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내맘대로음반리뷰

[2017년도 결산]2017년도 나의 Best음반

MiTomoYo 2017. 12. 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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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한 번만 더 보내면 2017년이 끝납니다.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고, 5년 만에 악기 없는 주말도 반 년동안 보내보는 등 개인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본 한 해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년 하는 포스팅인 올 해 구입했던 음반들 중에서 '이 것만큼은 사기를 잘했다!'란 음반들을 한 번 선정해봤습니다.


2017년 한 해 동안 구입한 클래식 음반은 총 107장이었습니다. 전집을 한 장으로 계산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저것보다는 많은 음반을 구입했습니다.



<2017년도 Best 구입 음반!!!>


올 해의 Best음반은 총 8장을 꼽아봤습니다. 더불어 Best까진 아니지만 괜찮았던 음반들도 뒤에서 한꺼번에 소개를 해보려합니다.


1. F.Schubert-Complete Symphonies, Mass No.5, Mass No.6, Alfonso and Estrella 

(Berliner Philharmoniker, Nikolaus Harnoncourt,, Berliner Philharmoniker)



베를린 필 자체 레이블에서 발매한 아르농쿠르의 슈베르트 교향곡 전곡 및 미사 4, 5번, 그리고 오페라 알폰소와 에스트렐라가 수록된 음반입니다.


오페라는 아직 제대로 듣지는 않았습니다만, 교향곡과 미사곡들만으로도 충분히 이 음반을 Best로 선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교향곡부터 잠깐 언급하자면 상당히 독특한 템포 설정과 루바토의 사용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로열 콘서트헤보우와의 녹음에서도 나타나긴 합니다만, 좀 더 확실하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교향곡 3번의 2악장이나, 8번(Great) 1악장 도입 부분에서 그런 점을 확실히 들을 수 있습니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슈베르트와 종교곡. 뭔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여기에 수록된 미사곡들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듣다보면 '이게 슈베르트의 곡이라고?'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야 조금씩 귀에 들어오는 베토벤의 장엄미사와도 뭔가 느낌이 유사하단 생각이 듭니다. 오케스트라던 합창이던 두텁고 흐린 느낌이 드는 연주를 선호하지 않는데 이 음반에서는 그런 점을 찾기가 힘든 점도 제게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요소였습니다.


같이 구입했던 다른 베를린 필 레이블 음반들(래틀-베토벤/슈만/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 아바도-마지막 콘서트)와는 달리 영상물이 존재하지 않는 점은 약간 아쉬운 요소긴 합니다.


2. R.Schumann-String Quartet No.1, 3(Zehetmair Quartet, ECM)



가장 최근에 구입한 음반이 Best음반에 들어갔습니다. 슈만의 현악 사중주 1, 3번이 수록되어있어서 '2번이 빠진 것은 아쉽네'란 이야기를 구입하면서 했었는데, 1, 3번만으로도 상당한 연주를 들려주는 음반이었습니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그 동안 들었던 현악 사중주와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들어왔던 많은 수의 현악 사중주 음악들은 서로 간의 앙상블을 통해 '하나의 악기'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이 음반 같은 경우에는 각자의 악기가 자신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러면서도 곡의 진행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실내악곡을 즐겨 듣는 분들은 솔직히 어떻게 생각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그런 연주들 상당히 많은데?'라고 말씀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뭐 그렇다면 제가 실내악을 더 열심히 찾아 들어야한다는 의미겠죠....


여담으로 이 음반에서 한 가지 더 마음에 드는 점을 꼽자면 악기배치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을 양 사이드에 두고서 연주를 했다는 점입니다.


