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2016년도 결산]2016년도 나의 Best음반

MiTomoYo 2016. 12. 2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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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20일은 한 해 동안 샀던 음반들 중에서 가장 좋았거나,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음반을 선정해서 포스팅을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결코 즐겁진 않았던 전반기와 만족스러운 하반기를 보냈던 것 같았다. 여튼 올 해는 목표했던 것들을 이루긴 해서 참 의미가 깊은 해였던 같다.


예전에는 1년동안 샀던 음반들을 죄다 꺼내서 사진도 찍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기에는 음반 수가 너무 많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여튼 블로그 포스팅을 기준으로(아마 빼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려 167장이라는 엄청난 수치가 나왔다. 이 중 109장이 클래식 음반, 58장이 비클래식 음반이다. 박스세트가 아닌 멀티CD 음반은 죄다 1장으로 계산을 했으니 단순 CD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올 해 샀던 음반들 중에서 Best음반을 선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구입한 음반이 많다는 얘기는 반대로 한 음반을 깊이있게, 여러번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의 반증이다보니..... 앞으로는 충동구매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올 해의 Best음반을 한 장씩 소개해보려 한다.


1. A.Dvorak-Symphony No.3, 7(Wiener Philharmoniker, Myung-Whun Chung, DG)



음악에 어떤 사연이 담기게 되면, 그 음악을 다시 들을 때마다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리게 된다. 일본 여행 중 구입했는데, 이상하게 들을 때마다 일본 여행의 추억에 잠기곤 한다. 드보르작의 교향곡들이 어딘지 모르게 아련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긴한데, 이 음반의 경우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음반의 해석 역시 좋다. 드보르작 교향곡 3번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고 7번의 경우에는 박력있는 해석이 마음에 든다. 특히 4악장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악장을 따로 떼어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4악장만 따로 재생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였다. 

 

국내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음반이기도 하다.


2. L.v.Beethoven-Symphony No.4, 5(Concentus Musicus Wien, Nikolaus Harnoncourt, Sony)


아직도 3월 6일 그 날의 충격을 잊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알게된 분을 처음으로 본 뒤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갈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무심코 만지던 중에 SNS를 통해서 아르농쿠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은퇴한다는 소식에 '베토벤 교향곡 전집만 완성시키고 은퇴선언 하셨으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


이 음반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음색과 함께 아르농쿠르의 해석이 돋보이는 음반이다. 특히 5번의 해석이 발군이란 생각이 든다. Teldec반에서 보여준 해석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보이기 때문에 그의 사망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슬리브 노트는 아르농쿠르가 직접 작성한 만큼 그가 의도했던 해석을 조금이나마 더 잘 알 수 있다는 점도 이 음반이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3. Tchaikovsky-Symphony No.4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Yevgeny Mravinsky, DG)


내가 클래식 음악과 관련되서 자주 말하는 것 중 하나는 "나는 러시아 음악은 그다지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아"다. 이 말은 아직까지 유효해서, 그나마 멜로디를 잘 뽑아내는 차이코프스키는 간간히 듣지만, 다른 작곡가의 곡은 확실히 음반을 잘 사지도, 찾아서 듣지도 않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도 별로 좋아하는 곡이 아니었다. 술취한 아저씨가 장황하게 얘기하다가 "짠~!"하는 느낌의 곡이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곡을 번스타인의 후기 녹음으로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1악장이 22분, 2악장이 12분(므라빈스키 음반 기준으로 각각 18분/9분이다)이나 걸릴 정도로 축축 처지는 템포가 지루함만 안겨줬던 것 같다.


이 음반은 그가 남긴 다른 교향곡들 음반처럼 거침없이 빠르게 나아갔고, 그 덕분에 이 곡이 지루하단 인상을 한 번에 날려준 연주가 되었다. 날카롭게 쏘는 금관이 왠지 모르게 러시아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까지 곡에 대한 선입견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연주는 흔치 않았던 것 같다.

여담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초록색 음반이 아니라 LP판 커버를 사용한 음반이란 점도 마음에 든다.


4. L.v.Beethoven-Violin Concerto/M.Bruch-Violin Concerto No.1(Royal Concertgebouw Orchestra/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Klaus Tennstedt, Kyung-Wha Chung, Warner)



올해 정경화의 음반을 여러 장 사긴 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연주를 골랐다. 데뷔 음반의 경우에는 격정적이다 못해 너무 거칠다는 느낌까지 받는 음반이어서 아쉬웠고,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가장 좋아하는 파르티타 2번이 썩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었다.


