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90705]서울시향-모차르트와 브루크너②

MiTomoYo 2019. 7. 6.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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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번 년도엔 공연을 거의 안 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올해 첫 서울시향 공연이다. 이것도 예전부터 예매한 것이 아니라 오늘 이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란 생각이 뜬금없이 들어서 점심때 예매를 한 것이다. 좌석이 꽤 많이 나갔지만 그래도 2층의 괜찮은 좌석이 남아 있었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지휘는 작년에도 서울시향을 지휘했던 적이 있는 안토니 헤르무스가 맡았다.

 

===========================<1부>==================================

W.A.Mozart - 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 K.466(피아노: 틸 펠너)

(Encore: F.Liszt - 발렌슈타트의 호수에서)

===========================<2부>==================================

A.Bruckner - 교향곡 8번 c단조(1880 Nowak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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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은 몇 개 들어본 적이 없지만, 그중 20번은 종종 듣는 편이며 또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구입한 카탈로그에서 '자신과 모차르트 간에는 특별히 연결된 감정은 없다.'는 인터뷰 대목이 있었다. 그 인터뷰 내용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틸 펠너의 해석은 감정선을 억제하고 상당히 담백한 연주를 들려줬다고 생각한다.

 

사실 1부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개인적으로는 아쉽게 느껴졌다. 분명 피아노 연주가 나쁘지 않았고, 약간의 실수들이 있었지만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크게 나쁘단 느낌은 안 들었다. 다만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간의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담백한 연주를 들려준 피아노와는 달리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다이나믹을 폭넓게 가져가면서 상대적으로 감정을 뚜렷이 드러내는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 같았다. 특히 3악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총주 이후 피아노가 이어받는 부분에서 다이나믹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다 보니 뭔가 음악의 흐름이 끊기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피아노의 다이나믹이 조금은 작게 느껴졌기에 이 부분을 지휘자가 좀 더 컨트롤을 해줬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았다.

 

그 때문에 피아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앙코르곡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았다. 페달을 활용하며 상당히 몽환적인 느낌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2부에서 연주한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은 지난 2월 KBS교향악단 공연으로, 썩 만족스럽지 못한 연주를 들었었다.(후기는 여기에-https://electromito.tistory.com/548?category=615397) 그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감상에 임했다. 애초에 브루크너 8번은 난이도가 무척이나 높은 교향곡이기도 하니..

작년 브루크너 6번 교향곡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헤르무스의 연주는 브루크너 하면 떠올릴 곡의 구조를 살리거나 점진적으로 곡을 변화시키는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템포, 다이나믹의 변화에 포인트를 상당히 준 연주였는데 음반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실황에서는 엄청난 지루함을 유발시킬 수도 있는 이 곡에 듣는 재미를 상당히 더한 접근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1악장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첫 몇 분만으로도 '아 적어도 지난 K향의 연주보다는 훨씬 낫겠구나'란 생각이 바로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중반 부분에 현의 트레몰로 위에 호른과 오보에가 서로 주고 받는 부분(레터 G~K사이)였는데 여기서 템포를 극단적으로 느리게 잡고 갔는데 숨도 함부로 못쉬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여기에는 안정적인 호른과 오보에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서서히 사라지는 부분에서도 극단적으로 다이나믹을 작게 가져가면서 끝을 냈다. 근처의 누군가 침이라도 삼켰으면 그대로 소리가 안 들릴 것 같을 정도였다.(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지만)

2악장에서도 첫 시작 부분의 비올라 멜로디를 극단적인 크레센도로 처리하면서 극적인 변화를 줄 것 같단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을 제외하면 큰 변화를 주진 않았던 것 같았다.

3악장은 느린 악장에 어마어마한 길이를 자랑하다보니 듣다가 정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집중해서 잘 감상을 했던 것 같았다. 기억나는 확실한 포인트는 없는 것 같긴 한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현의 활약이 꽤 두드러졌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총주 이후 현악기만 나오는 부분(ex. 레터 A 부분)에서 고조된 감정을 잘 이어 받았던 것 같았다.

4악장은 다른 악장들에 비하면 아쉬운 편이었다. 초반 부의 트럼펫 팡파레가 묻혀버리는 부분을 시작으로, 등장하는 세 개의 주제에 대해서 확연히 차이가 날 만큼 다른 템포의 연주를 들려줬는데, 나름대로 재미있는 해석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정리가 잘 되지는 않는다는 느낌도 같이 받았다. 또한 후반부(레터Oo 부분)플룻의 솔로 멜로디가 등장하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주가 조금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코다 부분이 정리가 되지 않고 꼬인 부분은 치명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호평 위주로 쓰기는 했고 실제로 괜찮은 부분도 많았다. 엄청난 연주력의 호른 수석(객원 주자였다고 함, 단연코 오늘 공연의 에이스)과 바그너튜바(+호른)주자, K향과는 달리 과하지 않았던 팀파니, 역시나 안정적인 트롬본의 활약 등이 있었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플룻 수석님이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지 조금 바람 새는 듯한 느낌의 연주가 많이 들렸고 종종 바이올린에서 서로 어긋나는 듯한 실수도 있었으며 그 외에도 (충분히 넘어갈 수 있지만) 음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던 호른 주자도 있었다.

 

아쉬운 점도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국내 오케 연주로는 괜찮은 편의 실황 연주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안토니 헤르무스가 다시 시향을 지휘한다면 충분히 가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오늘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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