3. F.Schubert-Piano Sonata No.20 D.859, No.21 D.860 (Krystian Zimerman, DG)



세 번째로 소개를 했습니다만, 이 음반은 듣자마자 '아 이건 올 해 Best음반!!!'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베르트의 21번 소나타와, 지메르만의 신보라는 두 가지 점 때문에 이 음반을 샀습니다만, 정작 이 음반을 Best로 올려둔 것은 20번 소나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 가장 먼저 신경쓰는 부분이 음색적인 부분인데, 이 연주를 듣다보면 변화무쌍한 음색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우수에 찬 2악장의 음색과 반짝이는 듯 빛나는 3장만 놓고 봐도 이런 부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21번 소나타는 이런 점이 20번 소나타에 비해서는 살짝 덜 드러나긴 합니다만, 작품 자체가 워낙 매력적이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좋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피아노로 연주되는 음악을 좋아한다면 이 음반은 구해서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4. G.Mahler - Symphony No.2 'Resurrection' 

(Philharmonia Orchestra & Chorus, Elisabeth Schwarzkopf(Sop), Hilde Rossl-Majan(MS), Otto Klemperer, EMI)



말러의 2번 교향곡은 상당히 멋진 교향곡이지만, 마무리만 제대로 지으면 전체가 좋게 들리게 되어버리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한 곡이란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이 곡의 음반을 들을 때마다 마지막엔 '오오!!!'란 생각을 항상 하게 되지만, 한 악장만 따로 떼어놓고 들어보면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음반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이 상당히 적었습니다. 특히 1악장이 템포가 늘어지지 않고 진행되는 점은 상당히 특기할만한 부분입니다.


1960년대 녹음임에도 음질은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트럼펫이 살짝 째지는 듯한 느낌도 주지만,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편은 아닙니다. 


예전 녹음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기에 앞으로 또 클렘페러의 다른 지휘를 찾아서 들을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만, 이 음반만큼은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G.Mahler-Symphony No.9 in D major/Boulez-Ritual in Memoriam Bruno Maderna, Notation I,II,III,IV,VII

(SWR Sinfonieorchester Baden-Baden und Freiburg, Michael Gielen, Hanssler)



길렌의 말러 교향곡 음반은 (3번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는 들을 때마다 상당히 인상깊은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주를 꼽은 것이 바로 이 음반입니다. 


이 음반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사항 중 하나는 악기간의 밸런스가 여타 음반들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듣다보면 목관악기가 특히 자기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부분이 곳곳에서 등장해서 '어? 이런 부분에서???'란 생각을 주면서 듣는 재미를 배가시켜줍니다.


이 음반의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불레즈의 '노타시옹' 오케스트라 버전을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까지 현대음악은 어렵지만, 이상하게 불레즈의 노타시옹 (그 중에서도 2번)만큼은 귀에 잘 들어온다는 느낌입니다. 길렌의 지휘를 통해 곡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해도가 깊어졌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레즈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7번의 편곡판도 실려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6. F.Mendelssohn - Symphony No.3 'Scottish', No.4 'Italian' 

(Chamber Orchestra of Europe, Nikolaus Harnoncourt, Teldec)



일반적으로 멘델스존 교향곡 추천으로 많이 등장하는 음반이 아바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데, 솔직히 저는 듣고 '그다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시작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 멘델스존에 큰 관심이 가지는 않았었는데 이 음반을 들은 뒤에 3번 교향곡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 곡의 교향곡 모두 듣다보면 이 곡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곡에 감정선이 짙게 베어있단 느낌을 주다보니 상당히 자주 들으면서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던 음반입니다.


여담으로 이 음반은 일본 여행 갔을 때 도쿄 타워레코드에서 구입을 한 음반인데, Eternal Collection이라고 해서 그의 타계 이후에 나온 시리즈로 추정됩니다. 음악가의 사망 이후에 이를 기념하는 시리즈는 주로 염가의 '박스세트'로 등장하여 씁쓸함을 주는데, 이렇게 낱장으로 시리즈를 내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7. C.Saint-Saens-Symphony No.3 'Organ',  Messiaen-L'Ascension 

(Orchestre de l'Opera Bastille, Myung-Whun Chung, DG)



정명훈의 가장 대표적인 녹음 중 하나로 꼽히는 음반으로, 듣고나서 바로 수긍이 된 음반이다. 특히 생상스의 연주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의 드보르작 녹음과 비슷하게 리드미컬하면서도 박력있는 해석이 특징이다. (최근 성추행으로 이슈가 된)샤를 뒤투아의 연주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 연주를 들은 이후에는 들어본 기억이 나질 않는다.

