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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심리상자(유영수 저 / 한스미디어)

MiTomoYo 2020. 7. 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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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통해서 추천을 받은 책이어서 구입해 읽게 되었다. 마침 일본, 심리란 두 가지 주제는 관심도가 높은 주제기도 하니깐.

 

저자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SBS기자로 일본에서 연수를 받거나 특파원 생활도 했던 사람이다. 특히 특파원 시절에 도호쿠 대지진(2011년)을 겪기도 했었다고 한다.

 

일단 간단히 책의 특징부터 '일본 젊은 세대의 심리코드', '커뮤니케이션 심리 코드', '가정과 일상의 심리 코드', '대지진과 불안의 심리코드'란 4가지 큰 틀을 잡고 관련된 몇 개의 중분류, 마지막으로 짤막한 소주제를 이용해 내용을 이어나간다. 논문, 서적,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이용해서 글을 전개하는데, 너무 깊이있는 인용은 지양하고 있어서 내용이 복잡하지 않고 쉽게 읽히는 편이다. 단순히 일본은 이렇다란 내용이 아닌 한국과의 문화적인 비교를 하는 부분 역시 괜찮은 부분이다.

 

앞의 세 가지 파트를 읽다보면 관통하는 키워드가 하나 나타나는 것 같다. '틀'이란 단어가 그것이다. 무엇을 해야하며 하지 말아야할지에 대한 규율이 억세다는 점이 일본인의 심리적인 부분에 무척 큰 영향을 끼친단 의미다. 이것으로 파생되는 특징들이 많다. 엄격한 교육, 완벽주의, 사생활에 대한 보호, 특이할 정도로 낮은 자존감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일본인도 똑같이 사람이다보니, 이런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모습도 종종 나타난다는 점이다. 갸루나 코스프레는 일본의 경제 불안과 맞물리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일탈이며, 한국 걸그룹이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인기를 끈 이유는 '야마토 나데시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이 표현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벌써 9년이나 지난 도호쿠 대지진은,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는 일본을 '방사능국'이란 또 하나의 멸칭을 만든 정도로 기억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 지진이 전쟁 이후 일본의 모든 것을 뒤바꾼 사건이라고 언급을 하고 있다. 일본의 민족주의가 급격히 강해진 것도 이 때를 기점으로 잡는 주장도 여럿 있으며, 여러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쓰였던 '칠레 아저씨'가 등장한 프로그램도 대지진이 가져다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포지티브 내셔널리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글의 마지막 소주제는 오키나와와 일본 본토 간의 애매한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책의 마무리를 짓는 챕터로써는 조금은 안맞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사실 우리와 일본은 서로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을 기준으로 본다면 1998년 이전의 한국이란 나라는 그 존재감이 희미한 나라였다고 한다. 우리 역시 일본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수준의 정보만 가지고 있었고 말이다.

 '서로 잘 안다고 착각해서 생기는 오해'야말로 한일 갈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책 곳곳에서 한일간에 오해가 생길만한 부분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국의 화법은 화자의 전달력이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면, 일본의 경우엔 청자가 '알아서 잘' 이해해한다는 식이다.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요즘, 솔직히 안타깝다는 느낌도 많이 든다. 정치/외교적인 부분은 제쳐두더라도, 언론 등을 통해서 서로 왜곡된 사실들을 주고 받는 것이 앞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결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못할 것이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서로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가까울듯 멀어지는 두 나라간의 사이를 조금이라도 좁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울리가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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