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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원래는 9/3일 연주회를 섰어야 했는데......

MiTomoYo 2016. 9. 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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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참 일이 안풀리는 경우가 가끔씩 있는 것 같다. 원래 스케쥴은 분당에서 연주회 단원으로 참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3년 만의 KUPhil 단원의 복귀를 할 줄 알았는데, 마침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에 초청이 되어서 아쉽게도 연주회를 포기해야 했다.


SNS를 보면 연주회 전 날에 그 동안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막 적어두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나는 그 동안 그런 글을 거의 남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번에 처음으로 이런 글을 써보려고 한다. 좀 과거 얘기부터 돌아가고, 내용도 두서 없이 마구 진행될테지만, 이해해주시길 ㅎㅎㅎ;;;


1. 거의 3년이란 기간 동안 원래 활동 했던 동아리(전 세레나데, 현 KUPhil)에서 단 한 번도 연주회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매 3, 9월마다 2군데 학교에서 객원 단원으로 연주회를 참여했다. 매번 "나 요즘 좀 바뻐"란 핑계를 대면서 연주회 서는 것을 피하긴 했는데, 이제와서 밝히는 것이지만 바쁜 것보다도 동아리에서 연주하기 싫었다. 뭐 대진쌤과 브람스 교향곡 3번을 준비하던 당시 이런저런 일로 인해서 동아리에 대한 정이 완전히 떨어져버렸고, 마침 직전에 입단하게 된 Festival Ensemble Gaudium(이하 가우디움)에 정을 한창 붙이고 있었던 시기여서 그다지 아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었다. 당시에는.


2. 그래도 꽤 시간이 흐르다보니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혹은 객원을 다니면서 생기는 소외감도 꽤 많이 느꼈던 것도 사실이었다. 가우디움에서도 유일한 KUPhil출신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동아리와 관련된 추억 썰을 풀 때 공감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에서 특히 많이 느꼈다. 객원 단원으로는 더 말할 것도 없었고.


3. 결정적으로 동아리를 외면했던 것을 후회했던 때는 지난 2월 있었던 졸업식 때였다. 당시 취업도 못하고 집안에도 좋지 못한 일들이 있어서 졸업식도 억지로 갔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카톡으로 졸업 축하드린다고 혹시 시간 되시면 오셔서 사진도 찍고 선물도 받아가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몇 년간 동방에는 거의 가지도 않을 만큼 무신경했던 부원이었는데, 신경써준 점 자체가 너무나 고마웠었다. 아마 이 시기 전후로 연주회 연습 나오라는 권유도 여러 차례 받기는 했었다. 이 때는 정말 취준으로 정신 없던 시기여서, 취업하면 꼭 연습 나가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4. 그러고 2016년 하반기가 시작된 첫 날에 취업을 했고, 바로 다음 날에 신체 검사 받고 악보도 받을 겸해서 연습을 나가기 시작했다. 중간에 연수도 껴있어서 혹시라도 연주회를 못서게 될 것은 아닌가 걱정을 했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연수 일정이 연주회와 겹치지 않아서 토요일마다 열심히 연습을 나갔다. 연수원에서도 바쁜 와중에 틈틈히 파트보를 보면서 음악을 외우려고 했었다.


5. 그리고 수료식 3일 전에 문자 한 통을 받았는데, KT 체임버 홀 연주회 초청 및 CEO와의 대화의 시간을 가지는 행사에 초청을 받았으니 잠깐 미팅을 가지겠다는 내용이었다. 열심히 설명을 들었는데 마침 연주회 날짜와 겹쳤다. 솔직히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두 행사 모두 쉽게 경험하기 힘든 행사기 때문이었다. 마침 여기서도 추첨이 된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내심 추첨이 안되길 바랬고, 기대에 어긋나게 되었다.


6. 사실 연주회를 못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번 연주회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연주회에 설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연주회를 설 수 있다고 해놓고 결국 못서게 되는 바람에 혹여나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이나 피해를 끼친 것은 아닌지 또 그런 생각도 들고..... 여튼 그렇다. 일단 멀리서나마 연주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여튼 회사 분위기상 주말에 일을 주거나 하는 스타일을 아니다보니, 부서 배치를 받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기는 하다. 뭐 YB단원들이 좋아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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