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7~12.12]동생이랑 같이 시코쿠 여행(5일차): 마츠야마~다카마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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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https://electromito.tistory.com/889
1일차: 출국~다카마쓰(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0
1일차: 출국~다카마쓰(②)-https://electromito.tistory.com/891
2일차: 나오시마@다카마쓰(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2
2일차: 나오시마@다카마쓰(②)-https://electromito.tistory.com/894
2일차: 나오시마@다카마쓰(③)-https://electromito.tistory.com/895
3일차: 고치(①)-https://electromito.tistory.com/896
3일차: 고치(②)- https://electromito.tistory.com/897
3일차: 고치(③)- https://electromito.tistory.com/902
4일차: 마츠야마(①)-https://electromito.tistory.com/905
4일차: 마츠야마(②)- https://electromito.tistory.com/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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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피곤이 쌓이는 하루. 매일이 강행군이니 어쩔 수가 없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츠야마에서 다카마쓰로 이동하는 열차는 대략 1시간 단위로 편성이 되어 있어서, 마츠야마에서 느긋하게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시점에 다카마쓰로 넘어갈 가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이었다.
여행을 온 우리에게는 이 기간이 항상 주말 같지만 이 날은 수요일, 현지 사람들에겐 일이나 학교를 하러 가야 하는 평일이다.
호텔 앞이 번화한 사거리여서,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영상으로 남겼는데, 실제로는 훨씬 북적거리는 느낌이었다.
아침 9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에 잠시 짐을 맡긴 뒤에 마츠야마 관광을 이어갔다.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마츠야마 성 니노마루 사적공원이었다. 지도로만 보면 마츠야마 성에 딸린 정원 같은 곳이지만 마츠야마 성을 통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마츠야마 성은 산 위에 만들어진 곳이고, 니노마루 사적정원은 산기슭에 조성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통해서는 마츠야마 성으로 갈 수 없습니다'란 안내판도 정원을 구경하던 와중에 봤었던 것 같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가 오가는 사람도, 매표소의 직원도 출입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른척하고 슬쩍 입장해도 될 것 같았지만 정당하게 입장료를 지불하고 정원에 들어갔다.
정원 안에는 작은 전시관도 있었다. 왼쪽에 보이는 가마는 '神輿(미코시)'라고 불리며 큰 신사에서 모시는 신을 다른 신사로 옮기는 축제 때 사용하는 용도라고 한다. 오른쪽은 옛 마츠야마의 지도가 아닐까 싶다.
이곳은 '연인들의 성지'라고 불릴 만큼 커플들의 데이트, 혹은 결혼 기념사진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사진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전통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커플이 있었다.
정원의 대략적인 모습을 보면 왜 이곳이 '연인들의 성지'라 불리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경관이 예쁘다.
정원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말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이곳의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포인트는 마츠야마의 특산품인 감귤로 꾸며놓은 정원이 있다는 점인데,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품종의 귤을 한데 모은 것 같았다. 우리에게 나름 친숙한 '金柑(금귤)'이나 ' デコポン(한라봉)'과 같은 품종도 있었고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외형적으로는 비슷한데 다른 품종의 것들도 많이 보였다. 하단에는 작게 품종에 대한 특징(이를테면 맛이라던가, 향이 강하다던가... 와 같은)들도 적혀있었다. 아, 물론 이곳은 귤농장이 아니니 먹으면 안 된다.
정원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마츠야마 성을 축조할 때 같이 만든 것처럼 보이는 성벽도 보이고, 아무래도 겨울이라 그런지 다소 황량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해서 따로 사진을 남기진 않았지만 꽤나 넓은 면적의 공터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곳이 있었다. '시로야마 공원'이란 곳인데 봄에는 벚꽃 스폿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시로야마 공원을 빠져나오면 과거 성이 있던 곳답게 성벽을 둘러싼 해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백조 한 마리를 만났다.
