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나름 특집1 - 1>베토벤-교향곡 5번, 7번(클라이버, 빈필)

MiTomoYo 2013. 7. 21. 19:33
728x90

오랜만에 베토벤 5번을 연주하게 되었으니 당분간 리뷰는 베토벤 5번 교향곡이 있는 음반들로 쓸까 생각 중이다. 사실 리뷰를 쓰면서 어떻게 운을 띄울까 고민을 하다 보니 리뷰를 되려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서론을 쓰기 힘들면 그냥 넘기고 쓰던가 할 생각이다.

 

베토벤 5번은 음반 역사상 최초로 전곡이 녹음된 곡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녹음화된 곡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도 해본다. 그 만큼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음반 수를 세니 CD 3장을 가지고 있다. LP로는 아직 안 세봤지만 아직 턴테이블이 없기 때문에 들어보질 못했다. 하여간 아직까지는 다양한 곡들을 들어보려고 생각하는 나로써는 당연히 이 곡에 대한 음반 수는 적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오늘 리뷰할 음반은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음반이 되겠다. 어찌나 인기가 있는지 녹음된 지 40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절판도 안되고 있고 온갖 커뮤니티에서 베교 5번 추천 1순위 음반 중 하나일 정도이다. 검색을 해봐도 이미 이 음반에 대한 리뷰들은 이미 꽤 있을테니 뒤늦게 작성하는 내가 되려 쓰기 어색하다.

 


<그가 DG에서 남긴 음반은 CD로도 12장 분량이면 된다. 배가 고프면 지휘하고 마음에 안내키면 연주회 당일에 나타나지 않았던 괴짜 지휘자>


일단 첫 번째로 쓸 베토벤 5번 교향곡. 이 음반을 틀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느낌은 확실히 다른 음반에서는 느껴지기 힘든 파워가 느껴진다.

 

일단 이 녹음의 가장 이슈를 불러오게 만든 1악장! 다이나믹을 극단적으로 벌려놓았고, 템포가 빠르단 느낌을 받는다. 일단 몇 가지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호른으로 시작하는 2주제 직전에 나오는 팀파니는 가속페달을 붙인 것처럼 활용을 한 특징이 있고, 다같이 쉬는 부분에서는 의도적으로 쉼표를 길게 끄는 특징도 발견했다. 뒤이어 나오는 2주제에서는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목관악기들(클라리넷, 플룻)이 전부 5번째 음을 더 길게 끄는 특징이 있다.(악보상으로는 모두 4분 음표로 동일한 박자를 가져야 한다) 반면 처음의 바이올린은 박자가 정확하다. 이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래서 베이스 라인이 갈수록 늦게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반면 이는 두 번째 도돌이에서는 박자를 더 정확히 지키면서 연주한다. 종결부에서는 살짝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는 부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그냥 인-템포를 가져가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음반만큼 호평과 혹평이 교차하는 음반이 얼마나 있을까? 그 만큼 그의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음반이 아닐까 싶다.>


2악장에서도 다이나믹을 상당히 넓게 잡는 특징을 보인다. 개인적으로 1악장처럼 분석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만 중간에 루바토를 사용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템포에 큰 변화를 주는 경우는 없지 않나 싶다. Con moto에서는 템포를 빠르게 바꿔나가지만 말이다. 3악장과 4악장 역시 다이나믹에 주안점을 두고서 진행해 나간다. 3악장 처음의 첼로 연주와 뒤이어 호른으로부터 시작되는 음량의 차이는 꽤나 크게 느껴진다. 또한 이 때문에 4악장으로 넘어가는 부분도 나름대로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빠르다고 생각되는 트리오의 푸가토는 그냥 3악장에서 잡은 템포와 딱히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이 때문인지 음량을 지속적으로 크게 유지하는 4악장은 사람들이 되려 밋밋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 듯 싶고 나도 그 의견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동의를 하는 편이다. 악보상으로 f ff가 구분이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음량의 차이는 대단히 미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문에 이 음반의 가치를 낮추고 싶진 않다.