반면 이 음반의 경우는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도,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은 연주를 들려준다. 클라우스 텐슈테트는 음악에 감정표현을 격하게 표현하는 지휘자란 인상이 너무 강해서 협주곡과 잘 어울리지 않는 지휘자란 느낌도 받았는데, 이 음반에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실황 연주를 음반으로 담았는데도 실수가 없는 연주를 들려준다. 전성기의 정경화가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음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4. W.A.Mozart-Clarinet Concerto/C.M.v.Weber-Clarinet Concerto No.1 (Berliner Philharmoniker, Rafael Kubelik, Karl Leister, DG)


시대악기 연주가 있기 전의 모차르트 연주는 항상 무겁고 중후하다는 느낌을 준다.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라고 자주 언급되는 칼 뵘의 모차르트가 대표적이라고 생각된다. 


이 음반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상쾌하다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양쪽에 두는 배치 뿐만 아니라 모든 성부가 명확히 들리는 등 칼 뵘의 음반과는 분명한 차별점이 있었다. 칼 라이스터의 클라리넷 연주도 괜찮지만, 쿠벨릭의 반주가 너무 마음에 드는 음반이었다.


5. F.Schubert-Complete Symphonies(Staatskapelle Dresden, Herbert Blomstedt)


올 해 블롬슈테트와 아르농쿠르의 슈베르트의 교향곡을 비슷한 시기에 구입을 했다. 어떤 음반을 고를까 하다가 블롬슈테트의 음반을 선택했다. 아르농쿠르의 슈베르트 해석이 나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두 음반 모두 멋진 해석을 보여줬지만(비교하자면 블롬슈테트는 전통적인 연주며, 아르농쿠르는 시대악기 느낌을 주는 연주다) 5,7,8번이 아닌 다른 교향곡들도 무척이나 매력적이란 것을 알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블롬슈테트란 지휘자에 대한 관심을 높인 연주란 점에서 이 음반을 선택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클래식 음반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음반들이다. 이 외에도 후보에 넣을까 싶었던 음반들은


1. 말러 교향곡 5번 - 불레즈

넣을까 말까 하다가 넣지는 않았다. 이토록 차분한 말러 교향곡 5번이 있을까 싶기도 한 연주다. 인상적인 연주긴 하지만 Best라고 하기보단 별미란 느낌이 강해서 넣지 않았다.


2. 슈베르트 교향곡 전집 - 아르농쿠르

이미 아르농쿠르의 음반을 한 장 선정했고, 동 시리즈의 블롬슈테트 음반이 좀 더 여러 의미를 주는 것 같아서 선정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두 음반 모두 탁월한 해석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며, 명확하게 차별화되는 연주이기도 하므로 취향에 맞춰서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 이반 피셔

이 음반 역시 지금껏 들었던 라흐마니노프랑은 다른 연주였다. 다만 그다지 즐겨 듣는 곡이 아니다보니 Best에 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2013년에 Best에 이 곡이 들어있긴 했는데, 어디까지나 연주회를 위해 열심히 듣다보니 친해진 케이스라.....[각주:1]


4.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 다니엘 하딩/스테판 이설리스

B단조 협주곡은 괜찮았는데, 미완성작인 A장조 협주곡은 잘 안듣게 되서 목록에서 제외가 됐다. 가끔씩 느끼는 점이지만 작곡가가 포기한 곡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비클래식 음반 중에서 Best음반을 골랐다. 


1. THE IDOLM@STER CINDERELLA MASTER10 - 島村卯月


나를 프로듀서로 만든 곡이어서 선정했다. 음반 개수가 급격하게 불어난 원인을 제공함과 동시에 일본 여행을 결심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음반이다.


2. THE IDOLM@STER ANIM@TION MASTER 生っすか SPECIAL 05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떤 사연을 담는 것처럼 그 음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음반에 수록된 小さいもの는 일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들었던 노랜데, 분위기가 너무 적절하게 맞아 떨어져서 내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노래다. 風の魔法와 アムリタ 역시 무척이나 자주 듣는 노래가 되었다.


사실 이 음반을 선택한 이유는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는 것 외에도, 도저히 일본 여행까지 기다리기가 힘들어서 결국 아마존 직구까지 하게 만들어 내 지갑이 탈탈 털리고 있는 원흉(?)이 된 음반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올 해의 Best음반을 소개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니 확실히 음악을 듣는 시간이 줄어들기는 하는 것 같다. 내년에는 리스트를 만들던가 해서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의 음반을 사도록 노력은 해봐야 할 것 같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만..... ^^)

  1. 지금 찾아보니 다른 지휘자의 음반도 찾아보고 있다고 적어두었다. 찾기만 했고 한 장도 구입을 안했다 ㅡㅡ;;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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