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91018]서울시향-장이브 티보데의 생상스①

MiTomoYo_P MiTomoYo 2019. 10. 1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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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공연. 사실 만프레드 호넥의 말러 교향곡도 듣고 싶었는데, 공연 일정에 딱 맞게 중요한 스케줄이 잡히는 바람에....

 

오늘 공연도 하마터면 못 갈뻔 했다. 며칠 전에 토요일 공연으로 예매를 했었는데, 오늘 알림 내역을 확인하다가 공연 시간이 평상시처럼 저녁 8시가 아닌 오후 5시인 것을 보고 부랴부랴 취소하고 오늘 공연으로 재예매를 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았다. 지휘는 티에리 피셔가 맡았다.

 

===========================<1부>==================================

P.Boulez - 노타시옹(순서: 1 -> 7 -> 4 -> 3 -> 2)

C.Saint-Saens - 피아노 협주곡 5번 F장조 op.103 '이집트'

(Piano: 장-이브 티보데)

앙코르: J.Paderewski - 녹턴 op.16-4

===========================<2부>==================================

C.Saint-Saens - 교향곡 3번 C단조 op.78 '오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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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레즈의 노타시옹은 현대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해 준 곡이다. 전곡은 아니고 Berliner Philharmoniker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있는 노타시옹 2번(2개. 불레즈와 래틀의 지휘)이 그것인데, 언뜻 들으면 그저 거대한 소음에 불과한 것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으면 그 안에서 꽤 이런저런 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꽤 흥미롭게 다가왔었다.

 

사실 듣기에 결코 쉽진 않은 곡인데, 앞서 언급한 2번과 불레즈가 빈필과 리허설을 한 영상을 봤던 1번이 그나마 귀에 조금 들어오고 나머지 번호들은 들어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더 강한 편이다. 

1번의 오묘한 음향이 서서히 들어오면서 '오 기대할만한가?' 싶었는데 그 느낌이 금방 없어져버렸다. 종종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특이한 음향만이 공허하게 지나갈 뿐이었다. 이어서 연주된 7, 4, 3번도 그저 도입만 그럴듯했을 뿐 곧바로 공연장의 모두를 혼돈에 빠뜨려버렸다.

가장 기대했던 2번이 가장 실망스러웠다. 위에서 표현한 것처럼 거대한 불협화음 속에서 들리는 수많은 소리들이 의미없이 흘러간다는 느낌만 들었다. 2번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원래 이런 곡인가 싶어서 포스팅하면서 오늘 공연 순서대로 미하엘 길렌의 녹음을 들어봤는데 역시 오늘 연주가 별로였던 것 같다. )

 

이어서 연주된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이집트'.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들어본 적은 없는 곡이었고, 오늘 점심시간에 잠깐 1악장 일부분만 들었다.

장-이브 티보데의 연주는 상당히 훌륭했다. 생상스 특유의 분위기와 이집트적인 느낌이 마구 교차하는 2악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두 개의 상반된 분위기에 따라 피아노의 음색도 변화하면서 곡에 색채감을 불어넣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마치 피아노에 어떤 장치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색도 들을 수 있었다. 거의 첼레스타에서 들을 법한 느낌의 소리였다. 나머지 악장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롯콘 음향이 이를 100% 살려주진 못한 것 같았다. 이 협주곡에서 종종 들을 수 있었던 반음계 화성이 주르륵 나오는 부분이 잔향 때문에 조금은 효과적이지 못하게 들렸던 것 같았다. 예당에서 들었더라면 훨씬 인상적으로 들을 수 있었을 것 같단 생각도 했었다.

반주는 썩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2악장 도입부에서의 독특한 리듬은 전혀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곡이 진행이 되었다. 활의 움직임은 리드미컬한데 소리는 '웅웅웅'하는 것처럼 들렸다. 정말 아쉬운 부분.

 

2부에서 연주한 곡은 생상스의 대표곡 중 하나인 교향곡 3번 '오르간'으로, 처음으로 롯콘이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로 삼는 파이프오르간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티보데의 연주를 제외하면 실망스러웠던 1부에 비해서 2부는 그래도 괜찮은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오르간에 너무 힘을 주지 않은 해석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피아노의 경우에는 너무 보조적인 역할로만 등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확실히, 파이프오르간의 소리는 그 동안 들었던 전자 오르간에 비해서 훨씬 멋있게 느껴졌다. 특히 거대한 파이프에서 울려오는 저음은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묵직하게 들려왔다. 음반으로 들을 때는 절대 느낄 수 없는(하이엔드 급 스피커라면 또 다르려나...?) 부분일 것이다. 1악장 마지막에 조용히 마무리되는 부분에서 핸드폰이 울리거나 내 옆 자리에서 거슬릴 정도로 큰 소리로 숨을 쉬는 것을 내내 참고 들어야 하는 것은 또 유쾌하진 않은 경험이긴 하다만.....

오랜만에(요즘 공연 보러 잘 안가다보니...) 폴 필버트가 팀파니를 연주했는데 롯콘의 영 좋지 못한 음향 때문인지 종종 팀파니가 묻혀버리기도 했다. 역시 예당이었으면 그 존재감이 더욱 확실히 드러났을 텐데... 란 생각도 들었다. 아 거기는 파이프오르간이 없지. 여하튼 연주할 때의 특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요약하자면 롯콘의 로또 음향과 피셔의 뭔가 허술한 연주를 티보데의 피아노와 파이프오르간이 멱살 잡고 끌고 간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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