일단 연주 단체가 빈 필인 만큼 합주력으로 뭐라고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현악기 군에서 트레몰로를 연주할 때는 한 악기가 연주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도 놀랍고, 상대적으로 묻혀지기 쉬운 바순조차 이 음반에서는 얼굴을 간간히 드러내는 것도 놀랍다. 목관악기 군의 연주들도 놀랍다. 오케스트라에 대한 팀파니의 중요도는 이 음반만 들어보더라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클라이버의 주안점도 4악장에서 드러나는 소소한 단점을 제외한다면 이 곡의 특징들을 잘 잡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곡을 추진해 나가는 두 가지 요소인 리듬과 다이나믹 모두가 잘 나타나 있다. 중후하게 해석하는(뭐 종종 "게르만식" 사운드라고 하는) 당시 해석과는 다른 관점을 통해서 접근한 덕분에 아마 당시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지 않았나 싶다. (여기에 앞서 말한 빈 필의 연주력이 보태지면서)


<호평을 받은 DG시리즈 111의 첫번째 시리즈에 이 음반이 들어간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커플링 된 교향곡 7번은 5번과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일단 현악기의 위치가 바뀌어있다. 5번에서는 Vn1-Vn2-Vc-Va순으로 배치가 되어있는 반면 7번에서는 Vn1-Va-Vc-Vn2로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지휘자가 현악기의 배치를 자신이 선호하는 것 하나만 사용한다는 점이 있고 트럼펫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는 특징도 보인다. 이에 대한 내 답변은 리뷰 중간에 할 생각이다.

 

1악장의 서주에서는 5번 교향곡에서 중요시했던 다이나믹의 변화는 더 이상 클라이버의 머릿속에 들어가있지 않는다. 대신 상승 스케일에서 바이올린들이 서로 주고 받는다. (전문용어로는 antiphonal이라 한다.) 뒤이어 플룻과 오보에의 리드미컬한 연주가 귀에 들어온다. 본격적인 주제에 들어서면 팀파니의 리드믹한 타격이 귀에 들어온다. 일반적인 연주에서는 묻히는 플룻이 얼굴을 드러내는 부분도 있다. 대부분이 생략하는 도돌이표도 충실하게 지켜나간다. 2악장은 역시 평범하다는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느린 악장에서는(표기상으로 Allegretto지만 나머지 악장들이 전부 이보다 빠르다보니... 개인적으로는 2악장을 완서 악장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5번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해석을 뛰어난 연주력으로 커버한 듯한 느낌이다. 3악장의 경우도 리듬을 통해서 곡을 진행해 나간다. 4악장이 시작되면 정신 없이 연주가 진행이 되는데 시작 부분에서 드디어 트럼펫이 모습을 드러낸다!(그리고 다시 사라진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4악장의 최고 부분은 클라이막스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생각을 한다.

<바로 이 부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는 부분은 이 곡의 백미이다>


퍼스트와 세컨드가 서로 주고 받으면서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는 이 부분은 다른 음반에서는 잘 느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한 굉장히 효과적으로 포착을 해내기도 했다.

7번 교향곡에서의 트럼펫의 역할은 분명히 보조이다. 총보를 쭉 보게 되면 주로 호른이나 팀파니, 아니면 총주 부분에서 등장을 하며, 솔로 역할을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반대로 호른의 경우도 보조이지만, 호른의 경우는 때로는 굉장히 거슬릴 정도로까지 튀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좀 안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길고 긴 리뷰를 마치면서, 아마 클라이버 음반에 대해서 리뷰를 할 일은 더는 없지 않나 싶다. 클라이버가 애초에 음반 수를 워낙 적게 남긴 탓도 있고 당분간 클라이버의 음반을 더 살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클라이버에 대한 생각은 악보 상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음표들과 지시어들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1,2가지로 뽑아서 이를 음악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빈 필의 연주력은 덤이다) 어쩌면 클라이버의 레퍼토리가 적은 이유도 이러한 부분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마음대로 별점 : ★★★/5

마음대로 한줄 : 매우 독특하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점들이 존재한다.

 

=============================================================================================

<음반 정보>

Deutsche Gramophone 111 Series Vol.1 28CD에 수록

 

1~4 - L.v.Beethoven :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5~8 - L.v.Beethoven : Symphony No.7 in A major op.92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 카를로스 클라이버)

 

(1~4)

1974 3~4월 비엔나 무지크페라인잘에서 녹음

(5~8)

197411~1975 1월 비엔나 무지크페라인잘에서 녹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