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공연리뷰

[20140109]서울시향-정명훈과 영웅의 생애 후기

MiTomoYo 2014. 1. 10.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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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표지를 찍는 것을 관례(?)로 했지만 23일에 말러 10번 공연을 갈 계획이므로......>


2014년도 첫 공연이며 올해 볼 수 많은 공연의 첫 단추를 끼는 공연이기도 하다. 

일단 오늘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부>==================================

L.v.Beethoven - 레오노레 서곡 3번

진은숙 - 생황 협주곡 '슈' (생황 : 우 웨이)

============================<2부>=================================

R.Strauss - 영웅의 생애 o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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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탄생 150주년을 맞는 해의 첫 공연으로 열기에 참으로 적절한 곡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영웅의 생애에 정신이 팔려서 1부의 서곡이 어떤 곡인지 전혀 생각을 안하고 들어갔었다.

3층 살짝 왼쪽에서 들었는데 첼로와 비올라 소리는 거의 뭉게지게 들리는 살짝 안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뒷자리여도 중앙쪽을 가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주는 첫 부분에서 앙상블이 잘 안 맞는 것을 빼면 괜찮았다. 무대 밖에서 부는 트럼펫 소리에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레오노레는 일단 이 정도로


가장 걱정되었던 오늘의 레퍼토리는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이었다. 생황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악기로써 중학교 음악선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었을 때 소리는 안나고 먼지만 나는' 꽤나 다루기 어려운 악기이기도 하다. 서울시향이 외국 투어를 나갈 때 잘 연주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것 같고, 특히 오늘 공연은 DG에서 음반 제작을 위해서 녹음까지 한다고 했다. 일단 타악기의 다채로운 활용이 가장 눈에 띄었다. 피아노 현을 말레로 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개의 징을 치는 것, 철판을 활용하는 것도 독특했고 무엇보다 타악기 주자들이 하모니카를 부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하모니카나 생황의 연주법이나 음색이 비슷한 것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이해가 되는 부분. 독주자도 때때로 관에 입을 대고 바람을 부는 주법도 구사했다.

현대 음악을 실황에서 접하는 경우는 흔한 편도 아니었고 들어봤어도 딱히 좋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들었던 것 같고 생각보다 곡도 마음에 들었다. 편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생황 소리가 오케스트라에 묻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도 조금은 놀라웠다. 덕분에 협주곡이라는 느낌보다는 오케스트라에 생황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앵콜은 2곡이었는데 2번째 곡은 아리랑을 시작으로 다른 곡으로 갔다가 다시 아리랑으로 끝맺는 곡이었다. 


영웅의 생애는 아무래도 2012년에 안토니 비트의 지휘로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 공연과 비교가 자연스럽게 되는데, 당시 공연보다 훨씬 박력있으면서도 더 서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영웅의 전장에서 트럼펫이 무대 밖에서 부는 부분은 문으로도 음량을 조절하는 것도 포착을 했는데 이 부분도 (알고는 있었지만) 꽤나 인상적이었다. 또한 중간에 나오는 스네어 드럼들을 두들기는 부분은 꽤나 인상적이었고 곡  2012년 공연에서의 부수석 웨인 린의 솔로도 인상적이었지만 오늘 악장 루세프의 솔로도 (당연히) 매우 인상적이었다. 빠방하게 터지는 부분 뿐만 아니라 서정적인 부분들 역시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인 '영웅의 은퇴와 완성'부분의 끝부분은 정말 아름다웠다.

다만 아쉬운 점들도 몇몇 존재했는데 일단 첫 주제 이후에 저음부의 멜로디에 목관악기가 리듬을 맡는 부분에서 앙상블이 어긋난 부분들과 자잘한 실수들이 들렸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곡들이 오케스트라에게 정말 어려운 곡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부분. 앙상블적인 측면에서는 2012년 공연이 더 나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의 첫 연주회를 괜찮게 감상을 했다. 다음 공연은 (아마도) 서울시향의 말러 10번[각주:1]이 될 것 같다.

  1. 데릭 쿡의 2nd버전, 지휘는 한스 그라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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