메시앙의 연주의 경우-그의 튀랑갈릴라 교향곡에서도 느꼈던 점인데-상당히 쉽게 풀어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담으로 롯데홀 개관 1주년 기념 음반으로 생상스의 동 곡을 녹음했는데, 궁금하긴 하지만 롯데홀의 상태라던가 서울시향의 위태위태한 앙상블을 생각하면 영 구입이 꺼려진다.


8. J.Brahms-Complete Symphonies, Tragic Overture, Variations on the theme of the Haydn (Wiener Philharmoniker, Carlo Maria Giulini, Newton Classics)



줄리니가 60년대에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브람스 전집은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뭔가 포인트를 잡기도 애매한 범작이란 느낌이 강했는데 이 음반은 엄청난 연주를 담고 있었다.


일단 템포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1번 교향곡은 50분 가량이며 가장 짧은 교향곡인 3번도 40분 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사실 템포가 느려지면 조금은 지루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음반의 경우에는 그러지 않았다. 템포는 느려도 물 흘러가듯 무난하게 흘러가는 부분은 없다는 느낌을 준다. 그 때문에 자연스레 음악에 빨려든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거기에는 빈 필하모닉의 연주력과 조금은 크게 잡혀있는 다이나믹 레인지도 한 몫 할 것 같지만.)



이렇게 8장이 2017년에 구입한 Best음반이다. 이어서 후보지만 아쉽게 Best에는 선택되지 않은 음반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1. G.Mahler-Symphony No.7(SWR Sinfonieorchester Baden-Baden und Freiburg, Michael Gielen, Hanssler)

7번과 9번 중 어느 것을 넣을까 고민하다가 조금은 덜 알려진 9번(!)을 대신 넣었습니다. 이 음반은 말러 교향곡 7번 추천 음반으로 반드시 선정되는 음반이고 나 역시 매우 좋게 들었던 연주다. 7번 교향곡에 조금이라도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면 이 음반은 반드시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 J.S.Bach-Brandenburg Concertos(Bach Collegium Japan, Masaaki, Suzuki, BIS)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스즈키 마사키의 연주로 단정하지만 그렇다고 무난하기만 한 연주는 결코 아니다. 그 동안 들었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중에서는 최상의 연주라는 생각이 든다. 살짝 다른 5번 협주곡 1악장 초판본도 들어볼 수 있다는 점도 꽤나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3. L.v.Beethoven-Symphony No.3, Coriolan Overture(Le Concert des Nations, Jordi Savall, Alia Vox)

조르디 사발의 베토벤 3번 교향곡 해석은 엄청나다. 시작부터 끝까지 상당히 비범한 연주다. 근데 CD가 이상한건지 녹음을 잘못한 것인지 다이나믹이 커지기만 하면 노이즈가 발생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Best로는 도저히 줄 수가 없었다.....


4. A.Dvorak-Symphony No.7-9(Philharmonia Orchestra, Carlo Maria Giulini, EMI)

줄리니의 7번 교향곡의 해석은 상당히 힘이 있으면서도 드보르작 특유의 감성을 잘 포착해낸 연주란 느낌이 든다. 다만 8, 9번이 무난한 수준이어서 Best로 선택하기엔 조금 부족하단 느낌이 들었다.


5. J.S.Bach-6 Cello Suite BWV.1007-1012(Pieter Wispelway, Channel Classics)

비스펠베이의 대표 음반 중 하나로 내가 비스펠베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음반이다. 문제는 예전에 어디서 구한 파일로 들었고, 그걸 이제서야 음반으로 샀다는 점이란게....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이 음반은 Best로 선정하지는 않았다.



여기까지가 올해 구입한 음반의 총 정리입니다. 2018년도에는 새로 나오는 신보의 비중을 높여볼까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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