우리를 향해 유유히 헤엄쳐 온 뒤에
보란 듯이 이렇게 머리를 물에 담갔는데 그 모습이 꽤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걸어가던 주위 사람들도 이를 즐겁게 구경했다.
그다음 목적지로 정한 곳은 우리가 그동안 돌아다녔던 마츠야마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마츠야마 전망공원이었다. 마츠야마 시내 관광지는 마츠야마 역 동쪽에 위치해 있는데, 전망공원은 마츠야마 역 서쪽에 위치해 있다. 오른쪽에 여러 개의 별들이 모여있는 곳이 전날 우리가 방문했던 곳들, 그리고 왼쪽에 표시된 별 하나가 마츠야마 전망공원이 위치한 곳이다. 전날 밤 도고 공원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을 때,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저곳이 바로 마츠야마 전망공원이다. 거리가 다소 멀어서 트램이나 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이 있는지를 봤었는데 마츠야마 역 뒤로는 걸어가야 해서, 딱히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택시를 탈까도 생각했는데 지금껏 일본에서 택시를 탄 경험이 없었기도 했고, 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결국 도보를 택하게 되었다.
마츠야마 역까지 트램을 탈까 말까 고민하던 와중에 찍은 사진. 위에서 말한 대로 결국 걸어갔지만 말이다. 근처에서 몇 명의 직원 분들이 트랙 정비를 열심히 하고 계셨다.
마츠야마역 구 선로. 최근에 마츠야마 역은 선로의 고가화가 완료되면서 기존에 지상으로 다니던 선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덕분에 이렇게, 평소라면 거의 찍을 수가 없는 날 것(?)의 철로를 찍을 수가 있었다.
관광지가 밀집해 무척 번화한 느낌이었던 동쪽과는 다르게, 서쪽은 평범한 일본 거주지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걸어가던 와중에 발견한 보육원(かしの木-허수아비)인데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귀엽게 꾸며져 있어서 찍어봤다. 0~3세의 아기들을 위한 곳이라고 한다.
태양 동물병원. 간판이 정말 귀여웠다!!!
이렇게 언덕가의 주택가를 지나고,
차 밑에 숨은 고양이도 발견해서 사진으로 찰칵!
조금 더 올라가니 이렇게 묘지도 지나갔다. 마침 누군가를 추도하고 있었다.
그다음에는 이렇게 나무 데크 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다지 많이 올라가는 편은 아니기에 느긋하게 걸어가면 된다.
올라가는 와중에 마주한 마츠야마의 모습. 이렇게 보니 확실히 이곳이 섬이란 사실이 체감된다.
갑자기 이렇게 유럽 어딘가에서 마주할 것 같은 망루가 나타난다. 이곳이 마츠야마 전망공원이다.
전망대와 떨어진 위치에 있는 곳에서의 마츠야마 전경을 찍어봤다. 원래는 두 장의 사진인데 포토샵의 파노라마 기능으로 합쳐봤다. 처음 써봤는데 꽤나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왔다.
이곳이 아까 봤던 유럽 풍의 망루처럼 생긴 전망대다. 찾아보니 마츠야마 시정 100주년을 기념해서 자매결연을 맺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유럽의 성을 모티브로 한 이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왜 정면 사진만 찍었을까 으휴... 사진초보 같으니라고 :'(
전망대 내부의 창문도 이렇게 유럽 스타일로 만들어져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츠야마의 다양한 전경. 야간에도 이곳에 입장할 수 있다는데 여기서 보는 야경도 무척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노라마 사진을 시도해봤지만 흠... 그러고 보니, 두 개의 망루 사이에 있는 다리를 통해서도 오갈 수가 있는데 여기 사진도 한 번 찍어볼 걸 그랬다... 왜 안 찍었지 ㅠㅠㅠㅠ
전망대 건물 내부의 인테리어도 나름대로 멋진 분위기가 느껴진다.
