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초간단리뷰]베스트 러시아 클래식 골드 100선(Yedang)

MiTomoYo 2021. 1. 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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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가격에 혹해서 샀던 이 박스 세트를 드디어 한 번씩 전부 들었기에, 오랜만에 음반 리뷰 글을 써볼까 한다. 그동안 썼던 리뷰와는 다르게 전체 세트에 대한 후기 같은 것이기에 별점은 별도로 매기지 않으려고 한다.

 

알라딘 기준 100CD에 39,000원(지금은 48,000원)이란, 한 장에 대충 1/2 국밥 정도 하는 엄청 저렴한 가격에 구 소련에서 활동한 수 많은 연주자들이 남긴 녹음에 레퍼토리도 다양한 편이어서 소개만 놓고 보면 꽤나 구미가 당기는 세트로 보인다.

 

하지만 염가이기에 음악이나 연주자에 대한 해설, 박스의 뽀대, 내구성 등은 차치하더라도 이 세트는 여러모로 문제가 좀 있는 편이다.

 

1. 음질

음반 부클릿에 적혀있는 것을 기준으로 1946년부터 1991년까지의 녹음들이 실려있는데, Mono시대의 녹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름 최신(?)시대인 1970~80년대에 녹음된 음반들도 '이게 이때 녹음된 음반이라고?'싶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은 것들이 있다.

음반에 있어서 음질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것이 설령 엄청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음악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흐릿한 음질이라면 듣는 목적으로써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2. 심하게 문제가 있는 일부 음반들

녹음 상태가 심하게 문제가 있는 음반들이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을 적어보자면

 

CD7-쇼팽의 스케르쵸, 에튜드, 녹턴 발췌(Sviatoslav Richter 녹음)

리히테르답게 연주에 대해서는 태클을 걸만한 부분이 없다. 문제는 반음 정도 낮아진 피치. 녹음할 때 테이프 속도가 잘못 맞춰지면 이런 현상이 나온다고 하고, 옛날 음반에서 종종 발견되는 문제긴 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어떠한 보정이 가해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

CD69-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외(Gennady Rozhdestvensky 녹음)

이건 마이크가 목관 쪽에 가까이 세팅을 했는지 목관이 지나치게 강조된 음반이다. 처음엔 '아 이거 뭔가 새로운 경험이라 재미있네?' 싶다가도 어느 순간 서서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분명한 것은 지휘자의 해석이 상당히 왜곡된 음반이란 점이다.

 

3. 엉망인 곡 표기

이건 개인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 지적을 하는데, 이건 제대로 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자잘한 오타도 은근 눈에 많이 띄는데 이것은 넘어가더라도,

 

CD83-세계의 유명한 행진곡들(Evgeny Svetlanov, Gennady Rozhdestvensky 녹음)

왼쪽: 음반에 적힌 표기 ./ 오른쪽: 실제 수록된 음악

곡 표기가 뒤죽박죽으로 되어 있고, 나도 처음엔 헷갈렸다. 3번부터 7번까지 트랙이 잘못 적혀있었고, 유튜브를 통해서 곡을 찾아서 순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Shchedrin의 곡은 없어서 정확히 맞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주옥같은 음반들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선정을 해보자면

CD08-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32번(Sviatoslav Richter 연주)

CD92-드보르작 피아노 5중주 1,2번(Borodin Quartet, Sviatoslav Richter 연주)

이 세트에 수록된 리히테르의 음반들은 대체로 괜찮은 편인데 특히 30번의 3악장의 변주곡 형식을 이렇게까지 잘 표현한 음반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는 Philips에서 녹음된 것과는 다른 연주인데 이것도 괜찮은 편이다.

CD73-시벨리우스/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Gennady Rozhdestvensky 지휘)

CD80-차이코프스키 교향곡 2번(Evgeny Svetlanov 지휘)

세트 내에서 특히 음질이 괜찮은 관현악 음반이고, 해석도 꽤 준수하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2번은 처음 들었음에도 꽤 인상적인 해석이었다.

 

결론은 알라딘을 기준으로 별점 9.5점의 상품이긴 한데 그 정도로 엄청난 상품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실 100CD중에서 '와 특별하다!' 싶을 정도의 음반들도 생각만큼 많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워낙 가격이 싼 편이라 낱장으로 4~5장만 구입하더라도 이미 박스세트가 가격적으로 이득이니, Yedang레이블에 끌리는 음반이 몇 장 있다 싶다면 겸사겸사 구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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