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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에 다녀왔습니다

MiTomoYo 2019. 8. 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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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8/18)까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진행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에 다녀왔습니다. 저녁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다녀왔는데, 오늘이 아니면 도저히 갈 시간이 안 나서 조금 무리해서 다녀온 감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평일 아침~점심 사이에 갔음에도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습니다. 아마 휴일 중에 갔다면 대기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기다리다 지치진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특이하게도 전시장에서 촬영(단 동영상은 불가)이 허용이 돼서 이것저것 많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기 전에 전시회 도록도 판매한다는 어느 블로그 글을 읽었는데 막상 가보니 도록은 없었습니다. 아마 몇몇 작품의 아트북을 도록이라고 표현한 것 같은데, 작품 하나에 3만 원씩 주고 아트북 여러 개를 살 이유는 없었습니다.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작품도 없었으니.....

 

본론에 앞서 사족을 달자면, 어렸을 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여러 작품 봤었습니다만, 최근에 개봉한 작품들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 대히트를 쳤던 겨울왕국도 안 봤으니.....

 

전시회는 시대순으로 만들어진 작품의 컨셉 아트 / 스토리 아트 / 원화를 보여주거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서 디즈니가 기울인 다양한 노력들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제 임의로 테마를 좀 나누어서 포스팅을 진행해보려 합니다.

 

Part I - 디즈니의 시작, 노하우 습득의 시기

 

디즈니의 완전 초창기 작품인 '증기선 윌리'의 스토리보드입니다. 좌측에는 각 장면에 대한 스토리를 우측에는 그 장면에 해당하는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옆에는 해당 애니메이션의 클립 영상도 들어가 있습니다. 뭔가 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볼륨이 작아서 잘 들리진 않았습니다.

 

디즈니 캐릭터들의 원화입니다. 미키/미니 그림을 잘 보면 예비선의 흔적이 보입니다. 디지털 작업을 하는 요즘에는 볼 수 없는 흔적입니다. 도널드 덕의 경우에는 좀 더 마음에 드는 그림(도널드 덕 특유의 짜증 섞인 표정의 얼굴이 크게 그려짐)이 있었는데 도록에서 보면 되지 하고 사진으로 남겨두질 않았습니다. 이런.....

 

이어서 디즈니의 초창기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발전사가 쭉 이어져 소개가 됩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작품은 백설공주. 어렸을 때는 그저 좋다고 봤었던 작품이었는데 학부 막바지에 들었던 교양 애니메이션 강의에서 이 작품이 '1937년'에 개봉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다시 봤을 때는 뭐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오래된 느낌이 들긴 하는구나.. 란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마녀와 백설공주의 컨셉화입니다.

 

배경의 원화라고 합니다.

 

아마 스토리 아트인 것 같습니다. 해당 장면의 어떤 곳을 촬영할 것인지 보여주는 듯한 표시도 있고, 새가 날아가는 동선이 그려진 그림도 있습니다. 스토리 아트이기에 어쩌면 대략적인 그림만 그려도 충분할 것 같은데 그림의 퀄리티가 상당합니다.

 

백설공주 소개 앞부분에 전시된 영상물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나는 언제쯤 돈 걱정 없이 놀고먹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거니??? ㅠㅠㅠㅠ

 

디즈니의 초창기 조직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시작이 디즈니로부터 비롯되는 구조인 것을 보면 능력만큼은 출중한 인물임에 분명합니다.

 

이어서 소개된 작품은 피노키오입니다. 어렸을 때 무척이나 즐겨보던 작품이었습니다.

피노키오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기술처럼 소개가 되고 있는데, 앞선 작품인 백설공주에서도 이 기법이 사용되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피노키오의 컨셉 아트입니다. 하단에 작품에 쓸 몇 가지 메모들이 적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컨셉 아트입니다. 위의 사진과는 다르게 색이 입혀진 그림인데, 작품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그려진 것 같기도 하고, 바다의 표현을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색을 입힌 것 같기도 합니다. 왼쪽의 그림은 드뷔시의 '바다'에 영향을 줬다는 호쿠사이의 판화와도 왠지 비슷한 느낌입니다.

 

스토리 스케치입니다. 장면을 보니 스토리의 마지막 부분이네요.