전망대에서 내려올 때는 다른 길로 걸어갔는데, 이렇게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꽤나 큰 규모로 있었다. 어렸을 때 종종 이런 놀이터를 봤던 기억이 있었기에 꽤나 반가웠다. 한창 내려가는 와중에 엄마와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봤는데 혀 짧은 소리로 일본어를 말하는 것이 정말 귀여웠다.
돌아올 때는 주택가를 지났는데, 작은 정원에 이렇게 귀여운 장식들로 꾸며둔 것이 눈에 들어와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주택가 골목이 꽤나 아기자기해서 예쁘긴 했는데, 저 때 체력도 꽤나 소진된 상태였고 카메라 메모리도 서서히 부족해져서(100장 밑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셔터를 함부로 누를 서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동하면서 사진 정리를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지라...
여하튼 마츠야마 역에 도착한 뒤 트램을 타고 오카이도로 돌아온 뒤 아케이드 상점가에서 마제소바로 점심을 먹은 뒤에, 한 번 더 돈키호테 매장을 들렀다. 전날 저녁에 쇼핑을 하긴 했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이 시점 이후로는 쇼핑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 혹시 뭔가 놓친 것이 있으면 그걸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쿠로미 고양이 집이 정말 끌리긴 했는데 크기가 꽤나 크고 과연 집고양이 띠띠가 저 집을 잘 쓸지 도무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포기했다.
호텔에 들러서 맡겨두었던 짐을 찾은 뒤 트램을 타고 마츠야마 역으로 이동했다. 쇼핑으로 인해 짐이 부쩍 늘어난 것이 체감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열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급하게 트램을 탔었는데 다른 노선의 것을 타는 바람에 엉뚱한 종점(마츠야마시 역)에서 내려서 한 번 더 트램을 타야만 했었다. 우리가 도착할 때 마츠야마 역으로 가는 트램이 막 출발할 시간이었는데, 우리가 허겁지겁 뛰어가는 모습을 보시고 기사님께서 잠시 기다려주셨다. 다행...
마츠야마 역 도착!. 의외로 역사 규모는 크지 않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저 때만 하더라도 선로 고가화 작업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플랫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그 때문에 오가는 것이 약간은 불편하긴 했다.
아까 찍지 못했던, 마츠야마 전망 공원이 있는 쪽의 모습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
열차가 출발하기까지 대략 20분 정도 남아서, 잠깐 편의점에 들렀다. 원래는 잔돈털이도 할 겸 간단히 뭘 살 생각이었는데 마침 눈에 감귤 모찌와 미컁 인형을 팔고 있어서 얼른 구입을 했다.
감귤 모찌의 경우 初恋みかん餅(하츠코이 미캉 찹쌀떡-첫사랑 귤떡)란 이름과는 달리 포장이 투박한 편이긴 하지만,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귤모양으로 만들어진 것도 그렇고 안에 감귤 잼이 들어있어 꽤나 맛있기에 기념 선물로 주기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미컁 인형의 경우... 솔직히 처음에 미컁을 봤을 때는 '얘가 왜 그렇게 인기 있는 캐릭터일까?'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마츠야마를 다니는 동안 계속해서 마주쳐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느 순간 꽤나 귀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른쪽이 미컁, 왼쪽이 코미컁(미컁의 아기 버전이라고 한다.)인데, 지금이 아니면 다시 마츠야마를 오기 전에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집어 들었다. 이것 말고도 초록색의 닌자 얼굴을 가진 '다크 미컁'도 있었는데, 이건... 내 취향은 아니었다.
하루 조금 넘게 있었는데, 역시 시간이 짧아서 그런가 왠지 가기가 아쉬웠다.
출발 대기 중인 열차들.
동전털이를 할 겸 자판기에서 뽑은 음료수. 원래는 '생 펩시'를 뽑으려 했으나 멍청하게도 옆에 있는 마운틴 듀 버튼을 눌러버렸다... 음료수를 다 마시고 열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오후 3시 23분, 이번 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목적지인 다카마쓰로 향하는 열차가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