. 거의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S석이지만 나름 괜찮은 좌석 하나가 눈에 띄여서 예매를 하게 되었다.

 

오늘 공연 프로그램. 1부는 솔로 레퍼토리를, 2부는 합주 레퍼토리로 구성을 했다.

 

===========================<1부>==================================

Augustin Barrios Mangore-훌리아 플로리다

Isaac Albeniz-카탈루니아 기상곡, 아스투리아스(전설)

Heitor Villa-Lobos-쇼루 제 1번

Alberto Ginastera-기타 소나타 op.47 중 2,4악장

Gustav Mahler-아다지에토(교향곡 5번 4악장, 히로카즈 사토 편곡)

===========================<2부>==================================

Niccolo Paganini-칸타빌레 D장조(Vn. 웨인 린)

Bela Bartok-루마니안 민속 춤곡(Vn. 웨인 린)

Astor Piazzolla-탱고의 역사 중 1,2악장 (Fl. 조성현)

George Bizet-카르멘 모음곡(윌리엄 카넨가이저 편곡)(Gtr. 김진세, 박지형, 임미가)

+

앙코르 곡 2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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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인 망고레의 훌리아 플로리다부터 '아 오늘 공연 오길 잘했다.'란 생각이 들었다. 첫 시작부터 전율이 쭉 돋았는데, 이런 경험은 꽤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알베니즈의 곡은 기타 스승과 연계가 된 곡이라고 했다. 카탈루니아 기상곡은 어? 이거 너무 빠르게 연주하는 것 같은데?란 생각이 조금 들어서 살짝 아쉬웠었다. 반면 아스투리아스는 꽤 좋게 들었다. 빌라 로부스의 곡은 춤곡을 이용한 곡이었는데 처음 들어봤지만 꽤 대중적인 스타일이 곡이란 생각이 들었다.

 

히나스테라의 소나타는 지난 'Harmonia'공연 때 접해본 기억이 있는 곡인데 어려운 테크닉과 난해한 스타일이 특징인 곡이란 인상을 받았었다. 오늘 공연에서는 빠른 2,4악장만 연주를 했다. 오늘 공연에서는 거대한 콘서트홀을 커버하기 위해 스피커를 세팅을 했는데, 섬세한 부분도 존재하는 이 곡이 스피커로 인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것 같은 아쉬움도 느껴졌다. 뭐 이건 어쩔 수 없단 생각도 들었지만 말이다.

 

1부의 마지막 곡은 최근 다른 곳에서도 몇 차례 선보인 적이 있는 말러의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 악장이었다. SNS를 통해서 이런 곡을 연주한다는 것만 몇 번 봤었기에 실제로 듣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과연 느린 호흡을 가지고 있는 이 곡을, 음 하나의 지속력이 짧은 기타란 악기로 표현을 할 것인지가 좀 궁금했다. 곡의 해석은 기타란 악기의 특성에 맞게, 오케스트라 연주였다면 살짝 빠르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정도의 템포로 연주를 했다. 앞부분만 놓고 보자면 기타와도 꽤 잘 어울리는 곡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이 편곡은 원곡을 충실하게 기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초반부의 멜로디를 활용해 변주를 하는 형태의 곡이었다. 그래서 멜로디를 따라가던 중 '어? 여기서 이 멜로디가 나오던가?'란 생각도 했었다. 후반부는 트레몰로를 활용해 곡이 진행되는데, 장조로 바꿔서 연주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느낌이 나는 것은 왤까...?

 

1부에 이어서 진행된 2부 공연은 여러 아티스트들과 같이 연주하는 순서였다.

웨인 린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파가니니의 칸타빌레와 바르토크의 루마니안 민속춤곡을 연주했는데 굳이 스피커를 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 바이올린까지 스피커를 이용하다보니, 뭔가 연주가 뭉게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아쉬웠다.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연주한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는 공연장에서는 '음~ 이런 곡이구나 괜찮네' 싶은 정도의 곡이었는데, 집에서 후기를 쓰기 위해서 찾아보니 1900년대와 1930년대의 탱고를 각각 표현한 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걸 알았으면 들을 때 좀 더 주의깊게 들을 수 있었을텐데... 란 아쉬움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연주된 카르멘 모음곡은 기타 4중주를 이용한 연주였다. 카르멘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곡들을 발췌해 편곡을 했었는데 나름 괜찮게 들을 수 있었던 연주였다.

 

이어서 앙코르로 4중주 기타 앙코르 1곡, 박규희의 독주곡 1곡으로 공연이 마무리가 되었다.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이 때는 스피커가 쓰여지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뭔가 소리가 공연 내내 듣던 소리와는 달랐다.) 확실히 음량적인 부분의 한계가 있음을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섬세한 기타의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괜찮은 부분도 있었다. 바이올린과 플룻에도 이를 쓴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마지막 앙코르 곡을 연주하기 전 무대에 나온 박규희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무대 객석을 여러 장 찍어줬는데, 자신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 참여한 의미있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써 남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클래식 기타는 무척 매력적인 악기다. 하나의 악기에서 그토록 다채로운 음색을 들려주는 악기는 정말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연주자가 바로 박규희였다.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좋은 연주 많이 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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