 

다음으로 소개된 작품은 판타지아. 아마 이 작품은 전체를 보진 않았고 '마법사의 제자'만 봤던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기에, 일단은 음향효과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사운드 외에도 디즈니 스튜디오의 장인정신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제작 과정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측의 사진이 그것인데, '봄의 제전'파트에서 용암의 표현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자 붉은 진흙을 이용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케치뿐만 아니라 소요시간을 체크, 필요한 프레임 수까지 계산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해당 부분에 대한 스토리 스케치입니다. 스토리 스케치여서 제가 말한 부분이 잘 드러나진 않네요. 해당 영상을 지나치지 말고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어서 소개된 작품은 '덤보'와 '밤비'입니다. 덤보는 본 기억이 없고, '밤비'는 보긴 한 것 같은데 어두운 스토리에 꽤 충격을 먹은 기억만 나고 어떤 내용인지는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여하튼 두 작품 모두 동물이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이전 작품에서도 동물이 꽤 등장하긴 합니다만, 이 작품을 계기로 동물을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노하우를 습득한 것 같습니다.

또한 덤보를 통해서는 동물을 통해서 감정표현을 나타내는 노하우를 습득한 것 같습니다.

 

위의 그림은 컨셉 아트, 아래 그림은 배경에 사용된 그림이라고 합니다. 해당 그림을 맡은 사람은 타이러스 웡이라고 하는 분인데, 숲의 분위기를 묘사하기 위해서 파스텔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잠깐 '밤비'를 찾아보니, 이전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인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고 사진: 백설공주(좌측) / 밤비(우측)

마지막으로 소개된 작품은 '라틴 아메리카의 밤'이란 작품이었는데 관련된 사진을 하나도 남기질 않은 데다가, 관련된 그림이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영상 클립은 확실히 봤었습니다만....

 

여하튼 해당 영상은 브라질을 테마로 한 클립이었는데, 이전에 보던 디즈니 그림과는 확실히 다른 '이국적이다!'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색채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디즈니의 초창기 발전 과정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작품성과는 별개로 애니메이션에 필요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습득한 시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약 14년 간에 걸쳐서 이뤄진 셈입니다.

 

- 애니메이션 제작 노하우: 증기선 윌리(1928)

- 장편 제작 방법 / 기술 도입: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 & 피노키오(1940)

- 음향 사용법: 환타지아(1940)

- 비인간 캐릭터 활용 / 배경의 분위기 다변화 : 덤보(1941) & 밤비(1942)

- 이국적(여기서는 미국을 벗어난) 분위기 사용법: 라틴 아메리카의 밤(1942)

 

Part II.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발전 - 아날로그

 

이번 전시회의 아쉬운 점 중 하나가 충실한 전반 파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부실한 느낌의 후반 파트였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도록을 믿고 사진도 별로 안 남기고 열심히 구경만 했기에 수중에 소개할 사진이 훨씬 적습니다... 젠장

 

처음으로 접한 작품은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입니다.

 

컨셉 아트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라틴 아메리카의 밤의 영향이 여기에서도 짙게 나타났음을 느낄 수 있는 단적인 그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리 블레어란 분이 남긴 그림이고, 이 외에도 그분이 남긴 그림이 몇 장 더 있는데 대체로 이것과 유사한 분위기의 그림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그림들이었습니다.

 

레이디와 트램프의 원화 레이아웃과 배경 그림입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컨셉 아트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을 차용했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원화를 이용해서 촬영한 영상인 것 같습니다. 해당 부분은 마녀가 괴물로 변하는 부분이었는데, 별도의 설명이 전혀 적혀 있지 않다 보니 그냥 추측으로 넘겨야 했습니다. 다른 유사한 영상과는 달리 이 것만큼은 정확히 작품 제작 중 어떤 파트인지 전혀 감이 오질 않네요;;;

 

다음은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였습니다. 제록스 프로세스를 이용해서 작업량을 작화가가 그린 연필 선을 셀로 옮기는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하는데, 제록스란 이름을 보건대 복사기를 이용해 복사하는 작업을 말하는 것으로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달마시안의 악역 크루엘라의 원화입니다. 광기 넘치는 표정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빌런이었고 그에 맞게 대조되는 두 개의 그림을 걸어둔 것이 재미있습니다.

 

달마시안의 클라이막스인 자동차 신을 위해서 직접 자동차 모형을 만들고 시뮬레이션하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정글북에서 사용된 그림입니다.

 

인어공주에 사용된 그림입니다. 인어공주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된 마지막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1967년에 개봉된 정글북과 1989년 개봉된 인어공주 사이에는 아무런 작품도 소개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전시장 문제도 있었을 거고, 찾아보니 그 사이에 개봉한 작품 중 봤던 작품은 '아리스토 캣' 하나뿐인지라 그러려니 하긴 했습니다만,

뜬금없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작품이 텅 비어버리니 조금 이상하긴 했습니다.

