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브람스 - 교향곡 1번 C단조, 비극적 서곡, 대학축전서곡 (마린 알솝, 런던 필)

MiTomoYo 2013. 7. 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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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는 입장에서, 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그래도 좀 해온 입장에서 몇몇 곡들은 나에게 참 의미가 깊은 곡들이 생기고, 또 자연스럽게 애착이 가게 된다. 가끔씩 들어보면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기도 하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모든 연주회들은 의미가 깊었던 연주들이었다. 좀 더 길게 이야기해보자면, (당연히) 떨리는 첫 연주회라던가, 군대를 앞두고 심란한 마음으로 준비한 두 번째 연주, 전역하자마자 굳은 손가락과 (라섹을 하면서) 잘 안보이는 악보로 겨우 해냈던 세번째 연주, 그리고 창단 10주년이면서 제대로 파트장이 되서 준비했던 연주까지 말이다.

<당시 연주회 포스터 - 이 날의 기억을 결코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레터 Q를 지나고 나서  마지막 2~3분 가량만큼은 말이다.>


그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연주는 어떤 것이었나 돌이켜보자면, 아마 나는 주저없이 첫번째 연주회를 뽑을 것이다. 그 때의 연주만큼 고생하면서 재미있었고, 또 감동을 받았던 연주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 연주했던 메인 곡은 바로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이다. 그 때 첫 MT가 끝나고 바로 교보문고에서 산 음반이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과 비극적 서곡, 그리고 대학축전서곡이 수록된 음반이다. 지휘는 Marin Alsop, 오케스트라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다. 


<이것이 대학교 입학 후 구매한 첫 음반, 종이 커버에 있는 알솝의 얼굴에서 이 연주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일단 첫 도입부의 팀파니는 강렬하진 않지만 무겁게 들리는 편이다. 마음에 드는 편이다. 서주에서 도입부로 넘어가는 곳의 템포는 조금 어정쩡한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알솝의 특징 중 하나인 도돌이의 반복은 여기서도 나타나는데 이 부분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알솝이 바이올리니스트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현의 표현력은 상당히 섬세한 편인 듯 하다. 특히 피치카토와 스피카토에서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반면 금관의 경우는 그 비중이 많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연주회를 준비하는 동안 내 CDP에서 이 CD는 레이저 빔을 맞으며 매일 같이 돌아갔다.>


1악장의 두 가지 주제에 대한 표현력의 대비가 상당히 뛰어나단 생각이 든다. 중간 부분의 운명의 동기가 계속해서 나오는 부분은 좀 무난한 감이 있어서 좀 아쉽다. 또한 클라이막스로 가는 부분에서의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2악장은 전체적으로 현이 주도권을 쥐는 만큼 현을 얼마나 잘 쓰느냐가 관건이 되는 악장인데, 1악장에서 이미 말했던 것처럼 굉장히 섬세하게 곡을 진행해 나간다. 2악장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이올린 솔로인데, 이 바이올린 솔로 역시 발군이다.



<알솝의 지휘하는 모습이 담겨진 뒷면 커버, 역시 멋있다.>


3악장은 일반적인 교향곡의 스케르초 악장이 아니라 짧은 형태의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간주곡 형태의 악장이다. 전체적으로 목관이 부각이 되는 악장인데 일단 플룻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앞선 악장에서도 도드라지긴 하지만 3악장에서만큼은 맹활약을 한다는 느낌이다. 그 얘기는 다른 목관들은 너무 밋밋하다는 느낌도 든다는 것이다.


4악장, 가장 먼저 언급해야할 호른 수석의 알펜호른 주제, 일단 호른의 연주는 안정적이며 오케스트라에 융화가 잘 되는 느낌이다. 다만 이를 받는 플룻은 너무 과하게 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어서 나오는 본격적인 주부에서는 오케스트라로부터 자연스러운 에너지를 뽑아낸다는 느낌이다. 적절하게 템포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도 대단히 자연스럽단 느낌이다. 코다로 넘어가는 부분을 잘 처리한다는 것은 지휘자로써나 오케스트라에게나 대단히 까다로운 작업이다.(아직도 기억나는 레터 Q, 마지막 리허설까지도 잘 맞지 않아서 상당히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연주회때는 정말 훌륭하게 해냈다 BRAVO)알솝과 런던필 모두 이 까다로운 부분을 대단히 잘 처리했다. 마지막 정점에선 트롬본의 존재감을 확 부각시킨다는 느낌이 드는데 효과는 만점이다. 나에게 큰 감동을 주는 부분이다.

커플링된 비극적 서곡이나 대학축전서곡 모두 훌륭한 연주이고 특히 비극적 서곡에서는 엄청난 에너지와 긴장감이 느껴지는 훌륭한 연주이다. 대학축전서곡도 이와 비슷하다.


마음대로별점 : ★★★★☆/5점
마음대로한줄수많은 브람스 그렇지만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는 연주. 들을때마다 생각나는 감동의 눈물을 너도나도 흘렸던 2009년 9월 11일의 그 연주회의 추억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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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보>
Naxos 발매 (2005년 발매)


1~4 : Brahms Symphony No.1 in c minor op.68

5 : Tragic Overture op.81

6 : Academic Overture op.80


<연주자>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 마린 알솝)

수석 호른 : 마이클 손턴 (알펜호른 주제를 연주)

프로듀서 : 팀 핸들리


2004년 1월 18~19일 영국 왓포드 콜로세움에서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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