 

Part III.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발전 - 디지털 / 비유럽권 배경의 작품들

이 시기부터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제작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던 시기라고 합니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림의 개수가 적어 보인단 느낌도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느꼈던 점은 비유럽권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의 비중이 무척 늘어난 것 같단 느낌을 받았단 점입니다.

 

미녀와 야수는 다행인지(?) 레진 키트로 만든 모형 하나만 찍었었네요... 무도회 장면에서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다는 소개가 있었는데 앞선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실사화까지 진행된(평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 같고, 실제로 여기서 실사화 얘기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라이온 킹입니다. 해당 그림들은 전부 컨셉 아트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을 딱 하나 선정하라면 무파사가 죽어가는 왼쪽 아래의 그림을 꼽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써도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라이온 킹에서 사용된 컴퓨터 그래픽 중 전시회에 소개된 장면으로 수많은 누 떼에 쫓기는 심바의 장면을 들고 있습니다. 셀 셰이딩(3D 그래픽을 이용해서 2D 애니메이션 효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하는데, 2분 30초 정도의 장면을 위해서 1년 반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약간은 동양화 느낌도 나서 처음에는 뮬란의 그림인 줄 알았습니다만, 세 번째 그림의 총을 든 남자 때문에 의문이 생겨 확인해보니 포카혼타스 컨셉 아트였습니다.

 

이것이 뮬란의 컨셉 아트입니다. 오리엔탈리즘이 강하게 들어간 그림이 아닌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뮬란에 삽입된 유명한 곡, 'I will make man out of you'의 스토리보드입니다.

 

뮬란의 스토리 스케치입니다.

 

Part IV. 현재의 디즈니 - 3D

 

이어서 전시회에 등장하는 작품은 3D 애니메이션 작품들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컨셉 아트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그림들이 디지털 페인팅으로 이뤄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저는 여기서부터는 단 한 작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라푼젤의 컨셉 아트입니다.

 

이 세 개의 사진은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찍은 것입니다.(스토리보드는 다른 컷을 찍었네요;;;)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3D 모델링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후작업을 통해 우리가 보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영상의 스토리보드에 쓰인 그림들입니다.

 

겨울왕국의 컨셉아트입니다.

 

마찬가지로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라푼젤과는 다르게 동일한 신을 비교하며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빅 히어로의 컨셉 아트와 캐릭터 디자인입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도쿄를 섞은 샌프란시스쿄란 곳을 그린 그림입니다. 왼쪽 그림은 실제 모티브가 된 도쿄의 지역들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지역을 비교하는 사진입니다.

 

모아나를 제작하기 위해서 직접 오세아니아에 있는 섬을 답사하면서 원주민들을 만나고, 그들의 철학을 배우는 등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들인 노력을 적은 부스입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제작자가 남긴 스케치북입니다. 이 그림을 토대로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 그려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자료란 생각이 듭니다.

 

주먹왕 랄프의 컨셉 아트 배경으로 사용될 곳을 모델링한 과자 지형(?)입니다. 실제로 먹을 수 있었던 재료들로 만든 것입니다.

 

주먹왕 랄프 2-인터넷 속으로의 컨셉 아트입니다.

 

마찬가지로 주먹왕 랄프 2의 컨셉 아트입니다. 현존하는 다양한 IT 기업의 패러디가 들어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이것은 주먹왕 랄프 1의 컬러 스크립트 모아둔 것으로 스토리의 분위기에 맞춰서 색감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터들에게 가이드를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중간에 분홍색의 밝은 분위기가 갈색과 초록톤의 어둡고 위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주토피아 사진도 몇 있었습니다. 안 찍고 그냥 넘어갔었네요.

 

마지막으로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끝으로 전시가 끝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후반부가 전반부에 비해서 내용이 부실한 점, 동선을 애매하게 짜둔 점(ex. 미녀와 야수 소개->라이온 킹 소개->미녀와 야수 레진 키트?)등은 아쉬웠지만 야근을 마치고 무리해서 가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던 전시회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 기술의 발전 과정 뿐만 아니라 작품으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

 

나가면 굿즈 판매점도 있었습니다. 간단히 쇼핑한 내역만 소개하자면,

 

라이온킹 / 위니 더 푸우 800피스 퍼즐: 1000피스를 사고 싶었는데 안 보여서 800피스만 두 개 샀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전시회에 푸우는 전혀 없었는데 말이죠..... 흐음...

 

 

피노키오 OST입니다. 백설공주 OST도 있었으면 구입했을 텐데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OST CD가 있었는데 딱히 끌리는 것은 없었습니다.

 

뭐 그 외의 굿즈들은 그다지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패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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